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최고의 회담’이었나?

한기양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기자 / 기사승인 : 2021-05-31 0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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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문 대통령은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한미관계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에서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잔뜩 얼어붙어 있는 남북‧북미관계를 대화국면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하는 점에서는 선뜻 동의하기는 힘들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새롭게 가동되고 남북의 화해협력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무엇인지 모호하기만 하다.

 

더구나 북측의 반응은 싸늘하다. 북측이 대화에 나올 수 있을 만한 확실한 조건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북측은 적어도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해당하는 선(先)행동을 보여야 대화에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약속은 할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한미 양측이 북측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북측의 주권을 무시하는 언행은 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측에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평가하지만, 북측은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신뢰하며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계기를 통해 다시한번 입증됐다”며 거칠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으로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과 북측체제를 과거처럼 노골적으로 비난하지 않은 것과 대북전단 살포문제 등이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2018년 판문점 선언을 인정하는 입장을 보이기는 했지만, 북측은 현재 판문점선언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이같은 태도가 남북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한반도 종전선언과 남북협력사업(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에 대해서도 이번에 미국의 동의를 받지 못함으로써, 현 정부가 남북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가 미사일지침 종료에 합의함으로써 남측의 미사일 개발관련 제약이 사라진 것에 대해 북측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북측이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냉소적인 평가와 함께 대화의 문을 굳게 닫고 있는 것이다.

 

북측은 무엇보다도 대화 전제조건으로 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이번에 한미동맹을 강조함으로 북측은 더 압박을 느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오는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실시 여부가 국면의 분기점이 되리라고 본다. 또한 종전을 선언하는 일과 훈련중지,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등 남북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일이 주요하리라 생각된다.

 

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실용적 접근', ‘외교적 해결'이라는 방향만 언급됐을 뿐 정작 중요한 ‘현실성 있는 행동계획'을 밝히지는 못했다. 바이든의 대북정책과 정상회담 합의가 말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미국이 북측에 대한 적대의사가 없음을 알리는 분명한 행동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함으로써, 적대관계를 내려놓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한기양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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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양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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