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해소엔 칡꽃, 꽃말은 ‘사랑의 한숨’

최미선 한약사 / 기사승인 : 2021-05-25 0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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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약재 산책

어린 시절 산골에서 자랐다. 그 시절 봄에 엄마가 고사리를 꺾어 오시면 항상 달려가 보따리를 먼저 풀었다. 푸릇푸릇 야들야들한 찔레줄기와 칡줄기를 찾기 위해서였다. 과자가 드물었던 그 산골에선 봄에 먹을 수 있는 최고의 간식이었다. 칠순이 넘으신 엄마는 시골 뒷산을 걷다가 아직도 찔레, 칡 줄기를 꺾어 주신다. 아무 맛도 없는 무미에 가까운 이것들보다 더 맛있는 간식을 아직은 못 찾았다. 

 

▲ 칡꽃. 갈화.

내가 그 시절 먹었던 칡줄기를 한약명으로는 갈용이라고 한다. 맛은 무미에 가깝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한약재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무미에 가까운 맛(淡味)을 가진 약재, 소변을 잘 통하게 하는 효능을 가진 약재가 많다. 복령이나 택사가 그에 해당한다.


여름이 시작되면 칡에 꽃이 피기 시작한다. 한약명으로는 갈화라고 하는데, 개화하기 전 꽃을 약재로 사용한다. 칡꽃은 대표적 효능이 숙취 해소다. 숙취로 인한 두통, 발열, 구토 증상 등에 효과가 좋다. 갈화가 들어간 갈화해성탕은 숙취 해소의 명약이라 불리는 약으로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논문도 다수 존재한다. 주당들에게 희소식, 여름부터 올라오는 칡꽃을 따서 말린 후 차로 음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칡뿌리. 갈근.

칡에서 약재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는 뿌리로 갈근이라고 불린다. 갈근은 그 뿌리가 너무 길고 깊어서 최근에는 포크레인을 동원해서 깬다고 한다. 채취 시기는 꽃과 잎이 다 지고 난 후 늦가을부터 겨울까지다. 긴 뿌리가 땅속 깊은 곳의 물을 이용해 자신의 생장에 쓰듯 갈근도 인체의 수분을 적절히 배치해 몸을 생장하는 데 사용한다. 갈증을 멈추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고, 피부 모공을 열어 땀을 내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감기약, 피부약, 설사약에 응용한다. 또한 칡은 콩과 식물에 속한다. 콩과 식물의 특징인 이소플라본 계열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갱년기 여성들에게 아주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갈근을 이용한 대표적인 처방이 갈근탕이다. 먹기 편하게 알약이나 가루약으로 많이 나와 있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이다. 주로 몸살감기 증상에 이용하는데, 건장한 체격이나 비교적 기육이 두텁고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이 감기몸살에 걸려 근육통이 심하거나 열이 날 때 투약한다. 효과는 드라마틱하다고 할 정도로 좋은 편이다. 반면에 몸이 차갑고 기육도 얇고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는 잘 사용하지 않는 처방이다. 

 

▲ 칡줄기. 갈용.

지금은 많지 않지만 예전에 등산로 입구에 생칡즙을 판매하는 곳이 많았다. 숙취 해소, 정력 강화에 좋은 효능이 있다고 해 장년의 남성들이 주로 애용하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 효능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나 차가운 약재에 속하므로 장이 약한 사람에겐 설사를 유발하기도 해서 난처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칡꽃의 꽃말이 ‘사랑의 한숨’이라고 한다. 조금씩 더워지는 날씨, 뒷산에 올라 칡꽃의 한숨을 귀 기울여 들어야겠다.

 

최미선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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