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 도대체 어느 길을 가려고 하는가

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 기사승인 : 2021-06-21 00:00:07
  • -
  • +
  • 인쇄
통일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미국과 미래 산업의 협력 동반자로서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물론 대가는 치러야 했다. 쿼드 참여를 명시하진 않았으나 대만 문제까지 언급하며 노골적인 반중전선에 동참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은 “불장난하지 말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성공적인 회담”이라고 활짝 웃으며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필자는 실로 위험한 판단을 임기 말에 함으로써 한반도는 그야말로 격랑에 빠져들게 됐다고 생각한다. 


바이든 정권의 동북아 정책의 핵심은 ‘대중국 포위망 구축’이고 그 중심은 ‘인도 태평양 구상’과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이다. 미국은 클린턴 정권 시절부터 중국을 겨냥한 이른바 ‘아시아 회귀전략(PIVOT TO ASIA)’의 하나로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해 왔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허용, 평택 미군기지, 강정 해군항 등 주한미군기지의 대중국 전진기지화, 전략무기 도입을 통한 한국군의 전력증강, 한미일 통합 전역미사일 방어망 구축(MD), 미군 중심의 한미일 연합지휘체계 구축 등이 그것이다. 


노무현 정권에 이어 문재인 정권은 미국의 이런 요구에 일면 협력하면서 대신 전시작전권 반환, MD 참여 유보, 한미일 군사동맹 회피 등을 받아내려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동참과 한반도 전쟁 위험을 회피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그런데 이번 한미회담은 그나마 펼쳐오던 노력마저 던져버리고 완전히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미사일 사거리 제한조치를 풀어 준 것은 MD 체계 구축의 본격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제 미국은 한미일 군사 지휘체계 및 연합군사훈련 강화, 사드의 추가배치, 한국의 국방예산 증액과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무기체계 개편 등을 거침없이 전면화할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이 본격화됨에 따라 한국은 중미 패권 각축의 희생양이 될 운명이다.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으로 놓고 볼 때 일방적 한미 동맹 강화는 큰일 날 일이 분명하다. 사회 곳곳에서 혐중, 반중 정서를 퍼뜨리기 위한 노력을 집요하게 하는 세력들이 있다. 그들은 이 기회에 미국과 찰떡궁합이 돼 중국과 갈라설 것을 요구한다. 툭하면 홍콩이나 신장위구르를 언급하며 중국의 인권을 걸고 넘어진다. 예전 같으면 뉴스거리도 안 되는 한국과 중국 네티즌 사이의 갈등이 매일 같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또 하나 우려 지점이 있다. 북핵 문제다. 미국은 대중국 포위망 구축과 한미일 동맹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해 북핵 문제를 지렛대로 사용하려 할 것이다. 트럼프 정권이 북의 핵과 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움을 유지 관리하는 데 치중했다면 바이든 정권은 인권 공세는 물론 군사적 압박을 통해 북의 군사적 반발, 핵미사일 실험 재개 등을 유도하는 것까지 옵션에 두고 있는 듯하다. 북 또한 강대강의 원칙에 따라, 그리고 핵능력의 고도화에 따른 군사 기술적 필요성,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전략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인공위성 발사 등을 재개해 군사적 대결과 위기가 첨예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바이든식 압박은 실패할 것이다. 북은 이미 미국 본토에 대한 보복능력을 갖추고 있어 군사적 공격 대상이 아니다. 미국이 기껏 할 수 있는 방식은 그동안 해 오던 경제제재의 지속인데 이 또한 효과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이미 최고의 강도로 북에 대한 제재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꾸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북은 다양한 무기의 실험을 통해 대응하고 정세는 험악해져 갈 것이다.


북미 사이 힘의 대결이 본격화되는 현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서 벗어나기는커녕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북이 금강산관광 중단 선언에 이어 시설 철거와 개성공단 정리 절차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 준다. 한마디로 북이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 문 정부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한 후 김여정 부부장이 한 말이다.


한반도의 근본적 문제는 정치군사적 대립이다. 북을 적대시하고 붕괴시키려 하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전쟁을 종식시키고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새길을 열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잡힌 외교를 펼쳐야 한다. 한미정상회담, G7에 참여하며 국격 운운하는 동안 한반도의 전쟁위험은 더욱 커져가니 참 기막힌 일이다. 


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창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