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법률] 선거운동 마치고 자원봉사자에게 짜장면 줘도 선거법 위반

박현철 법률사무소 법강 대표변호사 / 기사승인 : 2022-05-23 0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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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아버지는 늘 ‘첫 직장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공계열 특유의 이분법적 화법에 의해 명료하게 말했기에 단순하게 이해하고 살았으나, 시간이 흐르며 누군가의 직장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업체의 대표로 지내다 보니, 첫 직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내면에는 의미 깊은 뜻이 숨어있음을 알아가고 있다.


인간은 직간접 경험을 통해 사회와 현상을 바라본다. 몸과 마음으로 겪어낸 일들, 혹 이를 겪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해석하고 이에 따른 결론을 내리며 행동한다. 즉, 경험에 따라 시각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른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은 많은 사람은 그 시각의 범위를 정하게 된다.


다섯 가지 기준을 신경 써야 하는 직장일 수도 있고, 열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직장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100여 가지 이상의 기준을 복잡하게 고려하며 살아내야 하는 시각 다양화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마주하기도 할 것이다.


결국 큰 조직이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이는 더 넓고 더 깊은 세상이 있음을 무의식 속에 담았을 것이고, 이에 따라 그 사람이 사회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 역시 넓어지는 것이다. 일곱 살 때부터 들었던 첫 직장의 중요성에 대한 부친의 조언을 이제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변호사로서 필자의 첫 직장은 선거캠프였다. 지방동시선거 당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를 준비하던 후보 밑에서 출퇴근을 시작했다. 변호사로서 삶을 시작함에 있어 선거캠프는 다양성을 훈련받을 수 있는 좋은 장이었다.


후보자의 공약으로 드러나는 조직의 성향, 지역사회가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필요, 언론 등을 통한 여론의 판단, 상대 후보자와의 비교를 통한 강점과 보완점 찾기, 선거에서 필수적인 입소문(바이럴) 홍보와 조직의 활용, 선거 비용의 결정 문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선거사무의 방대함, 캠프원들 사이의 관계 등 정말로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마주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이었다. 불과 반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뜻깊은 훈련 현장이었다.


2022년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하여, 이번 칼럼은 간단한 선거법 위반 사례들을 짚어봄으로써 열심히 선거법 위반 사례에 해당하는지 검색하고 있을 선거사무원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우선 후보자나 지지자들의 행동이 선거법상 제한되는 사례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정치관계법 사례 예시집을 내려받아 책자로 만들어두고 여러 차례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 사례가 이 사례집에 들어 있다. 다만, 해당 사례가 없는 경우 반드시 선관위에 문의한 후에 선거행위를 할 것을 권고한다.


다음은 필자가 캠프에서 일할 당시 가장 많이 질문받았던 몇 가지 사례 중 금품 등의 제공행위 금지에 관한 내용이다. 후보자가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당연히 금지된다. 금전이나 물품이 금지됨은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예를 들어 축의금이나 부의금도 금지되는지 문제가 된다. 후보자가 8촌 이내의 혈족이나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의 경조사에 축의금 부의금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나, 일반 선거구민의 경조사에 축, 부의금을 제공하거나 심지어 화환을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한다. 심지어 축사나 주례행위도 금지된다.


선거사무소나 선거연락소의 경우 3000원 이하의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의 다과를 제공할 수는 있으나 식사를 제공할 수는 없다. 또 정당 내부 행사에서 당원에게 상장을 제공하거나 공공성 있는 행사에서 의례적인 범위의 상장을 주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후보자가 학교 입학식, 축제, 마을 체육대회 등에서 상장을 시상하거나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모든 선거캠프는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는데 선거운동 중 어떤 대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 법원은 선거운동 후에 짜장면을 제공한 행위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선관위에 신고된 선거사무원의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이 정하는 수당과 실비를 제공할 수 있다.


노인정 등에 인사 명목으로라도 과일을 제공하는 행위 역시 금지되지만 종교 생활을 하며 성당이나 교회, 사찰 등에 통상적인 헌금을 하는 행위는 허용된다. 선거운동 중 수행원 등에게 통상적인 범위 내인 1만 원 이하의 식사를 제공한 행위는 허용된다.


이 내용들은 선거운동 기간 중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사건 사고 가운데 필자가 당시 질의를 많이 받았던 내용을 정리해 놓은 것이며, 참고사항일 뿐, 세부적인 허가 여부는 선관위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선택이 이뤄지기를 기도한다.


박현철 법률사무소 법강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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