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그리고 각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갈등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8-30 17: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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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그린수소, 미래에너지 대전환의 시작

 

(1)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로 그린수소 생산을

(2) 새만금개발청의 새만금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

(3) 광주형 AI-그린뉴딜의 성공과 시민주도 녹색분권 실현

(4) 에너지 전환, 그리고 각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갈등


▲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7월 22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K그룹은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호주 바로사-칼디타(Barossa-Caldita) 해상 가스전 개발사업 투자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기암 기자

그린수소 갈 길 멀어

 

사실, 그린수소를 기획취재 한다고 했을 때 많이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재생에너지 보급도 많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그린수소를 취재한다는 것은 많이 앞서가는 게 아닌지 고민이 컸다. 다시 말해 그린수소에 대해 뭘 얼마나 취재하겠냐는 것이었다. 기껏 취재해봤자 그린수소로 가기 위한 컨퍼런스·세미나 정도일 것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컨퍼런스 참가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돼 현장취재는 불가했다. 앞서 새만금개발청의 그린수소 클러스터 취재도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고 구상하는 단계라 그린수소자체와 관련해서는 취재할 거리가 거의 없었다. 새만금개발청 공무원도 그린수소 관련해서는 취재거리가 없을 텐데 굳이 여기까지 왔냐며 나를 다독이기도 했었다.

 

원래 처음 취재계획을 세울 땐, 올 하반기 코로나가 안정화 될 것이라 보고 네덜란드 북부 흐로닝언 지역의 대형 가스 저장소를 취재하려 했었다. 이 지역 주변은 5000여 개의 태양광 패널이 있는데 바로 국영 천연가스 유통 기업 가스유니(Gasunie)가 조성한 태양광 활용 그린수소 생산 기지 '하이스톡(Hystock)'이다. 네덜란드 대사관을 통해 취재협조까지 다 얻어 놓고 인터뷰 할 박사님까지 섭외했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울산에 위치한 한국수소산업협회에서도 네덜란드를 방문한다고 하는데 그때 같이 껴서 가볼까도 고민했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네덜란드 방문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그린수소란 일반적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 해 생산하는 수전해수소를 말한다. 따라서 그린수소를 만들기 위해 전기가 많이 필요한데 그 전기를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해내야 좀 더 저렴하게 그린수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린수소로 가기 전에 먼저 풍력이나 태양광의 폭넓은 보급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그린수소는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전혀 없지만 생산단가는 아직까지 높다. 그린수소를 만드는 비용의 약 80%는 재생에너지에서의 전기 생산비용인데 이 단가가 내려가면 그린수소 시장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수소라는 미래 청정에너지의 일상적인 보급은 아직 멀었다는 판단 하에 우리나라에서도 아직까지는 LNG복합화력발전소의 건설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발전소 건설을 두고 사업자와 지역주민들의 갈등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정부는 석탄발전소 56기를 죄책감 없이 가동하고 새로운 석탄발전소를 7기나 건설하고 있다”며 탄소감축을 연구·논의하고 있는 경남도청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기암 기자


경남 석탄화력발전소, 연간 3006명의 우울증 환자 발생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 중 부산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경남. 경남은 창원시를 중심으로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뉘며 면적이 넓은 만큼 시··면도 많다. 또 경남은 부산, 창원, 김해 등 제조업이 발달해 지역내총생산(GRDP)이 타 지역보다 높은 편인데 특히 창원국가산업단지에는 LG전자, 현대위아,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효성중공업 등 대기업들의 공장이 입지해있다. 지역 총생산량 기준으로 창원의 생산량은 대전의 생산량과 광주의 생산량을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산업기반이 탄탄한 도시들이 많은 경남은 인구밀도도 높아 수도권 비대화에 견줄만한 부··경 동남권 메가시티도 추진중에 있다. 언뜻 보면 수도권 밑으로 내려가면 경남이 사람 많고 지역경제도 좋아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인 듯하다. 하지만 경남이 전국에서 2번째로 석탄화력발전소가 많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듯 하다.

