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판기일의 진행(1)

박현철 변호사 / 기사승인 : 2021-08-30 00: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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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삶의 가장 치열한 모습은 법정에서 자주 보인다. 당사자끼리 아무리 소리 지르고 멱살 잡고 다퉈도 해결되지 않자 마지막으로 찾아온 곳이 사법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 필자 역시 법정 방청석에 앉아 다음 재판을 대기하며 앞 재판을 보고 있으면 다양한 삶의 군상들을 보게 된다. 누군가 삶에서 가장 치열한 순간을 구경하는 꼴이 돼 늘 마음이 무겁고 죄스럽기는 하나, 특히 형사 재판 과정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대처를 하는 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형사 재판을 앞둔 분들에게 간략한 조언을 드리는 것이 어떨까 싶다.


자주 보는 안타까운 장면은,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재판절차에 적절히 따르지 않는 분들이다. 아래 사안들은 놀랍게도 필자가 가끔 법정에서 보는 장면들이다.

Scene #1
재판장: (공소장을 읽으며) 2021고단12345 사건을 진행합니다. 피고인 홍길동 씨 나오셨나요?
피고인: (방청석에 앉아서) 왜요?
재판장: 피고인석으로 나오세요.
피고인: (방청석에 앉아서) 왜요?

Scene #2
재판장: (검사 측에) 공소장의 주요 사실 등 요지를 간략히 말씀해 주시죠.
검사: 피고인은 지난 2018년 3월, 2019년 5월, 2020년 7월에 각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는 자입니다. 피고인은 술을 마신 채로 운전을 하지 아니하여야 함에도 지난 2021년 1월 1일 15시경 혈중알코올농도 0.2%의 수치로 울산 공업탑 부근에서부터 울산 남구 옥동 부근까지 약 1km의 거리를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피해자 이피해 및 김피해 씨를 역과하여 전치 3주의 상해를 발생했다는 사실로 공소가 제기된 것입니다.
재판장: (피고인에게) 피고인은 위 사실에 대하여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에 관하여 답변하세요.
피고인: 거 참, 검사님도, 사람이 술 한잔 마시고 거 한 5분 운전한 거 가지고 이렇게 오라 가라 해도 됩니까. 거 피해자들도 보니까 살짝 스친 정돈데 4주라니! 그거 보험사기 수사나 똑바로 하소!

Scene #3
재판장: 우선 피고인에게 변호인 선정을 위해 한 기일 속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니 다음 재판기일은 2021년 10월 4일 15시로 지정합니다. 피고인 반드시 출석해야 하고 주소지나 연락처에 변경이 있으면 반드시 이 법원에 알려야 합니다. 아시겠어요?
피고인: 그날 친구들이랑 등산 모임이 있는데 주말 아침에 재판받으면 안 됩니까?
재판장: …

형사재판은 공판기일에 공개로 진행된다. 위 안타까운 상황들을 필자는 라이브로 지켜보고는 한다. 우리 법원이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사또 재판을 하는 곳도 아니고 검찰이 고문해 진술서는 받아내던 시대도 지났다.


그러나 법의 무게는 무겁다. 피고인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기관을 거쳐 이 사건 공판기일에까지 출석한 것이고, 공판기일 법정에 있는 재판장뿐 아니라 실무관, 참여관, 속기사, 검사, 변호인, 경위 모두가 피고인에 대한 엄중하고도 단호한 처벌을 진행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진실되고 진지한 태도로 부인의 의사를 법정에서 전달해야 할 것이며 더욱이 범죄 행위를 인정한다면 공판일에서라도 본인의 깊은 반성의 태도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박현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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