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이 미래형 미술관의 중심 플랫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1 1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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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 인터뷰
2022년 1월 6일 울산시립미술관 개관
▲ 울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울산은 전국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미술관이 없다. 미술관뿐이랴. 대다수 시민들이 느끼듯, 문화예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의 열망 끝에 내년 울산에도 드디어 시립미술관이 개관한다.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울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을 1, 시청 본관 울산시립미술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조각, 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전공했고, 예술가들의 이상을 현실화시켜 대중들에게 연결해주는 창작 매개 큐레이터로 20년 동안 일했다. 독립 기획자로서 비영리성 대안 공간인 '대안공간루프'15년 정도 운영했고,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으로 5년간 근무했다. 여기 온 지는 1년이 조금 넘었고 지금은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이다. 독립 기획가로 일하거나 미술관에 있었을 때 주로 실험적인 장르의 예술, 미디어 아트를 관심 있게 연구하고 기획했다.

 

Q.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은 어떤 계기로 맡게 됐나.

 

이제는 새로운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미래형 미술관!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연구도 많이 했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이제 시작하는 미술관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많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지원하게 됐다. 또 문화 분권과 예술 향유의 민주화에도 관심이 많은데, 시립미술관을 통해서 울산이 문화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일해보고 싶었다. 좋은 실험이자 기회라고 생각했고.

 

Q. 울산시립미술관 내년 개관을 앞두고 많이 바쁠 것 같다. 어떤 막바지 작업들을 하고 있나.

 

현재 미술관 공사는 거의 다 끝나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에 총 다섯 개 전시가 열리는데 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고, 12월 둘째주 부터는 전시 설치를 하고, 12월 말에는 참여 작가들이 한국에 속속 들어온다.

 

Q. 내년 개관 전시 규모가 꽤 크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지역 미술관 개관전 중에서는 아마 규모가 가장 클 것이다. 세계 17개국 70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개관 특별전에서는 자연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테마로 '포스트 네이처' 전시가 열린다. 미디어 아트 최강자로 꼽히는 히토 슈타이얼, 영국과 독일 등 국제 전시로 주목받는 중국 출신 신예작가 정보, 세실 B에반스, 카미유 앙로 등 거물급 해외작가가 대거 참여한다

 

두 번째 전시는 동구 대왕암 공원에 있는 옛 울산교육연수원 건물을 활용해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고 울산 지역 정체성과도 부합되는 소장품전을 연다. 1호 소장품인 백남준 '거북'과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김윤철의 '크로마' 등 실험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같은 장소에서 울산의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는 전시도 진행된다

 

네 번째 전시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반의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하는 전시다. 메인 전시장에 최신 디지털기술 전용체험관(XR)이 있는데, 360도 가상공간이다. 또 일렉트로닉 인터 미디어의 창시자이자 플럭서스 운동(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의 중심이 됐던 대가의 전시도 열린다. 오감 체험형 전시도 있고. 마지막으로 울산시립미술관은 창의 예술 교육 기관을 지향한다. 어린이 체험형 전시가 준비돼 있고, 한국의 젊은 두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바쁜 울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 ⓒ정승현 기자

Q. 울산시립미술관만의 정체성이 궁금하다.

 

7가지 비전을 설정했다. 동시대 시대사적 어젠다이기도 하고, 울산이 가지고 있는 지역 문화 정체성과도 연결된다. 먼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미래형 미술관이 울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이다. 두 번째는 울산이 친환경과 기술이 공존하는 도시지 않냐. 그래서 기술과 자연이 융합하는 미술관이고 세 번째는 예술과 산업이 협업하는 미술관이다. 그리고 지역적 정체성이 세계화될 수 있는 곳을 지향하는 글로컬 미술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가 없는 공공의 미술관, 예술과 과학이 융합된 치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우리의 비전으로 삼고 있다

 

 

Q. 울산시립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은 무엇인가.

 

우선 작품을 소장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게 전문성과 투명성이다. 뛰어난 소장품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기반으로 수집하고 있고, 시민의 세금을 아껴서 좋은 작품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 소장품은 백남준 선생의 작품들이다. 개관식에서 선보이는 소장품 1호는 동양 정신과 서양 문물의 결합이라는 백남준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는 대표작 '거북'이다. 2호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 '시스틴 채플', 3호 소장품은 비디오 아트와 자연을 접목한 작품인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 이 밖에도 울산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구입했고, 기록적 의미가 있는 울산의 원로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소장하고 있다.

 

Q. 광역시인데도 울산은 미술관이 없었다. 문화적으로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한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다수 미술이나 전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부산에 가더라. 차로 가면 40분 정도로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굳이 시립미술관의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역 예술인들, 원로 작가들, 일부 시민들이 10년 전부터 노력해서 울산시립미술관이 탄생하게 됐다. 경남권의 새로운 디지털 아트 미래형 미술관인 울산시립미술관이 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대표하는 중심 플랫폼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Q. 시립미술관이 시민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공공 미술관이기 때문에 대중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교육이나 강의 프로그램, 도슨트 양성 등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전시장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도 대중 친화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다. 열린 창구를 통해서 대중들의 의견을 듣고 순발력 있게 반응할 것이고, 시민들과 쌍방향을 넘어 상보적인 관계의 미술관을 만들 것이다.

 

Q.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갈 정도로 이건희 컬렉션의 인기가 상당하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도 이건희 기증품 전시회가 열린다고 들었는데, 언제쯤 개최되나.

 

내년 하반기 혹은 내후년 상반기에 순회 전시 형태로 할 것이다.

 

Q. 울산시나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 소장품 마련이나 단계별로 어떤 성과가 나왔을 때, 일부 시민들이 응원해주셨는데 그게 정말 큰 힘이 됐다.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높은 목표치를 세워서 준비하다보니까 긴장도 되고 부담감도 있다. 작은 응원에도 큰 힘을 얻으니까,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울산시립미술관이 아시아를 선도하는 미래형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미술관을 운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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