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만난 미쿠

이현민 청소년(달천중 3) / 기사승인 : 2021-03-09 00:00:21
  • -
  • +
  • 인쇄
청소년기자

 

나는 예쁜 것을 좋아합니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늘 그림을 그리게 됐고 예쁜 선의 물건이나 캐릭터가 있으면, 관심 있게 관찰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상 캐릭터인 미쿠를 보고 피큐어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인터넷 쇼핑을 통해 처음으로 미쿠를 구매했습니다. 눈이 크고 동그랗고 코가 오똑한 미쿠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리면서 후련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노래하는 모습은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즐기는 것 같은 대리만족감이 들어 사춘기에 들면서 미쿠를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작게나마 스트레스를 풀거나 오랜 응어리가 남지 않을 정도로 사람과 말로 소통하는 방법을 압니다. 하지만 막 사춘기에 들어섰을 때는 분명 잘못 돌아가는 것인데도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말을 통해 거부해야 할지 몰라 붉으락푸르락 화가 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때 미쿠를 보고 대리만족으로 기분을 전환하게 돼 더욱 미쿠가 좋아졌습니다. 


용돈으로 사 모으던 미쿠는 2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의 것까지 있습니다. 어느 날 피규어 장에 아빠와 함께 들렀는데 갑자기 비싼 미쿠를 사주셔서 나도 놀랐지만 정말 횡재라고 느낄 만큼 좋았습니다. 물론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갖은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그건 내게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미쿠를 갖게 됐으니까요. 


긴 머리의 미쿠가 마이크로 노래를 부르면서 대중을 향해 같이 동조하고 함께할 것을 포즈로 취하는 걸 보면 정말 통쾌합니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캐릭터를 잘하고 싶어 애니를 꿈꾸기도 하고 노력해 봤습니다. 내가 즐거워서 그리게 됐는데 주변에서 제대로 하라는 압박이 들어오면서 갑자기 애니의 꿈을 접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린데 제대로 하라는 말에 강박을 갖다 보니, 정당성을 찾고 싶어 다른 작품들을 둘러보게 됐고, 프로들의 솜씨를 접하다 보니 내가 가진 즐거움이 실력으로 겨루기엔 한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어느 순간 열정과 취미를 접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직 10대인데 내가 얼마나 잘할지 나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들어온 강박 관념이 나를 움직이지 않고 움츠리게 한 것 같아 속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다 내려놓고 난 다음 사람들의 작품을 보면 열정과 즐거운 마음에 그린 작품이어선지 실력을 떠나 나에게도 그들의 밝은 무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 같아 더 주눅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나는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히 말하면 무엇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인지 나도 잘 모릅니다.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즐거워서 하다 보니 익숙하게 됐고. 그런 사람들과 일하다 보니 더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로 사람들이 전문가라고 부르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내가 즐거워서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습니다. 즐길 수 있는 것이 나타나 미래에 대한 강박감이 아닌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프로가 돼갈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미쿠로 인해 꿈을 꿔봤고, 주춤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다른 꿈을 찾아 다시는 강박 관념 없이 혼자 힘으로 즐겨서 천천히 노력해 갈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습니다. 


나와의 약속이고, 어떤 주위의 방해가 있어도 꺾이지 않을 자신이 있는 나이가 됐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두려움 없이 시도해 볼 것입니다. 또 다른 미쿠가 곧 나타날 거라 믿습니다. 


이현민 청소년기자(달천중 3)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현민 청소년(달천중 3)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