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바꿔봅시다

오문완 전 울산인권운동연대 공동대표 / 기사승인 : 2021-02-18 0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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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 잘 모른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얘기를 시작하는 게 편하겠습니다. 이 글은 정치도 잘 모르는 사람이 왜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 시민공동행동’(시민공동행동) 공동대표를 맡았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쓰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누구나 느끼시겠지만, 정치의 영역에서 아직까지는 인간이 발명한 최상의 작품일 겁니다. 민주주의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곳은 고대 그리스, 그 중에서도 아테네겠습니다만, 이곳에서도 민주주의의 탄생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군주정부터 귀족정, 참주정 등 많은 실험의 결과 최고의 정치체제를 민주정이라고 결론 내리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민주주의는 ‘주의’(이즘)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념(이데올로기)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영어로 쓰자면 demoism이 아니고 democracy입니다. 민중(demos)을 떠받드는 게 아닙니다(비유하자면 자본주의, capitalism은 자본, capital을 모시는 이념인데 민주주의는 그런 이념체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민주주의는 민중이 힘(kratia)을 갖는 체제입니다(demos+kratia=democ racy). 독재자도 아니고 재산가도 아니고 민중이 힘을 갖는 게 민주주의라는 얘기지요. 결국 숱한 정치체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민주주의이고, 이 민주주의가 아직까지는 제일 쓸만한 친구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민주주의를 어떻게 구체화하느냐 하는 데 있습니다. 애당초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다들 아시겠지만 직접민주주의였습니다(물론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되는 지점은 여성과 노예는 뺀 소수 남성만의 민주주의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그렇듯이, 인권의 발전 단계를 따져볼 때도 자그맣게 출발하여 끝은 창대한 게 인권의 역사입니다. 인권의 영역이 어디까지 미치겠느냐 여쭈신다면, 인류가 소멸할 때까지라고 답할 수 있겠습니다. 이게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지요). 괄호 속이 너무 길었습니다. 괄호 밖으로 나오자면, 그래서 아테네에서는 또 뽑기 민주주의를 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 중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꽤나 잘 알려진 얘기일 겁니다. 실제 이 재판을 할 때 재판관을 어떻게 뽑았습니까? 지금처럼 직업 법관이 있었나요? 아닙니다. 재판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 자기의 명판(요즘 말로 하면 명함인데 커다란 원형 모습인 것)을 상자에 넣고 그 가운데 500명을 뽑아 재판을 맡겼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면 요즘 법조인들은 꽤나 분개할 터인데 건전한 상식을 지닌 시민이라면 누구나 재판관이 될 수 있다는 얘기지요. 지금 이런 얘기를 한다면 그 사람은 포퓰리스트(populist)라고 지탄을 받겠지요. 하지만 역사는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실은 우리의 개념이라는 게 시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포퓰리즘(populism)이 악의 대명사로 얘기되지만 애당초 포퓰리즘이야말로 민중(people)을 위한 것 아니었을까요?


지금은 간접민주주의, 즉 대의제를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의제도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표를 뽑고 그 대표가 제대로 된 정치를 펴 가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 얘기는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누가 대표로 뽑히는지 다들 아실 터이니까요.


남구청장 선거, 남구 주민들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선거입니다(어찌 보면 울산,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그 의의가 남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 선거에서는 주민의 뜻을 정치로 옮기는 대표가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대의제도를 인정하되 직접민주주의의 요소를 가미한 대표의 선출! 이게 제가 공동대표를 맡은 이유입니다. 


오문완 전 울산인권운동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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