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

신무철 신내과의원 원장 내과전문의 / 기사승인 : 2021-05-24 0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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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들어온 할머니께서 소견서를 하나 적어달라고 하신다. 평소에 어지럼증이 있고 몸이 약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면 위험하다는 내용으로. 동사무소에서 그렇게 적어오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해 준다고 했다고 한다. 동사무소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고 병원에서 그런 내용으로 소견서를 적어 줄 수도 없겠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상당히 두려워한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현재까지 나온 자료들을 종합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이 어느 정도 빈도로 발생하며 과연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발열 및 몸살과 같은 일반 부작용과 사망,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 및 혈전증 같은 중대한 부작용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 종합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를 1431명 접종하고, 화이자를 80명 접종해 부작용을 설문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한 가지라도 부작용을 경험한 빈도는 아스트라제네카는 90%, 화이자는 52%로 조사됐다. 주사부위 통증, 붓기 그리고 발열, 두통, 몸살 등 각각의 부작용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에서 30~60% 정도 호소했고, 화이자 접종군에서는 5~11% 정도로 호소해 화이자 접종군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에 비해 낮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도 20명 정도의 직원이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받고 대부분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이중 2~3명은 수일간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일반 부작용은 화이자에 비해 아스트라제네카가 많다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며칠 내로 회복되는 일반 부작용이 접종 거부의 주된 원인은 아닐 것이고 당연히 중대한 부작용의 빈도와 위험성이 중요할 것이다. 


중대한 부작용은 신고된 의심 사례를 평가해 인과관계가 확인된 경우만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보고한 이상반응 발생 동향 자료에서 아나필락시스의 빈도를 보면 전체 30건의 아나필락시스가 인정됐고 이중 화이자가 177만8707건 중 6건(100만 건당 3.4건), 아스트라제네카는 180만8107건 중 24건(100만 건당 13.3건)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아나필락시스는 화이자 백신에서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현재까지는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빈도가 높았다. 영국에서는 두 백신 간의 아나필락시스 발생 빈도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접종 30분 이내에 발생하고 에피네프린 같은 약제로 치료할 수 있어 이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혈전증에 대해 살펴보자.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혈전증은 일반적인 혈전증과는 달리 혈소판감소증을 동반하고 희귀 부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정맥동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CVST)이라고 뇌의 정맥에 발생하는 혈전증과 복부 정맥에 발생하는 내장정맥혈전증(Splanchnic vein thrombosis)이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대표적인 희귀 부위 혈전증이다. 최근 발표된 유럽의약품청의 자료를 보면 유럽에서 약 2500만 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고 86건의 뇌정맥동혈전증과 내장정맥혈전증이 관찰돼 인구 100만 명당 3.4건의 빈도로 발생하고 약 20%에 해당하는 1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했다. 희귀혈전증은 주로 60세 이하의 여성에서 첫 번째 접종 후 2주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관찰됐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서구에 비해 혈전증 빈도가 10~50%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백신에 의한 혈소판감소증을 동반한 희귀 부위 혈전증은 100만 명당 1명 정도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약 10%가 사망한다면 1000만 명당 1명의 사망자가 생길 수 있고,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9월까지 3600만 명을 접종할 계획인데 약 2000만 명이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다면, 2명 정도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고 예측된다. 물론 단순 계산에 의한 예측이라서 앞으로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으며 아무리 그 숫자가 적더라도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그 사람과 가족들에게는 어떠한 통계나 예측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체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와 의료계는 현재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최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1900명인데 100만 명당 1명 발생하고 1000만 명당 1명 사망이 예상되는 백신의 희귀한 부작용을 피하려다가 코로나로 인한 더 큰 희생을 초래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5월 6일 현재 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는 95건이며 아스트라제네카 51건, 화이자 44건이다. 최근 ‘백신 접종 후 다수의 사망자 발생’과 같은 자극적인 언론 보도가 많이 보이는데 사실 이는 별 의미가 없는 수치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하루 847명이 사망하고 65세 이상 사망자는 661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인과관계가 확인되지도 않은 채 ‘접종 후 몇 명이 죽었다’ 같은 자극적인 문구를 전달하는 것은 일반 국민에게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기만 할 뿐이다. 외래 진료를 보다 보면 많은 노인분들이 ‘요새 방송을 보니 아스트라제네카 맞고 많이 죽는다고 하는데 나같이 약한 사람들이 맞아도 되냐’고 물어보신다. 언론은 국민 건강을 생각해 조금 더 사려 깊게 제목을 정하고 보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중 95%가 60세 이상이고 백신으로 인한 희귀 부작용은 대부분 60세 이하에서 문제가 되는데 이런 내용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안타깝다. 지병이 많은 노인분일수록 더욱 접종해야 하고 그래야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의 예방효과는 80~90%이며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는 거의 100%로 효과 면에서는 아주 훌륭한 백신이라 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몸살 같은 부작용이 많은 편이고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혈전증의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접종 시기를 늦출수록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화이자나 더 좋은 백신이 공급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고 위험한 판단이다. 화이자 백신이 좀 더 나아 보일 수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또한 지금까지 개발된 독감백신 같은 다른 백신들에 비해 부작용이 더 심각하지도 않으며 효과 또한 우수하다고 판단된다. 


신무철 신내과의원 원장,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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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철  신내과의원 원장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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