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2차분할, 막을 수는 없었나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9 19:36:03
  • -
  • +
  • 인쇄
상법은 자산·부채 분할, 사업부문에 귀속되는 것만 규정
물적분할로 현대중공업은 그룹 최하위 지위로
▲ 지난 3월 18일, 울산 동구퇴직자지원센터 3층 대강당에서 ‘탈법적인 재벌승계 폭로 및 대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현대중공업 법인분할에 따른 한국조선해양의 사업목적 변경내용을 보면 분할 후 한국조선해양은 각 자회사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수익을 확보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 분할 후 한국조선해양 본사는 서울에 두겠다고 했다. 이는 브랜드나 연구결과를 판매하고 광고 관련 부분도 중간수수료로 챙기겠다는 의미다.


송덕용 회계사는 “일반적으로 수수료가 매출 대비 최대 5%까지 될 수 있고 이것은 현대중공업이나 미포조선 등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이 그만큼 줄어드는 결과가 나올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송 회계사는 “현대중공업 분할 목적은 현대중지주 중심의 기업지배구조 전환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조선 자회사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이후 R&D 등 기술 중심회사로 전환하고 사업부문별 독립경영 및 객관적 평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책임경영체계를 확립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목적도 들어가 있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로 인해 현대중공업 등은 현대중공업 그룹의 최하위 지위로 들어가게 됐다. 물적분할은 기존의 회사가 어떤 사업부문을 분할해 자신의 자회사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인적분할이 분할회사의 주주들이 분할된 각각 회사의 주주가 되는 것이라면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100% 주주가 되는 것이다. 이런 물적분할의 특성을 이용해 기존회사를 분할해 종속회사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상법 규정에는 자산과 부채의 분할은 해당 사업부문에 귀속되는 것 외에는 이사회가 결정된다고 돼 있다. 회사가 주장하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경우란 조선 관련 매출채권이나 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매입관련 채무 등이다. 반면, 구분되지 않는 경우는 현금이나 금융상품, 차입금 등인데 물적분할 시에 분할과 관계 없이 기존 채무 등은 연대책임을 지게 돼 있다.

송덕용 회계사는 “자산과 부채의 분할은 명확하게 해당 사업부문에 귀속되는 것 외에는 이사회가 결정한다는 규정을 이용해 회사는 현금 등과 현금 전환 가능한 자산의 약 40%를 한국조선해양에 귀속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조 2800억에 달하는 차입금은 현대중공업에 그대로 남겨뒀는데 사업부서가 아닌 한국조선해양이 현금을 많이 가져가면서 조선해양 제품건조 등 현금이 많이 필요한 회사에는 현금이 아닌 부채만 떠넘기게 된 것이다. 송 회계사는 “이처럼 자산과 부채를 분할하는 이유가 현대중공업 그룹의 지배구조 환결에 필요한 자금을 지주회사가 조달하지 않고 한국조선해양이 부담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결국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중공업 등 종속회사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지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 방법에는 배당이나 급여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거나 자기주식 소각인 간접배당 형식을 통해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2년 동안 현금배당을 했는데 그 금액은 총 5410억 원이었다. 그 중 정몽준 회장이 약 1400억 원을 받았고 정기선 부사장은 270억 원을 받았다. 연 평균 135억 원을 받은 셈인데 이중 연간소득세를 낸 후 금액은 74억 원으로 추정된다. 매년 현대중공업지주가 3000억 원을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정기선 부사장의 배당액은 약 80억 원 정도 된다. 하지만 이정도로는 종자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대중지주는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지주 이사회 결의로 48만8000주 자기주식 취득

이해관계자 사이 이해상충 해소해야

현대중지주는 2020년 2월 이사회결의를 통해 48만800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했고 이후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그 결과 정몽준 회장과 정기선 부사장의 지분 합계가 1%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정기선 부사장의 지분율은 0.16%가 올라갔는데 이처럼 중간 중간에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지분율을 높이고 있었다. 현재도 현대중지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166만 4931주나 된다. 자기주식 소각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종자돈 마련을 위한 다른 방법으로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에서 급여를 받는 것이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2019년 임원급여 총액은 46억 원으로 증가했는데 입원급여가 등기이사 대상일 경우 정기선 부사장과 몇 명의 급여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정기선 부사장의 급여가 수십억 원일 가능성이 있는데 비상장 회사의 임원급여는 제한이 별로 없다. 따라서 현대글로벌서비스 임원들의 급여는 회사의 매출이 증가하면 그에 맞춰 증가하는 것이고 가장 큰 수혜자는 정기선 부사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 십 억 원의 급여를 받는다고 해도 배당을 포함해 충분한 현금을 마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2018년 말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힘스로부터 일부 사업부를 양수했는데 2019년 4월에는 현대힘스와 현대중공업터보기계를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힘스와 현대중공업터보기계를 매각하면서 조선기자재 자회사를 정리한 것이다. 이번 매각으로 거제 지역 협력사들의 물량이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각도 있었다.

인수주체는 현대힘스의 경우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인 허큘리스홀딩스에,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금융 컨소시엄인 팍스톤매니지먼트에 매각했다. 매각액의 경우 현대힘스는 기업가치 평가액이 1300억 원인데 그 중 75%인 975억 원이었고,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750억 원에 매각했다. 송 회계사는 최근 영업이익 기준으로 일반적인 평가액이라며 평가액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인수주체가 금융기관이 만든 펀드라는 것은 완전한 의미의 매각이 아니라 옵션부 매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송 회계사의 주장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 EE&S로부터 선박제어 전력사업 부문을 인수했고 코마스 유상감자로 한국조선해양은 250억 원을 확보했다. 사업과 재무구조 재구조화가 진행중인 것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송 회계사는 이해관계자 사이의 이해상충을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익을 보는 최대주주와 손해를 보는 국가, 노동자사이의 이익손해 교차관계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은 자기주식과 분할재무 구조 불균형 문제를 법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고 노동조합, 단협, 근로조건의 자동승계를 법적으로 강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회사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분할 후 다른 계열사와는 달리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기암 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