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시대의 관공서 전화

정진익 농부 / 기사승인 : 2020-12-16 00:00:31
  • -
  • +
  • 인쇄
자작나무

1876년 2월 14일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 미국 특허 사무국에 특허를 신청했다. 그후 눈부신 통신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전화는 물론 화상전화, 인터넷 은행업무 사물 자동화 등 알 수도 없는 신기술을 휴대폰과 결합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아직도 1876년에 머물고 있는 곳이 있다.
관공서는 방문해도 그렇고 전화를 해도 그렇고 담당자와 이야기할 확률이 50%정도인 것 같다. 면사무소 군청 시청 농림부 식약처 등 정부부처까지. 특히 전화는 40%일 정도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담당자가 내게 전화할 때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관공서는 1876년의 전화기이고 나는 2020년의 통신기기 휴대폰이기 때문이다. 


출장을 가면 왜 전화연결이 되지 않을까? 나도 집전화로만 연락이 온다면 거의 전화를 받지 못하고 전화 왔다고 전해 듣든지 전화기에 온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내가 전화 거는 정도를 우리는 20세기에 했었다. 이런 일들이 관공서에 전화하면 일어나는 일이다. 흔히 듣는 말이 지금 자리에 없는데 전화번호 남겨주시면 전화 주겠단다. 하지만 공무원은 나에게 언제나 쉽게 21세기 휴대폰으로 연락을 한다. 내 휴대폰으로는 19세기 전화기로 19세기 방법으로 전화번호를 남기라는 배려를 받는다. 


최근 조류독감 때문에 가축방역본부에서 일요일도 없이 전화가 온다. 내가 동의를 하지 않았는데 강제적이고 일방적이다. 쌍방향은 그래도 이해를 하겠다. 밑으로만 전달되지 위로는 전달되지 않는 것은 모두 지시다. 왜 공무원들에게 지시만 받고 살아야 하는가? 


큰 줄기에서의 민주화는 이뤄졌어도 말단의 민주주의는 아직이다. 권위주의 시대와 비숫한 행정체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는가? 먼저 행정구역이 그렇고 행정방식이 아직도 이장이 전달하는 방식이다. 


지원 사업이나 꼭 필요한 행정 사업이 있을 때 행정이 개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아직도 이장을 통해서 이뤄진다. 말은 홈페이지에 공지를 한다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어디에 들어가야 볼 수 있는지 찾기가 어렵다. 이걸 홍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냥 면피용이다. 그런데 이장은 공무원이 아니라서 공지를 제대로 할 의무가 없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결국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돼 있다. 왜 21세기 통신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인가?


예를 들어 울주군이 가축사육제한구역을 만들면서 2015년 이전에 있던 축사는 양성화하라는 공문이 나왔다. 이장과 도로변 현수막, 군청 홈페이지, 신문 방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렸다. 그런데 정작 농민들은 알지 못했다. 소를 키우는 농가는 한우협회를 통해서 전파가 되고 마을에 소를 키우는 농가가 많으니 입소문으로 퍼졌는데 닭을 키우는 농가는 독립적으로 일을 하다 보니 알 길이 없어 닭을 못 키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울주군의 경우 닭 21마리 이상을 키우려면 마을에서 1km 떨어져야 가능하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런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효과는 없는 방법으로 알렸다. 


그럼 명단이 없었는가하면 조류독감의 유행으로 관내 집집마다 닭을 키우는 농가를 이장을 통해 전수조사하고 전화번호까지 확보하고 조류독감 예찰전화를 매일 하면서도 정작 농민의 생업을 달린 일은 다른 부서라는 이유로 외면한 것은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하나? 매일 전화가 오니 행정으로부터 농장 허가를 받았다는 인식을 농민에게 심어주는 효과가 있었고 정작 무허가 양성화는 알지도 못한 가운데 기간이 지나가 버린 것이다. 조류독감 이야기는 매일 하면서 왜 생업이 달린 무허가 축사 양성화는 전화로 이야기해주지 못했는가? 


우선 공무원들에게 공용 휴대폰을 지급하자. 최소한 근무시간 안에는 언제든지 연락이 돼야 한다. 민원인들에게는 언제든지 전화하면서 공무원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너무 행정편의주의다. 어느 부서 무슨 담당의 휴대폰이 있으면 지금 같은 전화기가 필요가 없다. 그러니까 유선전화에 해당하는 공용 휴대폰을 하나 더 만들어서 최신 통신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문자로 주고받아도 될 일을 일일이 전화로 소통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다. 


전염병 대유행 시대에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기에 화상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19세기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건 정말 아니다. 적어도 20세기 통신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진익 농부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진익 농부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