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어딨어. 목표를 적어낸 과정, 그 자체가 대단한거야

신정훈 대동울지도 팀장 / 기사승인 : 2021-06-21 0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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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감

2021년. 52주차 중 24번의 주가 지나갔다.


거창했던 새해 다짐처럼 나는 거창하게 살았을까? 한해의 기록을 돌아봤다. 빠지지 않는 새해 다짐, 다이어트와 영어 공부는 지금 분위기로는 내년에도 저기 적힐 듯하다. 가로등도 꺼진 깊은 새벽. 나는 바쁘게 때로는 멍하게 지내 온 나를 돌아봤다. 다이어리 앞장에 가득 적힌 목표. 내 뜻대로 된 일은 하나 있었다. 새로운 일을 찾겠다는 것. 그마저도 방향은 조금 달라졌다. 텅 빈 다이어리 뒷장과 사라진 목표 의식에 허탈하고 머쓱하다. 내년엔 정말 지킬 수 있는 목표로 적어봐야겠다. 봄 다음에 여름을 맞이하겠다는 목표면 어떨까.

빼곡한 목표 옆, 가득한 빈칸.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기록 대신 텅 빈 칸에 변명을 적어본다. ‘목표 달성’이란 네 글자를 상대하려 세 줄이 넘는 문장이 동원됐다. 시간이 없었고 피곤했으며 어쩔 수 없었다는 하소연이 새삼 서글프고 낯부끄럽다. 애써 남긴 변명과 실패로 가득 찬 다이어리. 찢을까 버릴까 몇 번을 고민했지만 차분히 곁에 둔다. 이번에는 변명 대신 멋진 후기를 적어보리라는 마음을 안고 새 목표를 더했기 때문이다.

벌써 6월 중순, 나는 뭘 했을까.


월요일은 힘들었고 금요일은 설렜레었으며 일요일은 놔주기 싫어 질척였다. 시도는 많았으나 지속이 부족했고 도전은 불탔으나 맺음은 차가웠다. 사소한 기록, 부끄러운 실패를 넘겨보며 잠시 나를 돌아본다. 희미했던 기억도 되살아나고 잊었던 다짐도 떠오른다. 가장 뜨겁고 기운차던 내가 식어가는 6개월의 기록. 생각보다 열심히 살았으며 이번엔 변명 대신 성공을 남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스며들었다.

평가절하하지 말지어다.


기록, 반성이 없었다면 나는 허무한 반년을 보냈다며 자책하고 목표를 이룬 사람을 보며 한 번 더 나를 초라하게 생각했겠지. 생각보다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으며 꾸준히 서서히 다짐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어제 만난 두 명의 청년 역시 나와 같았다. ‘실패’, ‘포기’로 정의했던 그들의 21년. SNS의 사소한 대화부터 핸드폰 메모까지. 사소한 기억과 기록을 모아 차근히 시간을 짚어보고 열정을 되살렸다. 정량적 결과가 없어도 충분히, 간절히 움직인 흔적. 간결히 말하지 못해도 밤새 고민했던 시간이 남아있음을 찾은 청년들은 안도하고 확신했다. 그리고 스스로 믿게 됐다. ‘도전과 리부트’라는 단어로 새롭게 다짐한 그들의 21년을 보면서 더욱 확신했다. 우리는 너무 스스로 ‘평가절하’하고 있지 않은지.

2021년. 52주차 중 28주가 남았다.


여름은커녕 장마도 오지 않았다. 기록을 시작해도 좋고 다짐을 해도 좋은 시기다. 올해 지난 시간이 아쉬웠다면 반환점이자 자신감을 찾을 순간을 만들어 보자. 그리고 내가 못 했던 점, 아쉬웠던 점을 찾기 전에 그래도 잘했던 점, 노력했던 점, 하려고 노력했던 일들을 적어보자. 과도한 자신감이 오만함을 부른다지만 요즈음 만난 청춘들의 위축되고 고개 숙인 모습을 볼 때면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이 글을 읽은 청춘이여, 오늘은 펜을 들어보자. 그리고 나를 돌아보고 칭찬하자.

 

신정훈 대동울지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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