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자기가 행복해야 그 지역에 머문다”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4 18: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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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환 울산광역시청년센터장 

 

[울산저널]이기암 기자=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술창업을 한 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로 벤처기업과 유사한 의미인 스타트업.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이든 벤처기업이든 중소기업 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큰 의미에서는 중소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두 용어(스타트업, 벤처기업)의 차이점을 기업 유형으로 분류할 때는 동일한 중소기업으로 이해하면 되고 기술 관점에서 봤을 때 창업 아이템이 혁신기술 분야와 관련돼 있는지, 아니면 단순 도소매·서비스·제조냐에 따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고 있다고 한다. 최종환 울산청년센터장을 만나 울산의 스타트업, 그리고 울산 청년들의 창업 현실에 대해 들어봤다.


이기암 울산저널 기자(이하 이)=울산에서 청년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돼 있는 걸로 안다. 울산시에서는 과거에 비해 청년 스타트업에 어떤 점들을 많이 지원해주는지?

최종환 울산청년센터장(이하 최)=스타트업은 일단 분야가 다양하다. 울산청년창업센터는 제조업이나 F&B, 패션, 수제공방 등 다양한 창업 분야를 지원하고 있고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선박, 3D프린터 관련된 것, 또 울산테크노파크는 화공, 제조, ICT 등을 주로 지원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정보산업진흥원, 테크노파크는 사업비가 큰 편이며 청년 CEO 육성 사업에 올해 예산을 1100억 원 정도 책정한 걸로 안다. 

 

작년과 거의 동일한데 차이점이 있다면 작년까지는 국비 매칭이 있었다면 올해는 국비가 없는 상태에서 시비는 거의 감액이 안 됐다는 점이다. 청년 CEO의 가능성에 주안점을 많이 둔 거 같고 그만큼 시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청년창업센터에서는 연간 청년 CEO를 200팀 정도 배출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사업비가 크진 않지만 울산시가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다 보니까 많은 팀이 나오고 있다. 200팀 중에 몇 팀이나 살아 남을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시작하는 단계에서 지원은 초기 스타트업에 단비 같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청년 CEO의 경우 살아남는 부분이 적다고 알고 있는데, 다른 분야는 어떤가?

최=3D프린팅, 스마트쉽, 바이오, AR·VR 같은 지역특화사업은 몇 년씩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지역 자체의 해당 기술과 관련돼 있는 선배 기업들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관련 학과 자체도 부족하다 보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 자체의 많은 노력과 시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몇 년간 알고 지내던 AR 콘텐츠 제작팀은 5년을 버티다가 올해 울산에 있는 콘텐츠 강소기업에 합병되기도 했다.

이=최근 울산이 민선 7기 들어와서 디지털, IT 분야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거 같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진 않지만 앞으로 미래를 위해 하는 사업들이기에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앞으로 사회가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결국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전망은 어떤가?

최=시에서도 블록체인이나 IOT 관련된 강의도 계속 만들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K 디지털이 밀고 있는 정책이다 보니 그와 관련해 매칭이 잘 되는 편인 것 같다. 사실, 지금 당장의 수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멀리 보고 추진되는 사업들인데,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유니스트의 재원들이 여기서 성장해서 울산에 계속 뿌리를 내릴까 하는 점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 본다. 시에서는 유니스트에 진학하는 울산의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걸로 아는데 그만큼 지역환원성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그 재원들이 울산에 남아서 뭔가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는데, 지원은 울산에서 받고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이는 마치 광주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수소 관련 기업들을 키웠더니 다른 곳으로 나가 버리는 경우와 비슷한 거 같은데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다른 질문을 좀 드리겠다. 울산의 인구 유출 문제는 이제 어제오늘 일이 아닌 상황이 됐다. 더욱이 빠져나가는 청년층 인구를 잡기 위해선 어떤 방안들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최=조심스러운 얘긴데, 이번에 울산지역의 국민임대주택에서 관리비와 임대비를 10년간 무상지원한다는 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실제 그곳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거주하는 동안 그 비용을 비롯해 돈을 모을 수 있고 거주 기간 이후에 나왔을 때 다른 정책자금으로 전세나 매매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얼마 전에 어떤 연구보고서를 보고 나 역시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다고 느꼈던 게 있다. 바로 거주자들이 거주 기간 이후에 밖으로 나오면 그 후의 집값 수요예측을 하고 주거정책을 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는데, 시가 정책을 펼 때 지금도 집값이 이만큼 뛰어버리는데 몇 년 뒤에 우리 지역의 집값을 생각하면서 안정적인 정책 사다리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울산광역시청년센터는 제조업이나 F&B, 패션, 수제공방 등 다양한 창업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이기암 기자


이=울산 인구가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곳 1위가 경북이고 그 다음이 부산의 기장이랑 일광이었다. 기장군청에 물어보니 거기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집값이 싼 곳으로 가는 것이라고 보는데, 젊은 층이 많이 빠져나가려는 상황에서 울산시가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울산시의 노력에 대해서 실제 체감으로 느껴지는지?

