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해 배우는 것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기사승인 : 2021-12-06 00: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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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보기

추운 겨울이 시작된다. 어떤 이는 “추운 것은 누군가가 필요해지는 때가 온 것”이라고 말한다. 추위는 내 옆에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뜻도 되는 것이다. 추운 겨울 누군가의 온기와 다정함이 필요할 때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저마다 사연을 갖고 있다. 그 사연들은 각 생명의 색깔마다 다른 빛을 띠며 각자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되는 순간이 된다.


엄한 아버지와 순종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 사람이 이별을 맞이하게 됐다. 그의 사랑은 그녀의 다가옴으로 시작됐다. 그녀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자신과는 다른 그녀를 만나면서 그는 새로운 세상과 사람을 경험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자기 욕구와 힘듦을 삭히는 그에게 그녀는 자기 방식으로 표현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과는 다른 그녀의 방식을 보며 지쳐 갔고 자기 안으로 숨어버렸다. 그의 이런 모습을 본 그녀는 자신과는 다른 그를 이해하고자 노력했지만 결국은 이별을 고했다.


상담실을 찾은 사람은 그였다. 자기 자신과 상대 성향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는 자신의 이별을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 준 그녀에 대한 고마움과 마지막까지 그에게 진실했던 그녀의 사랑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녀 또한 자신의 사랑 방식과는 다른 그의 사랑 방식을 이해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사랑 방식을 알게 된 그녀 또한 자신의 선택을 확실히 말함으로써 미련과 지나가 버린 사랑을 정리할 수 있게 하는 배려심을 보였다. 그는 말했다. 그녀는 이별의 순간에도 자기에게 먼저 다가와 주었고, 자신이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고. 하지만 그에게는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그들은 그렇게 이별을 받아들였고, 그에게 사랑이란 상대에 대한 수용과 배려로 남아있다.


자기주장이 강한 아버지와 주장이 강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른 한 사람도 이별했다. 그와 그녀는 만난 7년 동안 서로의 미래를 같이 설계하고 계획하는 사이였다. 그들은 서로의 어떤 얘기들도 들어주고 반응해주며 반박해주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친구였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그녀는 다른 사람도 만나보고 싶다는 말로 그와의 이별을 이야기했다. 그녀에게 그는 첫사랑이자 첫 남자였다. 그는 그녀의 말을 듣고 이성적으로는 이해했지만 감정은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 있던 자존심이 그녀를 잡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그들은 이별했다.


상담실을 찾은 건 그였다. 그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자이자 친구인 그녀가 사라져서 힘들어 했다. 이 세상에서 어떤 평가도 비난도 없이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함께 얘기 나눌 수 있었던 동반자가 없어졌다는 슬픔과 상실감이 그를 덮쳐왔다. 그에게 그녀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모든 것을 나누며 함께 설계하고 계획하고 성장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반자였다. 그는 말했다. 그녀가 있었기에 모든 설계와 계획이 의미 있었고, 그녀와 함께했을 때 자신이 제일 멋있었다고. 내 욕구가 아니더라도, 내 모습이 아니더라도 상대를 위해 기꺼이 변화할 수 있고, 헌신할 수 있었던 자신의 모습이 더 멋있었다고 말하며 그는 울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없는 삶의 계획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에게 사랑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동무이자 동반자를 위해 헌신하고 변화하며 둘만이 만들어 갈 수 있는 세상이었던 것이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말을 한다.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한다”고. 그에게는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게 만들고 싶었던 사람이 그녀였던 것이다. 시간의 필요성을 얘기하며 그는 자신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두 가지의 이별 모습을 보며 사람은 이별을 통해 내 욕구를 알게 되고, 나의 가장 멋있는 모습도 만나며, 나에게 소중한 무엇이 사라졌을 때의 슬픔과 상실감 또한 만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사랑의 온기와 다정함을 가진 누군가가 필요한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내가 만난 그들에게 온기와 다정함이 가득한 겨울이 오기를 기원한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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