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작지 않음을

이영두 공학박사 / 기사승인 : 2022-02-14 0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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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 로켓 어원인 실감개의 모습(Queen Bertha And The Spinners, Albert Anker, 1888). 출처: https://namu.wiki/w/로켓

 

▲ NASA 스테니스 우주 센터에서 시험 중인 로켓 엔진 RS-68. 출처: 위키백과, 로켓 엔진(https://ko.wikipedia.org/wiki/로켓_엔진)

 

가느다란 나무 막대기 끝에 작은 원통이 달려있다.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세워진 그 원통에는 자그맣게 이름이 적혀있는데, 그 유명한 ‘신유성폭음탄’. 심지에 불을 붙이면 피융~ 소리를 내면서 순식간에 허공으로 날아올라 펑! 소리를 내며 터진다. 어린 시절 명절이 되면 친척 어른들께 받은 용돈으로 평소에는 사기도 어려운 신유성폭음탄을 잔뜩 사서 동네 넓은 도랑에서 많이 날렸던 기억이 선하다. 신유성폭음탄은 로켓형 폭죽의 한 종류다. 여기서 로켓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로켓(rocket)은 뉴턴의 세 번째 운동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으로 움직임을 만드는 모터(motor) 가운데 자신이 가진 추진제(propellant)만으로 가속을 일으켜 추력(thrust)을 획득하는 모터를 말한다. 모터? 전동기를 말하나? 한국 사람이라면 으레 모터하면 전동기를 떠올린다. 전동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적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하지만 모터의 원래 의미는 원동기(原動機)에 가깝다. 모터는 라틴어 moto(움직이다)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떤 에너지(수력, 풍력, 조력, 전기력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계를 말한다. 추진제는 쉽게 이야기하여 연료를 말하며, 추력은 반작용으로 발생한 힘을 지칭한다. 총알이나 포탄 등은 로켓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비록 내부 화약(추진제)만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추력을 일으키지만 발사 시점에 단번에 화약을 모두 소진하고 탄피(연료통)와 탄두(발사체)가 분리돼 탄두만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로켓은 연료통과 발사체가 일체화돼 있고 가속이 일시적이지 않으며 지속적이다. 그렇다면 신유성폭음탄은 어떨까? 앞서 살펴본 조건들로 볼 때 로켓이 틀림없다.


로켓이란 용어는 이탈리아어 rocchetto(록끼또)를 영어 rocket으로 번역한 것에서 유래하며, 록끼또는 ‘물레에 거는 실감개’라는 뜻이다. 로켓과 주로 혼용되는 용어로 우주발사체(launch vehicle)가 있다. 보통은 줄여서 발사체라고 하는데 이는 어떤 대상을 쏘아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비행체를 의미한다. 로켓은 추진력을 얻는 하나의 모터이며, 발사체는 추진력을 얻기 위해 꼭 로켓만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두 용어는 엄밀히 말해 다른 개념이다.


로켓이 추력을 얻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로켓의 연료인 추진제가 연소관이라는 통 안에서 타면 대량의 고온고압 가스가 발생한다. 고온고압의 가스는 작은 구멍인 노즐(nozzle)을 통해 분출되는데, 이 분출의 반작용으로 발사체가 추력을 획득해 날아오른다. 이 과정에 적용되는 원리는 제트 엔진의 것과 비교된다. 로켓과 제트엔진의 다른 점은 외부 공기의 유입 여부다. 현재 여객기, 화물기, 전투기, 유도 미사일 등에 사용하는 인류의 대표적 비행기술인 제트엔진은 외부 공기를 빨아들여 압축 후 연료를 섞은 다음 연소시켜 발생한 고온고압의 가스를 이용해 추력을 얻는다. 하지만 로켓은 연료와 산소 발생을 위한 산화제로 구성된 추진제만으로 연소 가스를 생성하기 때문에 외부 공기의 유입이 필요 없다. 따라서 로켓은 외부 공기 유입을 위한 장치가 없으므로 제트엔진보다 구조가 간단하고 외부 공기흡입 속도에 따른 제한이 없어 더 높은 추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우주처럼 외부로부터 공기를 얻을 수 없는 환경에서도 동작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로켓은 자신이 가진 추진제만으로 추력을 생성해야 하므로 추진제의 단위 질량당 충격량인 비추력이 제트엔진에 비해 떨어진다. 쉽게 얘기하면 연료 투입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경제성의 이유로 로켓과 비교해 비록 더 복잡하고 속도의 한계가 있는 제트엔진을 비행기에 사용하는 것이다.


신유성폭음탄과 우주발사체의 추진기관인 로켓이 근본적으로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는 게 신기하다. 물론 이 둘의 구현에 있어서는 단번에 건너기 힘든 물리, 화학, 전기 등의 기초과학 지식들과 이로부터 파생된 공학 및 기술의 발전이라는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어린 시절 하늘을 날아오르는 신유성폭음탄을 바라보며 느꼈던 놀라움 속에는 하늘을 넘어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고픈 로켓의 꿈도 함께 묻어 있음을 생각해 본다. 초기 조건의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작은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나타내는 나비효과가 사회시스템 속에서 유사개념으로서 분자혁명이라는 형태로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시대가 됐다. 신유성폭음탄이 로켓이 된 것처럼, 이제는 작은 것이 작지 않음을 마음에 새겨본다.


이영두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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