사랑으로 키워라

박현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북구지회장 / 기사승인 : 2021-03-30 00: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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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창문밖에 개나리와 벚꽃이 예쁘게 펴서 봄이에요, 하고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꽃을 감상할 시간이 몇 번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만큼 힘들었고 울었고 아팠던 시간이 어제 같은데 벌써 아이는 고등학생이 됐습니다. 


지금도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하신다면 어릴 때보다는 좀 나은 것 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는 규칙이든 예절이든 하나하나 안 되는 것까지 가르치고 경험시키고 수만 번을 해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배워야 할 것, 체험할 것도 많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마음속 따뜻함을 꽉 채워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합니다. 누구나 힘들고 아픈 기억을 갖고 있지만, 가족의 따뜻함과 사랑은 누가 줄 수 없고 남이 채워줄 수 없을 겁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마음이 불안한 아이는 늘 인정받고 싶어 하고 행복함을 느끼기를 바라면서 저에게 말합니다. “행복한 내 꿈”이라고 말합니다. 단어로 말하지만, 이건 외우면서 얘기하는 것인지 알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잔소리를 하거나 혼났을 때 관심받고 싶을 때 늘 말하는 말입니다. 이제는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많이 말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아이 아빠는 꼭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 몇 번을 얘기해줍니다. 어릴 때는 아빠가 혼내기만 해서 무서워했는데 초5부터 안아주면서 계속하다 보니까 요즘은 사랑한다는 말만 들어도 “네”라고 대답할 정도입니다. 이런 걸 볼 때마다 마음의 진심을 느끼게 해주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 생각이 듭니다. 그 정도로 공부보다 마음의 진심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장애 관련 책도 많이 봤지만, 심리 등 정서적인 책을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제 머리에 남는 글은 ‘사랑으로 키워라’ 이 글인 것 같습니다. 부모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줄 수 없고 딱딱한 기계랑 똑같지 않을까요.


부모교육을 받으면서 느끼는 점은 많은 사례와 경험들을 익히고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잘 접목해서 해 볼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지만, 아이에게 자존감과 마음의 행복을 어떻게 가득 채울 것인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 마음속을 행복과 사랑으로 채우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 힘든 순간이 왔을 때 더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1에서부터 10까지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정말 어려운 역할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책임감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힘겨운 것입니다. 요즘은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누구나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장애아이를 가진 부모님이라면 더 힘들고 마음이 무너지는 일도 많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그렇지만, 몇 년 안 남은 학교생활과 졸업하면 갈 곳이 없는 아이는 세상과 어우러져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힘든 상황이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이 세상에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포기하지 않고 행복을 찾아가는 일이 당연한 일처럼 생각하는 날이 어서 오기를 희망해 봅니다.


박현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북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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