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은 단순한 해상교통사고가 아니다”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6 16: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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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의회와 울산교육청을 찾은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4.16 세월호 참사 7주기가 다가온 가운데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울산을 찾아 강제 수사권이 없는 사참위가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정부의 협조가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전 정부와 달리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할 거라 기대했지만 사참위에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 중이니 기다려보자’, ‘미흡하면 정부가 나서겠다’고 일관되게만 답하고 있는 정부를 향해 유 위원장이 쓴소리를 내뱉었다.


유 위원장은 “정부는 참사의 책임을 선장‧선원들에게 돌리고 본질에 대해서는 교통사고로 국한시키려 한다는 것”이고 “기조에만 충실한 조사와 발표만 하니 사람들에게는 ‘안타깝지만 교통사고인 걸 어쩌냐’, ‘교통사고에 성역 없는 진상규명, 특별법이 웬 말이냐’는 말을 듣는다고 토로했다.

유 위원장은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조사를 위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며 당시 지속적으로 구조를 방해한 이유 등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던 그 약속, 세월호 참사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진 새로운 사회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7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유경근 위원장의 발언 내용>

세월호 참사가 무엇이냐.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세월호 참사의 진짜 본질과 성격이 무엇이냐. 무엇이길래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싸우고 있느냐. 결론적으로 현재 많은 분들이 다시 질문을 하고 계신다. 7년이나 지났는데, 세월호 참사 때문에 정권도 바뀌었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약속도 했는데 말이다. 박근혜정부에서 우리가 진상규명 방해하지 말라며 싸웠던 시간보다 지금 정권의 시간이 더 긴데 왜 진상규명이 안 되느냐고 질문들을 많이 한다.

많은 분들이 특히 책임이 있고 권한이 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교통사고로 생각할 뿐이다. 매우 끔찍하고 안타깝고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앞으로도 일어나면 안 될 불행한 교통사고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미 전제해 결론을 내고 그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가 이야기하는 진상규명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해하는 진상규명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다. 이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지금까지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데, 그게 결국엔 정부를 흠집 내고 대통령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사실, 이 얘기는 7년 전 부터 들었던 얘기다.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서 직접 우리가 왜 이 요구를 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해봤지만 들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얘기하는 성역 없는 진상규명은 무엇을 얻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은 진상조사나 수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결론의 실체가 무엇이든 관계가 없다. 다만, 그 결론을 우리가 믿을 수 있게 해주라는 것이다. 그 결론을 믿을 수 있으려면 그 결론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과정이 중요하다. 제대로 조사하고 철저하고 수사했냐. 정말 제대로 조사하고 결론을 냈으면 어떤 결론이 나오든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에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잘 믿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 결과가 맘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떻게 조사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것 뿐 아니라 불공정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진상규명 현황은 7년 동안 많은 과정들이 있었다. 현재 사참위를 포함해서 세 차례의 특조위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큰 덩어리로 보면 2014년과 2020년에 두 번에 걸쳐서 전면적인 수사를 했다. 

 

단일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하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실제로 검찰수사로 밝혀진 것도 많다. 많은 부분들이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고 입증이 됐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진상규명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 많이 밝혀졌지만 안 돼 있는 것이 많다. 지난 7년 동안 여러 차례 조사와 수사를 거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도 들여다보지 못하고 조사해보지 못한 것이 있다. 그곳이 국정원과 해군, 이전 정부의 청와대다.

박근혜의 7시간동안, 대통령 개인이 무엇을 했냐는 질문이 궁극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컨트롤 타워를 했던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질문을 던지고 요구하면서 촛불을 들었었다. 또한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 뿐 아니라 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었던 기회조차 앗아가 버린, 성역없는 진상규명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분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핵심은 이런 사회적 재난 참사에서 국민들이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받을 때 국가나 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 앞으로 무엇을 바꿔야 되는지다. 다시 이런 일이 또 일어나면 안 되지 않느냐. 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을 받을 때 국민들을 살릴 수 있을지. 대부분의 사회적 참사에서는 살 수 있었는데 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다.

