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뜻깊었던 2020년, 마을주민 모두 하나 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9 23: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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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순 농소2동 마을계획단 대표.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4일 울산경제진흥원에서는 2021년 울산광역시 마을계획단 공모사업 1차 설명회가 열렸다. 마을계획단이란 읍·면·동 단위의 마을(발전)계획, 실행을 희망하는 주민 리더, 마을활동가, 일반 주민 등 10인 이상 다양한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공동체)​를 뜻한다. 울산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에서도 지속가능한 마을생태계 조성으로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2020년 마을계획단 사례 발표도 있었는데 농소2동의 강호순 대표가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작년 한해 진행했던 농소2동 마을계획단의 사업을 설명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작은 축제를 통해 마을공동체 모두가 하나가 됐으며 가족 간의 화목도 돈독히 할 수 있었던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 지난해(2020년) 농소2동 마을계획단은 현안의제발굴회의에 다같이 참여하고 행사마다 책임위원을 정하면서 회원 간에 케미를 잘 이끌어 냈다. 농소2동 마을계획단 제공.


14명 마을계획단, 회의에 모두 참여

이기암 울산저널 기자(이하 이)=작년 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농소2동 마을계획단 사업들이 잘 진행됐던 것 같다. 이처럼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강호순 농소2동 마을계획단 대표(이하 강)=울산시에서 시행하는 마을계획단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됐는데 우선 14명으로 마을계획단을 구성, 전통음식 두부 만들기 체험, 달빛 건강 힐링 걷기, 별빛 축제 가족별 그리기, 청소년 숨은 명소 찾기 워크숍, 약수마을 스토리텔링 등 총 다섯 가지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우리가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행사 진행을 위한 회의를 할 때 모두가 참여하고 행사마다 책임위원을 정하면서 회원들이 도와주는 식으로 회원들 간 케미를 잘 이끌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고 각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에 참여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전화와 문자가 굉장히 많이 왔다.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그 말 한마디가 ‘이렇게 사람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 농소2동 마을계획단 사업은 겨울에 소복소복 눈이 쌓였을 때 물방울 하나만 떨어트려도 눈이 사르르 녹는 것처럼 많은 분의 노력과 관심이 한 데 모여 큰 성과를 이뤄냈던 것이다. 14명의 농소2동 마을계획단 회원님들, 그리고 울산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박가령 센터장님과 직원분들, 농소2동 행정복지관 관계자분들, 농소2동 풍물단 등 고마운 분들이 많다.
 

이=행사마다 모두 회의에 참가했던 게 회원들 간의 결속력을 단단하게 했던 거 같다. 작년 농소2동 마을계획단에서 했던 활동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두부 만들기 체험과 명소 지도 그리기

강=먼저, 전통음식인 두부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예부터 농소2동에는 마을에 밭이 정말 많았고 콩 농사를 주로 지었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말에 의하면 재배한 콩으로 메주를 쓰고 장도 담그고 두부도 만들었는데 그 두부를 시장에 내다 팔아 자녀들 옷도 사 입히고 공부도 시켰다고 한다. 전날 8시간 정도 콩을 불려서 새벽에 콩을 갈았다. 참여한 주민들이 두부 만드는 것은 처음이었던 터라 옷을 버리기도 했지만 두부 맛이 굉장히 고소해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자주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지난해 울산 북구 농소2동에서는 가족들, 연인들이 함께 하는 별빛축제가 열렸다.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제공.

 

또 울산 북구가 젊은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농소2동은 아이들이 굉장히 많은 동네로 우리 동네의 명소를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아이들과 함께 명소 지도 그리기를 진행했다. 마을계획단 회원들이 마을 명소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이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 아이들의 생각을 어떻게 이끌어 낼지 고민을 많이 했다. 아이들과 함께 탐방을 다니면서 명소마다 설명해 가면서 명소 그리기를 완성했다. 

 

이때 만든 지도를 농소2동의 9개 학교에 배부했는데 학교 측에서는 이 지도 한 장으로 우리 마을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었다고 말씀해주시더라. 특히 이 사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창의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함께 호흡하면서 놀아주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각 명소를 다니면서 아이의 무궁무진한 능력을 잘 이끌어 내서 ‘살아있는 교육을 참 잘했구나’하고 뿌듯함을 느꼈다. 다만, 예산의 부족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는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업에는 예산 확보를 넉넉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기도 했다.

옛 명성 약수터 복원, 가장 큰 숙제

이=약수터의 물이 워낙 좋아 멀리서도 사람들이 찾아와 물을 길어 갔다던 약수마을에 명소가 그렇게 많다고 하던데?
 

