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속의 빛

이영두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연구교수 / 기사승인 : 2021-07-26 0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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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 그림1. 사인파의 파장(λ). ©위키피디아

 

햇살의 아름다움이 잠시 지구를 떠나는 계절, 여름이다. 비록 찜통더위에 햇살이 부담스럽지만 지구의 모든 생물은 태양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인간은 햇살, 곧 빛이 있기에 사물을 볼 수 있다. 빛을 통해 시각적으로 식별된 세계는 인간을 보다 활동적으로 만들어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게 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물과 생물을 조우하게 한다. 현대에 이르러서 인간은 빛을 다른 어떤 생물들보다 다채롭게 사용한다. 실사 또는 가상 정보의 전달 매체로서 TV, 스마트폰, 광고판 등 모든 종류의 디스플레이(display)에 빛이 요구된다. 만약 빛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세계는 모든 것이 침묵과 멈춤으로 수렴된 하나의 검은 장면으로 변해 버릴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 빛이란 무엇일까? 햇살을 살펴보자. 태양빛은 여러 가지 색이 혼합된 백색광이다. 프리즘에 백색광을 통과시켜 보면 여러 가지 색깔의 빛으로 분리할 수 있다. 이렇게 분리된 각각의 단색광은 프리즘을 다시 통과시켜도 더 이상 나눠지지 않아 단일한 것으로 보이지만 편광판을 이용하면 몇 개로 더 분리할 수 있다. 편광(偏光)은 말 그대로 한쪽으로 치우친 빛으로 빛의 진행 방향 가운데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빛을 말한다. 감옥에서 세로로 된 쇠창살로 세상을 보면 수직적 느낌의 세상이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이 눈으로 색깔을 식별할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 한다. 빨간색에서 보라색까지 나타나는 무지개를 떠올려보자. 이렇게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자외선, X선, 감마선, 적외선, TV파, 라디오파 등의 비가시광선도 모두 빛이다.


빛의 특성을 나타내는 척도로서 주파수(frequency)와 파장(wavelength)이라는 숫자를 사용한다. 주파수는 주기적인 현상이 단위시간(1초) 동안 몇 번 발생했는지를 나타내는 숫자로 단위는 Hz(Hertz)다. 파장은 주기적 현상의 길이를 나타내는 숫자로 단위는 m(meter)를 사용한다(그림1 참조). 주파수와 파장은 반비례의 관계를 갖는다. 주파수가 커지면 파장이 작아지고, 파장이 증가하면 주파수가 감소한다. 가시광선에서 주파수가 커지면 빛의 색깔은 빨간색에서 파란색을 거쳐 보라색으로 나타난다. 주파수가 더 커지게 되면 비가시광인 자외선, X선, 감마선으로 넘어간다. 이때 파장은 빨간색부터 감마선 그리고 그 이후까지 계속해서 짧아진다. 반대로 주파수를 작게 하면 보라색에서 빨간색으로, 그리고 적외선을 거쳐 TV파, 라디오파 등으로 옮겨간다. 파장은 점차 길어진다.


지금까지 빛이 무엇인지 햇살을 중심으로 그 외형적 특징과 빛을 구분 짓기 위한 대표적인 척도를 이야기했다. 빛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몇 가지 과정이 더 필요하기에 이후 칼럼에서 이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빛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빛의 생성은 전자의 가속운동으로 이뤄진다. 전자는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중성자와 양성자 주변을 돌고 있는 입자로서 외부로부터 열 또는 빛 등의 에너지를 얻게 되면 원자핵을 벗어나 자유롭게 이동하는 자유전자 상태가 된다. 전기적 성질을 가진 입자를 개념적으로 전하(electric charge)라 부르는데 전자와 양성자 모두 전하에 속한다. 전압은 전하가 가지는 위치에너지의 차이를 나타내는 숫자로 단순하게는 두 개의 전하 입자가 갖는 전기에너지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전기적 위치에너지가 큰 쪽에서 낮은 쪽으로 전하를 이동시킴으로 이를 압력으로 표현한다. 전압이 가해지면 전자는 높은 전압에서 낮은 전압으로 움직이도록 힘을 받게 되는데 이 힘에 의해 전자는 가속운동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기에너지의 일부가 전자기파로 변환되는데 이것이 바로 빛(전자기파)의 생성이다. 마치 호수에 돌을 던지면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파문이 퍼져나가듯 전자의 가속운동은 빛이라는 전자기파동을 만든다.


우리가 일상에서 심드렁하게 만나는 빛 속에는 인간의 오감으로 인식할 수 없는 미시적이지만 복잡하고 정교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연속적인 연쇄가 우리의 일상을 비추고 있는 것이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너무나 바쁘다. 지난주를 돌아보면 무엇을 했는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어떤 때는 어제 일도, 심지어 몇 시간 전에 무엇을 했을지도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모든 것을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과거라는 일상의 산물이기에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피기 위해서는 의미적이고 미시적 삶의 과정들을 정교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영두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연구교수 leeyd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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