 

2020년 초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이 낸 전국 석탄화력으로 인한 건강피해에 대한 분석보고서에 의하면 고성하이 1·2호기는 1843, 하동 7·8호기는 831, 삼천포 5·6호기는 357명의 조기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경남의 석탄화력발전소들은 3006명의 우울증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석탄발전소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세 번째로 많은 곳이 경남이었다. 한국에서 석탄화력발전소가 2054년까지 가동하면 대기오염물로 인해 연간 995명이 관련 질병으로 조기 사망하고 7000여 명이 우울증 유발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한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건강과 경제적 피해는 천문학적이며 석탄발전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하면 발전소의 폐쇄가 시급하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경남지역 화력발전소 건설 저지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정옥 경남녹생당 공동위원장을 만나 경남의 화력발전소 운영현황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이 위원장은 삼천포 1,2호기는 수명을 다해 지난 4월에 문을 닫았지만 하동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4기는 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할 때 2030년까지 운영하게 돼 있다아직 9년여 시간이 남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가 문을 닫게 되면 앞으로 대체에너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 지역 내에 강하게 얘기되고 있다고 한다

 

▲ 경남의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에 대해 반대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이정옥 경남녹생당 공동위원장. ⓒ이기암 기자

 

통영 광도면 LNG발전소, 어민들 피해 생길 것
대구 LNG복합발전소, 주민들 반대에 무산될 듯


통영의 광도면에서도 LNG 신규 화력발전소가 기반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곳은 바닷가지역이기 때문에 발전소에서 배수가 나올 때 어민들의 피해가 직접적으로 생길 것이라고 이 위원장은 우려했다. 발전소를 통영에 짓고 있지만 바다를 통해서 발전소에서 나오는 초 미세먼지나 메탄이 거제까지 영향권에 든다는 것이다. 실제 통영에서 거제시청까지 일직선으로 가면 20키로 밖에 안 된다.

20여개 시민·사회·어민 단체들이 참가한 통영화력발전소 저지 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출범기자회견을 열고 “통영, 고성,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은 하동과 삼천포석탄발전소로 인해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통영 안정공단에 1012MW급 LNG복합화력발전소가 들어설 경우 대기오염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고 온배수배출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와 어업피해도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세계적인 에너지전환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지만 2023년을 넘기기 전에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재생에너지가 LNG발전을 뛰어넘을 것이며 LNG발전에 투입된 설비는 조만간 모두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영LNG화력발전소는 현대산업개발이 한화에너지와 손잡고 광도면 성동조선해양 내 27만여 제곱미터의 부지에 1012MW급 LNG 복합화력발전소 1기와 20만 ㎘급 저장 탱크 1기 등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대구의 경우는 주민들의 반대에 결국 사업이 무산된 케이스다. 대구는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에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나왔다. 하지만 구지면 주민들은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 예정 부지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우포늪과도 멀지 않아 환경 오염을 우려했다.

올 봄에는 대구시의회도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쳤고 결국 대구시장은 사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사실상 무산단계로 가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지역세수 증대, 열에너지를 활용한 산업단지 환경개선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지역민의 의견 수렴을 전제로 사업에 동의했었다.

최근에 가장 높은 갈등을 보였던 경남 합천의 삼가면, 쌍백면 등 6개 마을에 LNG 복합발전소를 짓는 것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곳의 경우 태양광발전, 수소연료전지 등도 같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2018년에 유치청원서명이 상당히 짧은 기간 안에 이뤄졌고 주민 95%의 서명을 받은 걸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주민들이 서명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옥 위원장은 “추석연휴를 끼어서 7일 만에 주민 85%의 서명을 받을 수 있었겠느냐”며 처음부터 서명운동진행이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6년 전 이곳으로 귀촌했다는 A씨는 “합천군이 군민 95%가 찬성을 했다고 했는데 발전소건설반대위측이 파악해보니 대다수가 모르는 분위기였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합천군수는 “이장이 동의를 구할 때 일부 주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등의 흠결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비상행동은 지난 7월 22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K그룹은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호주 바로사-칼디타(Barossa-Caldita) 해상 가스전 개발사업 투자를 철회하고, 고성 하이석탄화력발전소 가동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성 하이석탄화력발전소는 매년 약 1400만t에 이르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그룹이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에 동참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면서 친환경적 기업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지만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정부는 석탄발전소 56기를 죄책감 없이 가동하고 새로운 석탄발전소를 7기나 건설하고 있다”며 탄소감축을 연구·논의하고 있는 경남도청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린수소 기획을 마치며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보급체계의 전환은 이제 필수가 됐다. 아직도 저개발국가에서는 경제성장을 위해 화력발전소를 늘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반대로 선진국에서는 점차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가기 위한 발걸음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EU에서 탄소세부과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전 세계가 탄소배출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 탄소배출이 많은 나라들에서는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발전만 지향해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나의 모든 행동이 지구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부터 친환경차인 수소차와 전기차를 애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기업들 또한 말로만 ESG 경영을 내세우지 말고 겉으로 드러나게 환경친화적인 사회활동을 보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기암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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