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미래

이인호 시인 / 기사승인 : 2020-12-23 0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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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세상

영국과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 접종이 코로나19를 정복하기 위한 인류의 여정에서 긍정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부정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지 아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당장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 주요 유럽 국가들이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가져다 온 충격은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쉽게 가시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지 모른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말이다. 공연을 보고, 전시회에 가고, 극장에 가고,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친한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었는지. 근무 중에도 마스크를 쓴 채 내가 내쉰 숨을 내가 들이 마시며 사는 일이 얼마나 불행한지 우리는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미셸 우엘백이 1998년에 쓴 <소립자>에서 인류의 새로운 종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처럼 우린 이미 마스크를 쓴 새로운 인류가 탄생하고 있음을 보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 아이들에게는 올 한 해가 어쩌면 가장 자유로웠던 한 해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우리나라의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흥미와 떨어져 있는지 새삼 깨닫게 해줄 수 있게 해줬고, 그렇게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아이들이 다시 인류의 새로운 종으로 탄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이 코로나가 몰고 오게 될 충격이 어쩌면 교육 분야에서 새롭게 시작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서열화와 구분 짓기를 통해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모는 교육이 얼마나 무용한지 그래서 모이지 않고 평가 받을 기회가 자연스럽게 사라진 아이들이 맞이하게 될 또 다른 교육의 모습이 우리의 미래를 아주 다르게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이번에 개발된 백신의 유형은 과거와 다른 mRNA 구조라고 한다. 이 구조의 핵심기술을 개발한 카탈린 카리코 박사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이 연구에 40년을 몰두했고, 연구 지원금도 없이 실험에 성공하고 특허 출원을 했지만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속에 불과 1년 만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게 된 핵심기술로 새롭게 평가를 받고 있다. 


바로 그 기술을 이용해 세계 각국이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고, 과거와는 다른 구조의 백신이 지금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의 변종이 등장하고 있어 백신의 유효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라오고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백신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니 생각해보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변종이 등장한 것처럼 이미 기존 질서에 벗어나 있던 누군가는 그에 맞는 새로운 준비를 이미 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우리의 미래를 누가 준비하고 있는가 생각해본다, 기존의 경쟁에 익숙해진 채 그 익숙한 성공의 경로를 따라 걷게 설계된 아이들이 만들어 낼 미래와 그 익숙함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은 채 살아 갈 아이들이 만들어 낼 미래 중에 무엇이 우리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 말이다. 


이인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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