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이아린 청소년(농서초 6) / 기사승인 : 2021-01-28 00: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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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자

코로나가 발생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집에만 있다고 하는데 우리 엄마는 아침이면 외출을 한다. 우리 두 딸을 키우느라 정성을 다한 엄마가 어느 날부터 이른 아침 외출을 서두르는 모습이 이상하게 싫지 않다.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난 뒤 자연스럽게 나는 엄마가 늘 집에서 하던 일을 흉내 내서 따라 해 본다. 숟가락을 놓으면서 엄마가 차려두고 간 밥을 동생과 맛있게 먹는다. 항상 집에서 간식이며, 모든 것을 직접 요리해 준 우리 엄마의 큰손 덕에 자라면서 안 먹어 본 음식이 없는 것 같다. 그런 큰손을 가진 엄마가 안 하던 화장도 하고, 립스틱도 가끔은 바르고 얼굴에 생기가 가득 차 있다. 늦게까지 우리를 위해 이야기도 들어주고 함께 하느라 피곤할 만도 한데 이름 아침인데도 오히려 쌩쌩하게 잘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선다. 그래선지 나도 요즘은 씩씩한 말투의 말괄량이가 돼 가는 듯하다. 조용한 내 성격이 언제 이렇게 씩씩하게 됐지? 엄마가 변하니, 나도 따라서 변하는 것 같다. 


우리 엄마는 다시 사회로 돌아가 자기 일을 시작하게 됐다. 우리 엄마가 ‘환희’라는 밝은 이름을 가진 여성으로 되돌아간 거다. 밝고 싹싹한 성격의 엄마가 사회생활을 했을 땐 분명 인기가 많았을 듯하다. 우리 집에서도 인기가 많으니까. 예전에도 엄마는 일하고 싶어서 몇 번의 도전을 했다. 내가 어렸을 적, 사실 엄마가 없으면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시간을 활용할지 몰라 엄마 없는 티를 팍팍 내는 바람에 엄마의 도전은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나도 나이가 들었나? 엄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한 것이 엄마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다. 이렇게 행복해하는 엄마를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가족 걱정에 맘 놓고 나가서 일도 하지 못했을까 생각하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유난히 금술 좋은 부모님 덕에 동생과 나는 엄마가 힘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 아빠도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해 주고, 우리도 엄마를 사랑해서 엄마는 당연히 행복만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이 좋아지기 위해선 더 노력할 게 있다고 하는 이유를 이번에 알았다. 엄마는 우리의 엄마이자, 아빠의 아내이지만, 사람 유환희로도 행복할 기회가 더 있단 것을 말이다. 벌써 작년이 돼버린 지난 5월, 엄마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승진까지 했다. 우리 엄마에게 나는 광채가 한줄기 더 늘었다. 그래서 더 예뻐 보인다. 


큰 건 아니지만, 아직 요리는 자신이 없고 해서, 동생과 나는 역할을 분담해 청소한다. 동생은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나는 바닥을 청소한다. 밀대에 청소포 한 장을 단단히 고정하고 바닥을 밀다 보면 머리카락과 먼지들이 하루 사이에 또 엄청나다. 예전엔 전혀 몰랐는데 우리가 수많은 먼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엄마가 하는 걸 보고 배운 게 있어서, 먼지만 없애고 그만두려니 양심에 찔린다. 물걸레도 끼워 두 팔로 밀대를 누르면서 전진한다. 최대한 구석구석 엄마 눈에 띄지 말라고 빡빡 문질러 닦는다. 특히 주방은 요리 잘하는 우리 엄마 발바닥에 뭐라도 묻을까 봐 더 열심히 청소한다. 아직은 엄마 요리를 더 많이 먹고 싶다. 엄마가 꼭 알아주길 바란다. 사실 우리 아빠가 집안일을 다 한다.


가족 사랑이 많은 우리 아빠는 엄마가 일하기 전에도 많은 일을 했지만, 지금은 엄마가 푹 쉴 수 있게 주말까지도 아빠가 사랑의 마음으로 집안일을 많이 한다. 이렇게 엄마와 동생 그리고 나, 여자 셋을 위해 항상 함께해 주는 나의 수호신 우리 아빠다. 


엄마가 원래는 주지 않았던 용돈을 요즘 준다. 사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중학생이 된다고 생각하니 용돈도 꽤 잘 쓸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우리 가족의 행복한 시간도 새롭게 변하듯 부모님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나를 잘 따라주는 동생이 있어 고맙고, 사실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든든한 부모님 못지않게 더 사이좋게 지낼 것이다. 언니가 중학생이 돼도 더 노력할 게 동생아, 사랑해.


이아린 청소년기자(농서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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