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365] 원예치료와 치매예방

이태우 현대예술심리재활센터 이사장, 20년차 치매예방활동가 / 기사승인 : 2022-05-23 0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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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트를 가보면 원예 코너가 있다. 갈 때마다 그 면적이 점점 넓어지는 것 같다. 한때 안 보이던 꽃집들도 동네에 하나둘씩 늘어나고, 얼마 전에 생긴 필자가 사는 동네의 꽃집엔 입춘 이후로 크고 작은 화분들도 점점 많아진다. 꽃집 안뿐만 아니라 꽃집 앞 공간에도 주르륵 각양각색의 화분들이 놓이고, 인터넷에서도 화분을 판매한다. 옛날 같으면 택배로 화분을 구매하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택배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 포장도 상품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요즘 아이들 말로 배달의 민족이라 배달 시스템이 잘 갖춰진 모양이다.


원예 코너뿐만 아니라 수족관 관련 제품도 따로 코너가 만들어졌다. 요즘 노인들은 집에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 대신 작은 관상용 물고기를 키우는 일이 많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생명체가 인간에게 주는 피드백이 그만큼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의미가 되겠다. 몇 년 전 식물을 키울 때 잔잔한 클래식을 틀어주면 더 잘 자란다는 말이 있었다. 최근 어느 연구에서 밀폐된 공간에 화분을 여러 개 놓고 다정한 사람과 폭력적인 사람을 번갈아 넣은 뒤 식물이 뿜어내는 주파수를 기록한 일이 있었다. 식물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을 하면 식물은 안정적인 주파수를 뿜어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면 식물의 주파수는 매우 불안정해진다는 결과였다. 시간이 얼마간 지난 뒤 그 사람이 다시 들어왔을 때 식물의 주파수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연구 결과는 날채소를 먹을 때 동물을 산 채로 씹어 먹는 기분이 들게도 하지만, 어쨌든 식물도 동물처럼 반응한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원예를 치료의 목적으로 활용해왔다.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 모든 삶의 배경과 개인적 기량에 무관하게 원예활동 자체가 인간의 심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정신질환, 신체장애, 다기능장애, 시각장애, 뇌 손상 환자, 노인, 만 12세에서 18세의 청소년, 학습장애아, 만 12세 이하의 어린이, 치매환자, 약물중독자, 전과자, 실직자 등을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신질환자(20.2%)와 신체장애인(17.7%)에게 가장 많이 원예치료를 쓰고 있고, 영국은 학습장애아(41%)와 신체장애인(20%)에게 가장 많이 쓰고 있다.(이상 미국원예치료협회, 2004년.)


원예치료의 목적은 치료, 재활, 장기 간호, 훈련, 사회적응, 교육, 생산, 경영, 여가, 자조 등으로, 미국은 치료(35%), 훈련과 사회적응(각각 18%)의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영국은 치료(28%), 재활과 훈련(각각 14%)의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이상 미국원예치료협회, 2004년.)


원예치료는 원예활동의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이전에 경험했던 활동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원예활동은 인지적 기능 면에서 기억력 향상, 동기부여, 주의력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기능 면에서 삶의 질 향상, 자아존중감, 행복감, 만족감 등이 향상됐고,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 등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식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책임감, 희망 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사회성, 상호작용 등에도 도움이 된다. 크고 작은 근육을 사용하게 되면서 신체 재활훈련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고, 면역력, 심장박동 수 감소 등의 건강 유지 또는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원예활동은 식물을 돌보고 가꾸는 과정에서 스스로 식물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을 통해 독립성, 문제해결 능력에도 효과가 있다.


원예치료가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데 있어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이며 안전한 이유는 위협적이지 않으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합예술치료 가운데 원예치료는 생명력이 있는 식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식물은 정성을 들이면 잘 자라는 것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혹시라도 가꾸는 식물에 문제가 생길 때 더욱 능동적으로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봄으로써 더 큰 긍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예활동의 방법은 마당이 있는 경우 텃밭을 가꾸고, 마당이 없으면 실내 정원을 만들거나 옥상이 있으면 옥상정원을 만들어도 좋다. 거실에 공기정화식물을 놓고 원예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관이나 민간에서 제공하는 텃밭에서 주말농장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화분에 상추나 방울토마토를 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동안 칼럼을 통해 치매에 대한 정의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서술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2004년 현재 미국은 16.7%, 영국은 12%의 비율로 원예치료를 실시하고 있고, 미국은 치매환자에게도 3.1%로 활용하고 있다. 노인과 치매환자에게 원예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나왔기 때문이다.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원예활동은 젊은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우리 노인들이 젊은 시절에는 농사일을 일상처럼 했고, 지금도 좋은 수확물을 얻기 위해 하는 텃밭 가꾸기 등의 작은 농사를 짓기도 한다. 홀로 산다는 것은 심신의 병을 유발하게 하는 근원이 될 수 있다. 부부가 함께 지내도 혼자보다는 낫지만 적적하거나 무료하기는 마찬가지다. 원예활동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으로 무리가 없으면서 노화와 퇴화를 최대한 늦추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이 곧 치매예방활동이다. 오늘 당장이라도 작은 플라스틱 통에 흙을 담아 씨를 뿌려보자. 손뼉치기도 꼭 함께 진행하시길 바란다.


오늘의 학습자료는 점선을 따라 꽃을 그리고 빈 공간에 더 그려 넣고 싶은 것이 있다면 더 그린 뒤 색칠한다. 옆의 한자는 아름다울 미(美)다.


이태우 현대예술심리재활센터 이사장, 20년차 치매예방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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