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전원회의 일차 분석

김창현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외래교수 / 기사승인 : 2022-01-03 00: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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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27일부터 시작됐던 조선로동당 제8기 제4차 중앙위원회가 31일 폐회하면서 “2022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 제목의 결정서를 내놓았다. 


무엇보다 우선 농업과 경제 부분 등 북의 내치에 대해 아주 소상하게 밝히고 있는 것에 비해 대미 대남관계는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물론 이것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아무것도 논의하지 않았거나 결정 내용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김영철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장과 김성남 국제부장, 리선권 외무상이 함께 주관하는 대남 대외정책 분과 회의를 통해 깊이 있게 논의, 2022년 방향에 대한 대책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정치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인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하였다”라는 대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것은 처음이 아니다. 정면 돌파전을 결정한 2020년 1월, 조선로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의 결정서에서 대남관계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필자는 대미 정면 돌파전은 필연코 한반도 긴장이 격화될 것인 바 남측의 선택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닐까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후 그 침묵의 의미는 작년 제8차 당대회를 통해 상세히 알 수 있었다.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분야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문제는 지난해 제8차 당 대회와 김정은 총비서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및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무척 상세하게 밝힌 바 있고 올해 전원회의의 비공개는 이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8차 당 대회에서 밝힌 미국에 대한 원칙적 입장은 분명하다. ‘강 대 강, 선 대 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며 ‘대북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핵 무력을 증강’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은 ‘핵전쟁억제력’, ‘전쟁억제력’이란 표현을 통해 전략무기 개발 지속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공개적으로 핵무기 고도화 선언을 한 것은 8차 당 대회가 처음이다. 작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후 지속적인 대화 요구에 북이 답을 하지 않고 있음은 바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라는 근본적 태도의 변화를 우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결정서에 이 대미 기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해도 크게 틀림이 없을 것이다.


8차 당대회에서 대남 관련 발언을 살펴보면 ‘북남선언들을 무겁게 대하고 성실히 이행’,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 관리하고 근원적으로 제거’, ‘방역 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본질적인 문제해결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본질적 문제는 정치군사적 대립 해소를 의미하는데 그것은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라고 분명히 한 바 있다.


작년 시정연설에서는 종전선언을 반대하지 않으나 북의 상용무기 개발사업은 ‘도발’로 규정하고 남의 무기 개발은 평화를 위한 ‘억제력 강화’라는 이중기준과 대북적대정책의 철회가 남북관계 회복의 선결조건임을 언급한 바 있다. 


결국 대외 대남 정책에 대한 비공개는 지금까지 북이 주장해 온 선결 조건 등 원칙적인 문제가 아무것도 해소되지 않았으므로 이번 전원회의에서 계속 이 입장을 견지해 나간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달리 보면 “남조선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염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 역시 그대로 살아 있음을 의미한다.


결정 사항을 비공개하면서 ‘전술적인 방향들 제시’라고 한 측면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음을 덧붙이고 싶다. 결정된 내용은 있으나 현재 공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반도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다. 남에선 대통령선거가 진행 중이고 그 어느 때보다 미중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며 여전히 올 3월 한미연합훈련이 예고돼 있다. 북은 이런 일정을 감안하면서 전술적 대응 방침을 결정했을 것이고 따라서 향후 김여정 담화, 외무성 담화, 남북 친서 교환 등의 방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제시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비상방역사업을 국가사업의 제일순위로 놓고 빈틈없이 전개해 나갈 것’을 결정한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도 당분간 대외접촉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농업 분야가 그 어느 해보다 강조된 것은 이 상황과 맞물려 있다 할 것이다.


자강력 제일주의의 기치 아래 내부결속을 통해 수많은 도전에 맞서 갈 것인데 다른 지면을 통해 제4차 전원회의에 대한 전면적 분석을 하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한다. 


김창현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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