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케어와 지원주택

이승진 나은내일연구원 이사 / 기사승인 : 2021-05-31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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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정부가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주거, 복지, 보건의료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커뮤니티 케어 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주목 받고 있는 ‘지원주택’에 대해서 알아보자. 그동안 정부는 돌봄과 주거 지원이 동시에 필요한 사람들을 주로 시설에 수용하거나 격리시켜 왔다. 서비스 공급자 측면에서 효율성만 강조해 온 것이다.


그러던 것이 커뮤니티 케어를 정책 방향으로 내세우면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시설이 아닌 자택이나 자신이 살던 지역에 거주하면서 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 급여와 서비스를 누리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필자도 현재 사회서비스 전달 체계가 미흡한 울주군 서생면으로 이주해서 주민들과 함께 마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 누구라도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면서 자아를 실현하고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 체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각 지역의 마을활동가들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마을 특성을 살려 정부 정책을 ‘지역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과제는 자연스럽게 지원주택의 필요성으로 연결되는데 지원주택이란 돌봄이 필요한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주택과 함께 보건의료, 복지, 요양 등 사회서비스를 결합시킨 주거 형태다. 지원주택이란 개념이 낯설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모든 사람은 안전한 주거 공간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아야 한다’는 인간의 기본권. 그중에서도 주거권을 강조하는 철학에 바탕을 둔 정책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 시설보호 체계의 체험홈이나 자립홈, 그룹홈처럼 주거 준비 전략과 단계적 주거 모델을 지양하고 바로 독립된 주거 공간을 지원하면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우선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단계적 주거 모델이란, 입소자들이 주거 시설을 단계적으로 이동하면서 기능을 훈련받도록 유도하는 모델이다. 특정한 장애 또는 심리적 상태(노숙인 등)에 있는 사람들의 임상상황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따라 주거 형태가 지정돼야 하고, 독립적 주거 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에 집단주거시설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집을 그냥 제공하는 게 아니라 시설에서 치료나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거나 규율을 잘 지켰을 때 보상으로 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지원주택은 취약계층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개인의 사회생활 기능과는 무관하게 인간의 기본권을 먼저 보장하는 정책이다. 여기에 각종 사회서비스는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도 지원주택 운영 사례가 있을까? 지원주택이라는 명칭을 붙이지는 않았으나 독립된 주택에 거주하면서 지역기관으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는 다양한 버전의 지원주택이 시도돼 왔다.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같은 기관에서 그런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시는 2016년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매입임대주택을 공급받아 51호의 지원주택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입주자 90% 이상이 신체·정신적 건강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깨졌던 가족 관계가 회복되고, 이웃과 동료처럼 새로운 사회관계들도 생겨났다. ‘무엇을 언제 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면서 일상생활과 시간 관리의 주체가 됐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2018년도에 ‘지원주택 조례’를 제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법적 기반을 갖춘 것이다. 내년까지 지원주택 물량을 866호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울산시는 이런 사례를 알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승진 나은내일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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