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으로 올라간 김은희 미스터리 스릴러

배문석 / 기사승인 : 2021-11-09 00: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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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평

첫 화 연출 논란 이후 회복…무난한 초반 흥행

 

작가 김은희가 돌아왔다. <유령>, <시그널> 그리고 <킹덤>으로 국내 시청자뿐 아니라 해외 팬들의 마음까지 챙긴 대표작가다. 작가의 유명세 덕분에 사전제작 분량도 많고 제작비, 출연진, 홍보 기간도 넉넉했다. 그만큼 2021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tvN 토.일 드라마로 10월 23일 첫 회를 내보낸 <지리산>은 국립공원 레인저가 주인공이다.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그들은 거쳐 간다. 주인공은 베테랑 레인저 서이강(전지현)과 신입 강현조(주지훈). 두 사람이 짝이 돼 지리산을 누비다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두고 과거(2018년)와 현재(2020년)를 오가며 초반부가 진행 중이다. 

 

 


현재 시점의 서이강은 휠체어를 탄 채 일하는 장애가 생겼고, 강현조는 병실에 무의식상태로 산소 호흡기를 차고 있다. 둘에게 벌어진 그 날의 사건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드라마는 그 상황이 올 때까지 비밀을 품고 시청자들의 상상을 자극한다.


그렇다고 머리를 쥐어짜게 만드는 전개는 아니다. 두 주인공의 속사정은 가볍지 않으나 그들이 머물러 있는 지리산의 사계절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레인저뿐 아니라 산에 오르는 수많은 사람의 발걸음을 따라 화면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리고 변화무쌍한 날씨를 비롯해 온갖 장애물이 있고, 의문의 연쇄살인을 비롯해 사건도 계속될 뿐.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것은 <시그널>에서 무전기 교신과 반복되는 사건들을 떠올리면 된다. 그리고 미스터리 가득한 스릴러는 ‘K좀비’ 신드롬을 확장시킨 <킹덤> 시리즈보다 더 섬세해졌다. 


김은희 작가는 범죄를 추적하는 스릴러를 ‘지리산’이라는 영험한 기운 가득한 산속으로 옮겨놨을 뿐이다. 거기에도 인간들이 분출하는 욕망이 가득하다. 자연이 품은 신비와 오랜 역사를 망가뜨릴 만큼 여러 갈래로 욕망이 분출하고 충돌한다. 거기에는 일제강점기부터 분단과 한국전쟁 그리고 현재 시점에 이를 때까지 긴 시간에 걸쳐 눅진하게 달라붙은 결과물이다. 빼어난 필력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작가의 내공이 남다르다.

 

 


다만 첫 회부터 높은 시청률만큼 연출력 논란(이응복 PD)이 빚어져 아쉬웠다. CG도 어설펐고, 배우들의 대사 전달도 아쉬웠다. 초반 폭발적인 기운이 바로 꺾이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빠르게 회복해 지금은 무난한 초반 흥행이지만 많은 부분을 작가의 대본에만 기대고 있는 형세다. 


드라마 속 지리산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면 김은희 작가가 얼마나 충실하게 자료조사와 현장답사를 했는지가 훤히 보인다. 특히 ‘빨치산’들이 사용했다는 암호표식이나 웅담을 노린 밀렵꾼이 사용한 ‘감자폭탄’이 그렇다. 


<킹덤>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인데도 현대를 배경으로 한 <지리산>이 나온 것도 신기하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킹덤>이 속편을 준비 중이니, 조선과 대한민국이란 시공간을 오가며 두 편의 드라마를 쓴 셈이다. 아무쪼록 쏟아낸 노력만큼 결말까지 완성도 높은 명작이 되길 기대해본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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