특조위는 한계가 많다. 강제적 수사권한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특조위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정부가 조사에 협조할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었다. 또 그런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정원, 해군, 이전 정부의 청와대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임기가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지금 문 정부가 이 진상규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세월호가 침몰한 사건이 아니다. 세월호가 문제가 생겨서 침몰한 것은 세월호 침몰 사고다. 거기서 끝났으면 해상교통사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라고 부르고 시민들 사이에는 심지어 학살이라고도 얘기한다. 그 이유는 “그 큰 배가 어떻게 침몰할 수 있어?”라는 것이다. 그 이 전에는 배들이 많이 침몰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서 승객들다수가 살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장비도, 고도의 훈련된 요원들도 필요 없었다. 이 얘기는 대한민국 법원의 이야기다. 재판을 하면서 판결한 결과 판결문에 분명히 적시돼 있다. 선원이든, 해경이든, 누구든 승객들에게 “배 밖으로 나가라. 바다로 뛰어들어라” 이 말 한마디만 누군가가 했으면 수 분 내에 모든 승객이 탈출할 수 있었다. 이게 법원이 직접 시뮬레이션을 해서 판결문에 담은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큰 배가 쉽게 넘어가서가 아니라 아무리 빨리 침몰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최소 1시간 정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사고 신고 후에 배가 물위에 떠 있었던 시간은 약 100분정도다. 배가 뒤로 기울었을 때는 사람들이 탈출하기 힘들었다고 하니까 그런 상황을 다 빼더라도 최소한 1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었다. 그 안에 탈출을 유도했으면 길어봐야 수 분 내에 모든 승객이 다 탈출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집요하게 승객들을 객실 안에 가둬 뒀다. 심지어 1시간 동안 12번의 선내대기방송을 했는데, 선원들은 이미 다 도망간 후다. 몇 몇 선원들만 배 밖에 나오지 말라며 방송했다. 그 중 유독 한 분은 “단원고 학생들은 특히 나오지 말라고”까지 방송을 했다.

아이들은 9시 20분 경 최초 신고가 들어온 후 30분 후에 스스로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아이들이 남겨놓은 영상, 문자메시지 등을 보면 아이들이 실제로 9시 좀 넘은 시점부터 “나가야 될 텐데”라며 마음먹고 있었다. 그때 헬기가 도착했고 해경구조대가 도착했다. 이 소식이 빠르게 배 안으로 전파가 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나가려고 마음먹었다가 해경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를 구하러 왔네. 이제 곧 집으로 갈 수 있어요”라고 떠들어댔다. 아이들은 통화하면서도 목소리 톤이 굉장히 밝아졌다. 당연하게 생각했듯 집으로 갈 수 있어서였다.

그러고 나서 거의 1시간 가까이 아무 소식도 없다가 아이들이 기다렸던 해경구조대원들의 손길이 아니라 바닷물이 차 들어왔다. 이것이 세월호 참사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 사고’라고 부르지 않고 ‘세월호 참사’라고 부른다. 배가 침몰했기 때문이 아니라 배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으로 급속히 침몰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탈출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냥 나오라는 지시 한 마디만 있으면 됐다. 그 지시가 한 번 떨어지면 급속도로 배안에서 전파가 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현장에 도착했던 해경들은 무엇을 했느냐.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들어갈 의사가 없는 것이었고 이 질문이 거의 100% 사실로 입증이 됐다. 해경이 우리 아이들을 구하려고 노력을 했느냐 안 했느냐 물어보는 게 아니다. 그 노력을 왜 안했을까? 이유가 무엇일까. 누가 지시하든 안하든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인데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던 어느 한 명도 본능에 충실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다. 이 부분을 법원이 인정을 했다. 그래서 현장 출동한 123정장 한 사람에게 과실치사를 적용 징역 3년을 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을 구하지 않은 책임을 현장에 출동한 현장책임자에게만 묻느냐는 것이다. 법원은 그 위의 지휘라인도 수사하고 같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검찰이 구형한 7년은 인정하지 않았다.

많은 사실관계들이 밝혀졌지만 왜 그랬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이 일은 현재 정부의 권한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제대로 조사하고 드러낼 수 있는 사안이었다. 이것을 지금 정부가 임기를 마치기 전에 스스로 약속했듯 이 약속을 지키고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절대 다음정부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책임을 떠넘기지 말아 달라. 지금 정부에서 다 끝내고 다음 정부에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끝내고 안전한 사회, 생명과 인권과 안전이 최고의 가치인 그런 사회를 만드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 유가족들이 바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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