최=시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대한 주변 청년들의 반응은 반반인 거 같다. 실제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좋다고 한다. 반면 너무 비좁지 않냐는 의견들도 있다. 사실, 울산의 특징일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결혼하지 않은 자식들이 부모 집에 함께 사는 문화가 많은 거 같다. 주변에 있는 청년들에게 농담 삼아 이제 나올 때 되지 않았냐고 하면 집에 사는 게 편하다고 얘기한다. 통계를 보면 다른 지역의 경우는 1인 가구가 많고 그에 따라서 1인 가구 정책을 많이 펼치고 있다. 

 

그런데 울산은 1인 가구가 생각보다 적은 편이고 그에 대한 정책들도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올해 부모로부터 분리된 청년의 주거비를 지원하는 정책이 국가적으로 시행되면서 앞으로 우리 시에서도 이에 맞는 대응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사람의 본성은 누구나 자기 집을 갖고 싶어 한다. 시의 정책들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 될까 고민해봐야 한다. 엄밀히 말해서 이건 시의 문제라기보다는 중앙정부의 문제이고 모든 세대의 문제라고 본다. 공공임대주택은 실제 잘 운영되고 있으니까 앞으로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거주 문제 다음엔 역시 취업과 창업 문제가 뒤따른다. 울산의 청년층이 취업이나 창업을 하려고 할 때 가장 큰 애로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최=일단,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면 청년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인데 일자리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젊은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해야 그 지역에 머문다. 삶에 대한 질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 회사에서도 정규직을 못 만드는 상황이고 행정에서 단기 공공부조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보니 취업이든 창업이든 사실 많이 힘들다. 코로나 이후 일자리가 더 줄어든 부분도 있다. 

 

얼마 전 국무조정실에서 청년고용활성화대책 자료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청년고용률은 2016년 41.7%에서 2019년 43.5%로 개선됐는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청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축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책의 확대,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차원의 해결방안이지만, 실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취업을 위해서는 하이스펙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왜냐면 아무리 정부나 기업이 고용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스펙 인플레이션 시대에 이 부분은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제는 얼마를 벌고 사느냐가 문제가 아닌 적당히 벌면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본 보장 부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앞으로 울산이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려면 가장 변화돼야 할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최=결국에는 미래 먹거리를 무엇으로 할 것이고 산업인프라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 지금 정부의 기조가 탄소배출 제로로 갈 수 있는 산업들로 많이 가고 있는데 울산의 산업구조도 그쪽으로 전환된다면 자동차나 화학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의 성공적인 변화도 가능하다고 본다. 우선, 기본적인 설비를 바꿔야 하겠지만 전기차, 수소산업 시대로 가면서 그와 관련한 사업들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또 각종 정책을 보면 경기도랑 서울이 너무 앞서가다 보니까 그것만 따라가도 잘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시가 펼치는 일자리 정책도 웬만큼은 하는 것 같다. 순서가 뒤늦을 뿐이지 해야 할 것은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 

 

국가 산하 부처의 청년예산을 봤을 때 50% 이상이 일자리다. 하지만 울산은 30% 내외다. 대신 주거 관련 예산이 많은 편이다. 또 시가 청년의 참여에 대한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참여권리 예산이 전국 7% 대비 우리 시는 13% 정도라서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은 정책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협의체, 참여기구와 같은 당사자 집단의 목소리와 더불어 실제 현장의 청년 목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언젠가부터 여기저기서 ‘탈울산’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려스러운 부분은 없는지?

최=언론매체도 그렇고 주변에서 다들 ‘탈울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2019년에서 2020년 통계를 보면 울산의 이주율이 –4%대로 높은 건 맞다. 그런데 경기도만 플러스고 나머지 지역들은 다 마이너스다. 어차피 전국적으로도 지방의 인구감소는 당연한 것인데 산업의 몰락을 인정하지 않고 울산지역의 청년이 빠져나간다는 것만 보고 있는 편협한 시각도 있다. 

 

지방인구 유출은 전국의 문제인데 일부 언론에서는 울산지역 인구 유출에 대한 공포감만 자꾸 심어주는 것 같아 마치 울산이 퇴색하는 도시인 것처럼 비칠까 우려스럽다. <포브스>지에서 2010년 세계 2000대 기업 중 조선업이 5개에서 현재는 3개만 남은 것으로 발표했는데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청년이 왜 빠져나가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울산에 사는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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