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 여당 참패, 울산시가 청년공공주택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

이승진 나은내일연구원 이사 / 기사승인 : 2021-04-26 00: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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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산업도시 울산 청년들은 부모가 대기업에서 일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럼에도 청년인구가 취업난과 주택난으로 울산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말은 계속 나온다. 실제로 필자와 함께 활동했던 대학생들도 졸업하면 절반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나버렸다. 남아있는 청년들도 대개는 부모와 함께 지내면서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떠나는 청년들이야 붙잡을 동기가 없지만 남아있는 청년들이 자립을 미루고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대 미혼 남녀 절반 이상이 부모와 동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30대가 돼서도 부모 그늘에서 지내는 비율이 이렇게 높다. 최근에는 30대를 넘어 40대로 진입하는 숫자도 늘어간다. 통계개발원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44세 미혼 인구의 세대 유형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부모와 동거하는 ‘미생’들도 함께 나이 들고 있다는 지표다.


연령별로 부모와의 동거 비율을 살펴보자. 30대 초반은 57.4%, 30대 후반은 50.3%, 40대 초반은 44.1%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20~44세 미혼 인구의 부모동거 전체 비율은 62.3%에 이른다. 이 수치들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산업화 시대를 관통하며 핵가족 체계가 당연시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한국사회의 또 다른 딜레마로 등장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자립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은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일정한 소득기반이 필요하다. 당장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같은 통계를 살펴보면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 취업 비율은 57.9%에 그쳤다. 그만큼 경제적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미혼 1인 가구의 취업 비율은 74.6%로 나타났다. 부모와 동거하는 가구보다 16.7%포인트 높다. 


조금 더 나가 보자. 생계비 가운데 가장 부담되는 비용이 뭘까? ‘주거비’다. 울산에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 역시 학비보다 주거비 걱정을 더 많이 한다.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의 주거 형태를 살펴보면 자가 70.7%, 월세 14.8%, 전세 12.1% 순이다. 부모들의 집이 그렇다는 말이다. 반면 미혼 청년 1인 가구는 59.3%가 월세고, 자가는 11.6%에 불과했다. 남의 집을 월세로 빌려서 살고 있는 청년들은 임대료와 관리비로 수입의 상당액을 주거비로 쓰게 된다. 비용을 줄이려면 주거 형태는 더 열악해진다. 


소득이 없거나 낮고, 주거비도 부담이 되면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해서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소득과 주거 문제가 많은 걸 포기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미혼 남녀 30∼44세를 대상으로 결혼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13.9%, 여성이 3.7%로 10.2%포인트 차이가 났다. 결혼에 관한 인식 차이도 성별로 격차가 벌어진다. 이런 격차라면 남성들은 배우자를 만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복지 정책이 차츰 나아지고 있다 해도 임신과 출산, 육아를 독박으로 부담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여성들에게서 더 커 보인다.


그렇다면 당장 고용시장을 활성화시키거나 기본소득 같은 정책을 펼 수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택난이라도 완화시켜야 한다.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20대 청년, 그중에서도 남성들로부터 나타나는 압도적인 심판 정서는 부동산 문제에서 갖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들이 지지했던 집단과 사람들이 보이는 언행 불일치가 더 큰 배신감을 주었을 것이다. 


반성은 말로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당장 청년들의 주거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주택비용이 상승하면서 결혼 진입장벽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출산과 육아, 보육, 교육과 같은 성인들의 역할 역시 함께 떨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기본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경기도의 기본주택이 주목받는 이유, 울산시도 청년공공주택 정책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승진 나은내일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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