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는 남북관계

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 기사승인 : 2021-04-19 00: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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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군산복합체 주류세력의 사랑을 받으며 등장한 바이든은 대북적대정책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가 합의했던 ‘한반도 비핵화’가 슬그머니 북한 비핵화로 둔갑하고 북핵 문제가 모든 평화의 적임을 강조하며 압박과 대결의 장으로 가는 데 힘을 모으자고 강변하고 있다. 심지어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발전하길 소망한다는 그들의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들의 삼각동맹은 미일동맹을 중심축으로 하며 하위개념으로 한국을 일본 밑에 두는 수직적 동맹을 말한다. 이미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핵보유국의 위치에 접어든 북을 향해 지속적으로 실패해 온 선북한 비핵화를 외치는 것은 북한 체제 붕괴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북한 비핵화 우선론은 자가당착적 논리다. 북이 왜 핵을 갖게 됐는가를 조금만 돌아봐도 금세 알 수 있는 일이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래 단 한 번도 북을 정식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테러지원국가, 인권유린국가, 심지어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해왔다. 한반도 남쪽에 엄청난 전술핵을 배치했고 이것이 철거된 후 미국의 소위 전략자산이 핵우산 이름 아래 펼쳐졌다. 북을 한방에 보내는 작전계획이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작동됐다. 


2017년 11월 29일 화성 15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후 북의 수많은 인민은 길거리에 쏟아져 나와 춤을 추며 기뻐했다. “이제 우리는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한마디로 이제 북은 핵보복 능력을 갖춤으로써 미국의 핵공격 위협에 더 이상 공포로 떨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것이 북핵의 본질이다. 이런 핵무기를 먼저 없애라고 압박을 가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논리다. 바보가 아니고야 피땀 흘려 만든 핵무기를 그냥 내려놓겠는가.


침략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구조가 안착하지 않는 한 북한 비핵화는 없을 것이다.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결국 바이든 정부는 말로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실제 북을 붕괴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대가 받지 않을 말을 자꾸 하는 것은 저의가 따로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바이든식 압박은 실패할 것이다. 북은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미국 본토에 대한 보복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껏 할 수 있는 방식은 그동안 해 오던 경제제재의 지속인데 이 또한 효과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이미 최고의 강도로 북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고 더 할 수 있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자꾸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북은 다양한 무기의 실험을 통해 대응하고 정세는 험악해지는 것이 예견될 뿐이다. 


물론 이로 인해 북은 상당히 피곤해지고 국력이 소모될 것이다. 아마 80년대 레이건의 무한군비경쟁으로 소련을 붕괴시켰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런 식으로 북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고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가지 잊고 있는 것을 상기시켜야 하겠다. 북은 70년 이상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 충분히 버티며 스스로 경제를 끌어갈 힘이 있다. 역사가 이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다. 지금 정세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오로지 ‘굳건한 한미동맹’만을 되뇌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최근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의 ‘가스라이팅’ 언급에 호들갑을 떨었는데 사실 그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심리적으로 얼어붙어 미국과 낯붉히고 싸우지 못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를 가리킨 말이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이다. 이런 분이 좀 더 많아야 하는데 그것이 아쉬울 뿐이다. 


비핵화는 한반도의 비핵화 나아가 전 세계의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는 당연히 그 안에 포함되는 것이다. 미국식 북한 비핵화에 따라가면 남북관계는 영구히 답이 없다. 생각해보라.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니 북한 제재에 동참해야 하고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 남과 북이 온 민족 앞에서 손잡고 맺은 합의사항도 미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실천에 옮길 수 없다. 오로지 미국의 입만 바라보고 오로지 미국의 ‘선의’에 기대어 남북관계의 완전한 파탄을 두 눈 뜨고 쳐다보며 한탄만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동맹이요 북한 비핵화 논리다. 


북을 적대시하고 붕괴시키려 하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핵무기가 한반도의 평화를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니다. 평화와 통일만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가져오게 하는 지름길이다. 필자는 호소하고 싶다. 바이든이 몰고 오는 대립과 적대와 전쟁의 먹구름에 동참하지 말고 2018년 봄날,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그 마음으로, 미국은 싱가포르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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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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