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시습] 벚꽃

박현정 울산청소년단 교육팀장 / 기사승인 : 2022-04-13 0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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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가운 벚꽃. 이맘때만 되면 새롭게 시작할 뭔가를 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한다. 사람이 자연과 같다는 말이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순식간에 탐스럽게 핀 벚꽃이 곧 들이닥치는 비바람에 그 무수한 꽃잎을 모두 우수수 떨어트리듯 우리 삶 또한 굳게 다짐한 거대한 포부가 작은 실수와 어려움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많다.


사람이든 나무든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그 자리에 오랫동안 머물러 단단해지기가 힘들다. 그래선가 벚꽃을 보고 나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떠올라 기분도 몸도 좋아지지만 이내 지고 마는 것을 보면 청승맞기 그지없다.


내가 사는 동안 청승맞은 행동도 많았을 것이다. 오랜 시간 뿌리를 키우며 자리한 게 뭐가 있을까? 나에게 10년 이상 자리한 게 무엇일까? 아이를 키우다 보니 부모가 돼버린 지 벌써 20년이 넘었고, 누구의 아내로 산 것 또한 20년이 넘었다.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30년을 살아봤고, 누구의 자식으로 48년을 살았다. 그런데 그보다 오래된 것이 있더라. 여성이라는 것과 인간이라는 것. 따지고 보면 인간이라는 타이틀은 1초의 차이도 없이 가장 오랜 시간 같이한 것이다. 인간으로서는 청승맞지 않아야 할 텐데 그러며 열심히 살고 싶다. 벚꽃보다는 소나무처럼 튼튼한 덩치를 갖고 비바람에도 쉽게 이겨내는 힘을 갖고 싶다. 후드득 떨어지는 예쁜 꽃잎보다는 떨어져 말라죽을 때까지도 제 모습을 하는 솔잎이 참 좋다.


30대. 인생의 허무함을 느낀 시기였다. 젊음이라는 걸 만끽한 순간 이내 늙어가는 것에 준비되지 않은 하락을 두고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다. 세상의 중심이 나였던 것처럼 착각하던 때를 두고 쓸쓸히 퇴장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던지. 살기 위해서 의미를 찾고 노력하다 보니 인생이란 게 화려한 거보다는 튼튼하게 커서 이겨낼 수 있는 힘으로 더 단단해지는 게 의미가 있더라는 것이다.


튼튼한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들에게 튼튼함이란 뭘까? 태어나자마자 매년 성장을 거듭하다 초등 6학년 이후가 되면 1년에 열두 번도 더 변화하는 게 청소년이다. 벚꽃이 1년에 피고 지기를 12번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지금처럼 사람들이 이를 반기며 행복해하고 의미를 둘까? 자연스럽게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못 받게 되는 청소년 변화 시기에 그들을 튼튼하게 만드는 유일한 것은 바로 관심이다. 12번을 피고 질 때 그들이 겪는 상황은 모두 다르다. 계절도, 지는 시기도, 무엇 때문에 지게 되는지도 이처럼 12번의 변화를 무의식적으로 겪는 청소년들에게 이 변화가 왜, 어떻게, 어디서 일어나는지 살펴 줄 관심이 없다면 나무가 병든 채 성장을 못 할 수도 있다.


튼튼한 사람이 되기까지 뿌리가 튼튼해질 때까지 관심으로 지켜만 봐줘도 이겨낼 수 있는데, 그 지지와 관심이 없어 십몇 년밖에 안 된 인생을 병들게 한다. 튼튼한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관심과 격려라는 것, 혼자 인생을 헤쳐 가며 성장해 갈 수 있게 지켜봐 주고 다독여주고 병든 부위를 치료해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화려함을 지속적으로 피고 지울 수 있는 예쁘고 튼튼한 벚꽃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박현정 울산청소년기자단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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