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해 자가격리 중인 메탄가스 이야기

권춘봉 이학박사 / 기사승인 : 2021-04-26 0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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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자연과학

울산에는 전국에서 유명하고 학술적 가치가 높은 늪이 있다. 바로 울주군 삼동면 조원리 일대에 분포하는 “무제치늪(1995년 울산대학교 생명과학부 최기룡 교수진 발견)”이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과 카이스트 윤석환 교수진이 이 늪에서 메탄을 분해하는 새로운 메탄자화균 2균주를 발견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대기 중에 많으나, 지구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21배 큰 주요 온실가스인 점에서 메탄을 분해하는 균주의 발견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응용학적 연구에서 중요하다. 


지구를 둘러싼 지구 표면의 공기와 바닷물의 온도는 점차 올라가고 있다. 이를 온실효과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원인으로 온실 기체 농도의 증가를 든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소속된 나라들의 모임인 당사국총회는 1997년에 메탄(CH4), 이산화탄소(CO2),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유황(SF6)을 6대 온실가스로 지정한 바 있다(그림 1). 이중 메탄을 분해하는 두 개의 자연균주를 울산 무제치늪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이다. 

 

▲ 6대 온실가스와 주요 발생원. 출처: 용인시 홈페이지(http://www.yongin.go.kr/)

원래 메탄은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처럼 생태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가스다. 이번 발견이 자연계에서 메탄을 분해하는 미생물에 대한 것이라면, 메탄을 생산하는 미생물도 있어 왔다. 메탄을 생산하는 미생물은 메타노젠(메탄생성미생물, Methanogen)이라 하고 메탄 생산의 약 69%를 담당한다고 한다(Conrad, 2007). 대표적으로 소나 양 같은 반추동물의 반추위에 메타노젠이 살면서 메탄을 만들어내고, 트림이나 방귀로 발산한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할 때, 소의 방귀를 말하는 것이고, 육식을 줄여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메타노젠에 대해 필자가 아는 것은 섬모충이라는 작은 원생생물과 더불어 사는 경우다. 공생이라고 하는데, 조건이 있다. 사는 곳이 혐기성이어야 한다. 메탄의 분자식을 보라. CH4. “O”라는 산소가 없다. 즉 혐기성, 또는 산소분압이 공기보다 낮은 미호기성 환경에서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습지다. 여기서 잠깐, 보통 습지라고 하면, 물이 축축한 늪을 생각하지만, 과학에서 습지는 물이 있는 모든 곳을 일컫는다. 습지를 찾아, 제주 선흘에 있는 동백동산에 가보자.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그늘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옛날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진 물 뜨는 못이라는 먼물깍이 나온다. 그곳에서 안내소와 뱀이 사는 돌표지석 사이를 따라 또 옛길에 접어들면, 먼물깍보다 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식수를 길렀다는 웅덩이가 나온다. 이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물을 긷지 않아 오랜 세월 동안 낙엽이 켜켜이 쌓여있다. 여기에 긴 막대기를 넣어 바닥까지 휘저어 보면, 꾸럭 꾸럭한 소리와 함께 메케한 가스 냄새가 난다. 이런 곳에 혐기성 섬모충이 살고, 그의 이름은 메토푸스(Metopus 속)라 하며 그의 몸속에 메타노젠이 사는 것이다(그림 2). 

 

▲ 사진2: 메토푸스와 메타노젠. A. 메토푸스 푸스쿠스 (Metopus fuscus), B. 막대모양의 혐기성 메탄생성세균이 염색된 메토푸스, C. 대표적 메탄생성세균인 Methanopyrus kandleri. 출처: Lengeler, 1999. 축척=15㎛(B), 2㎛(C)

메토푸스의 살갗(pellicle)에는 산소 없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수소발생체(hydrogenosome)가 수소를 합성해 내고 체내 공생하는 메타노젠이 그 수소를 이용해서 메탄을 생성해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메토푸스 섬모충은 제주 그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거동 무거천의 생활하수가 흘러나오는 어느 수로에서도 살아가고, 북구 천곡의 저수지에서도 살아간다. 두동 대곡댐 때문에 수몰된 후 오랫동안 인적이 끊긴 웅덩이에서도 메토푸스 섬모충이 메타노젠과 함께 살면서 메탄을 만들고 있다(사진 3). 

 

▲ 두동 연화천과 주원천 사이 습지

메탄은 천연가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인간 사회의 에너지 생산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앞서 기술했던 것처럼, 자연계에는 메탄을 만들며 에너지를 얻고 메탄을 분해하며 에너지를 얻는 생물들의 연합된 고리가 있다. 올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상영한 <보레알리스 (Borealis)>라는 영화가 있다. 캐나다 북부의 넓은 지역인 보레알리스 숲에는 수천 년 동안 형성돼 얼어있는 유기질 토탄층이 있다. 토탄층 위는 이끼와 여러 초목층이 단열효과를 내어, 춥든 덥든 땅속 온도에는 변화가 없다. 이는 온난한 때에도 영구동토층이 녹는 것을 막아 탄소가 고정된다는 뜻이다. 이런 곳이 거대한 양의 탄소를 격리하고 있는 지역이다. 동토층 아래 수많은 미생물과 원생생물들이 탄소를 이용해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땅이 점점 따듯해지면, 영구동토층이 녹게 되고, 토탄이 썩으면서 메탄가스를 뿜어내게 된다. 메탄가스가 배출되면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학자들은 예상한다. 


이미 메탄은 자연 생태계에서 그들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필요에 의한 메탄가스의 과도한 발생이 자연의 자정작용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빠르다는 것이 문제다.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농업축산물 줄이기, 안 쓰는 곳 불끄기, 자동차 한 번 안타기, 에어컨 안 틀기, 유튜브 한번 덜 보기, 텀블러 들고 다니기, 일회용품 안 쓰기 등등이 있지만, 회의적이다. 어떻게 산업화 이후로 전 세계에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를 나 하나의 노력으로 줄일 수 있겠냐는 생각 때문이다. 그때 <강아지 똥>의 권정생 작가의 말을 생각해 본다. “한 사람의 가난이 세상을 구원할 수는 없으나, 한 사람의 가난도 없이 어찌 구원을 꿈꾸겠는가.”

참고
용인시 홈페이지 http://www.yongin.go.kr/
Conrad, R., 2007. Microbial ecology of methanogens and methanotrophs. Advances in Agronomy, 96, 1-63.
Lengeler, J.W., 1999. Biology of the Prokaryotes. Stuttgart: Thieme. s. 796.

권춘봉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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