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학교에서 간디의 밥상을 생각하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 기사승인 : 2019-01-23 18: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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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밥상

 

아이들이 마을과 소통하고, 마을에서 배우며 자라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찾아다니는 여정 중에 제천 간디학교를 찾았습니다. 첩첩산중 어느 시골 마을에 위치한 간디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니 어디에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왔습니다. 손을 내밀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더니 사뿐히 제 품에 안겼습니다. 따스한 겨울 햇살 아래에서 털복숭이 고양이와 잠시 한 몸이 되었습니다.


간디의 철학-생태주의, 평화주의, 인권과 비폭력의 교육 지향-을 추구하며 새 교육과정에서 지역사회와 연계를 고려하고 있는 간디학교. 교장 선생님의 학교 현황 설명을 듣고 나서, 생태 평화 비폭력주의자 간디 철학에서 주요한 실천 중에 하나가 채식인데 혹시 학교의 급식 중에 채식이나 비건이 반영되는지를 여쭈었습니다. 교사 중에 비건과 베지테리언이 계셔서 배려는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간디학교에서 채식을 공식적으로 권장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학교 시설들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이 생태뒷간이었습니다. 105명의 학생과 26명의 교사가 생활하는 학교에 수세식 변기가 있는 화장실은 없고 생태뒷간뿐이라고 했습니다. 양변기처럼 앉아서 볼일을 보고 난 다음에는 왕겨를 뿌리도록 되어있었죠. 뒷간을 치우는 것이 학생들이 꼭 해야 하는 주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뒷간에서 나온 똥오줌은 학생들이 공동으로 짓는 1천 평의 텃밭으로 간답니다. 물을 낭비하지 않고 똥오줌을 거름으로 사용하는 생태뒷간에다 비건 급식까지 제공한다면 간디 선생님께서 더더더 기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간디학교 졸업생들이 일하고 있다는 가까운 면 소재지의 사회적기업 카페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단체로 쌀국수를 주문하였는데 고기가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비건이라고 밝히고서 육수 없이 쌀국수에 채소만 넣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숙주, 버섯, 양파, 파, 마늘 등을 넣은 쌀국수를 주셨습니다. 고수도 주셔서 넣어 먹었습니다. 마늘을 하도 넉넉히 넣어주셔서 평소에 파와 마늘 등 오신채를 먹지 않는 탓에 매운 맛이 매우 강하게 느껴졌지만 겨울날의 따뜻한 쌀국수가 참 좋았습니다.

 


20대에 간디 자서전을 참 감명 깊게 읽으며 비폭력 평화주의에 끌렸습니다. 30대에 귀농하신 분들과 <힌두스와라지>를 같이 공부하며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간디가 채식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못했습니다. 40대에 접어들어 채식을 공부하면서 간디 철학의 주요한 부분으로 채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답니다. 마을이 잘 살기를 바라며 마을자치를 꿈꾸었던 평화주의자 간디는 가장 큰 마을인 지구마을공동체가 평화롭게 더불어 잘 살기를 바라며 개인의 삶에서 채식을 먼저 실천했고,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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