강=약수마을은 동대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피부에 좋다고 했고 줄을 서서 물을 길어 갈 만큼 전국에 소문이 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약수마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이 약수터의 물을 길어다 먹으면 속병이 있는 분들도 회복됐다고 하고 그 명성에 걸맞게 1970년대에 새마을운동 전국 최우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계발이 이뤄지면서 어느 순간 약수터는 사라지게 됐고 찾기도 힘들어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했다. 약수터를 찾아 북구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아름답게 복원시키는 것이 큰 숙제로 남아 있기도 하다.
 

▲ 별빛 축제에서 가족들이 하얀 티에 별을 그리고 있다. 농소2동 마을계획단 제공.

 

약수마을에는 8대 명소가 있는데 떡방앗간, 정이 넘치는 토담가든, 점방(옛날식 편의점), 활산정, 약수천, 약수마을 입구 굴다리, 빨래터, 마을 벽화 등이 그것이다. 요즘은 방앗간을 쉽게 볼 수 없지만 약수마을 떡방앗간은 60여 년 전에 생겼고 지금까지도 장사를 하고 있다. 오래된 집과 상가가 소박하면서도 정이 가는 토담가든이 있는데 약수마을의 김만식 대표님은 20여 년 전 배 밭 한쪽에 집을 지어 토담가든이라는 식당을 운영했다고 한다. 옛날식 진열대에 과자가 진열돼 있는 점방, 1962년 사연댐이 만들어졌을 때 큰 한옥을 뜯어서 복원한 활산정, 4계절 마르지 않는 약수천은 약수마을의 자랑이다. 약수마을 입구에는 굴다리가 있는데 여기엔 동해남부선 철로가 있다. 전에는 도로와 터널 사이가 좁아 큰 차가 지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길을 넓혔으며 2000년 12월 이 굴다리도 완성됐다고 한다. 그런데 비가 오면 가끔씩 잠기기도 해서 그날은 마을 주민들에게는 비상이 걸린 날이었다고 한다.


매곡천 달빛 걷기와 신천공원 별빛 축제

이=매곡천 달빛 건강 힐링 걷기로 가족들 간에 추억도 많이 쌓였다는데 축제 분위기는 어땠는지?
 

강=물이 순환하는 매곡천은 매년 정비사업을 해온 결과 지난해 드디어 준공했다. 은하수 조명이 있어 매곡천이 별처럼 비치기도 해 좋은 운동코스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 진행한 매곡천 달빛 힐링 걷기는 100여 명의 가족들이 참여해 가족 간 추억이 쌓이고 화목을 도모할 수 있었던 뜻깊은 행사였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지압 걷기도 했다. 진행요원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서 지면 다시 걸어야 했는데, 한 주민이 가위바위보를 여러 번 져서 계속 걸어야 했던 광경에 주민들이 즐거워하기도 했다. 

 

또 우리 마을에는 신천공원이 있는데 사실 나도 농소2동에 살았지만 이렇게 멋진 공원이 있는 줄은 몰랐다. 신천공원에서 열린 별빛 축제는 소나무밭에서 열렸는데 마을계획단 회원들이 직접 풍선을 만들어 소나무에 달고 조명도 준비해 거는 등 멋진 야경을 만들었다. 또 가족별로 텐트를 치게 해서 하얀 티를 주고 거기에 별을 그리게 해 패션쇼도 했다. 

 

농소2동에는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사는데,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만 집에 있는 편이 많았고 그 가족들에게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조그마한 행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신천공원 별빛 축제는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축제였고 참여했던 분들도 이번에는 우리가 도움을 받았으니 이 행복을 다른 가정에 돌려주고 싶다고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 지난해(2020년) 농소2동 마을계획단은 청소년들에게 숨은 명소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기회로 청소년 숨은 명소 찾기 워크숍을 진행했다. 농소2동 마을계획단 제공.


이=축제를 통해 가족 간에 소중한 추억이 생겼고 이 행복이 다른 가정에도 이어지면서 농소2동이 정겹고 아름다운 마을이 돼 가는 거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농소2동 마을계획단은 주민들 눈높이에서 스토리를 발굴하고 마을을 그려보자는 취지로 마을계획단을 조직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주민공동체 교육, 설명회, 간담회, 전문 컨설팅을 통해 많은 사업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마을의 자원을 발로 찾아 숨은 마을 명소를 기록하는 등 애향심과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높였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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