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갖게 되는 지혜의 근원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기사승인 : 2021-10-12 00: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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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보기

한 중년 여인이 상담실을 찾아왔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결혼생활을 한 지 15년 된 이 여인은 최근 독서 모임을 통해 자유와 책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며 자신의 인생을 얘기한다.


20세 때 부모의 이혼을 겪으며 이 여인은 자신의 인생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자신의 의지처를 찾고 싶었기에 항상 누군가를 찾고 있었고, 그게 친구들과 지금의 남편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들과 남편도 그녀 안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달래주진 못했다고 한다. 결국은 스스로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자유와 책임에 대한 답임을 말한다.


그녀의 특성은 상황에 적응이 빠르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빨리 공감해 그것을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공허함도 채워주어야 하는 양심과 의무감, 책임감이 그녀의 심리적 특징이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마음을 따뜻하게 헤아리고 공감하고 얘기하고 서로 협의하는 것을 좋아했고 잘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녀의 남편은 협의가 아닌 설득하는 사람이었다. 상대방에 대한 공감과 이해, 협의보다는 설득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자 했다. 그녀는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고 남편의 설득과 목표에 맞추며 살아왔다. 자신의 욕구를 누르며 살던 그녀에게 생각지 못했던 복병이 찾아오게 됐다. 바로 아이의 사춘기였다. 자신과 잘 통하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었던 아이의 변화는 그녀의 인생에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아이의 사춘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고,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자유와 자신의 자리를 돌이켜 보게 됐다.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과 자유는 스스로 만들고 설계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 그 후로 그녀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 권리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찾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작업 시간을 만들어 그 시간에는 철저히 혼자 있기를 선택했고, 자신이 양보하길 원하지 않는 부분에서 선을 긋기 시작했으며, 자신을 보호하고 주장할 수 있는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반대는 극심했다. 남편은 아내의 설득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회피하기 시작했고, 아이는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들이 누렸던 정서적인 공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욕구만을 채우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그들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신의 상황이 변하지 않음을 알게 된 그녀는 자신이 말한 대로 그저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거리끼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신념과 욕구대로 행동했다. 그렇게 행동하며 3년이 지난 즈음 그녀의 일관성과 한결같음을 이제는 가족들도 존중하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는 비로소 자유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가 느끼고 깨달은 자유는 바로 자신의 신념과 욕구에 충실하게 행동하며, 자신의 행동이 주는 결과를 감수하고 그것을 견디면서, 자기 자신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지시킴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이었다. 그 과정 동안 그녀는 자신의 에너지를 조율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인 엄마, 아내, 직장인으로서의 책임을 잘 해내면서도,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행동과는 반대인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써야 하는 습관을 만들어가려니 에너지의 생성과 충전이 가장 관건이었다고 말한다. 


옛 어른들은 “때가 있다”고 말한다. 학자들은 발달단계라고 말한다. 그 나이 시기마다 경험하고 겪고 지나가야하는 것들이 있다는 말이다. 그 시기의 경험을 통해 각자는 성취를, 고통을, 환희와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결론을 내리며 자신의 인생 나이테를 만들어간다. 그게 비로소 그 사람의 지혜가 되는 것이다. 


무르익어가는 가을, 내 경험을 통해 만든 나만의 지혜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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