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평화밥상] 상처에 감사드립니다

이영미 / 기사승인 : 2015-10-28 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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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주가 지난 오늘 제 오른 팔은 낮에도 밤에도 조금씩 따끔거리며 가렵기도 하고 당기기도 합니다. 2주 전에 식구들의 아침을 준비하다가 가스레인지의 불이 옷자락에 붙는 바람에 오른 팔과 겨드랑이 안쪽 부분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제 몸과 마음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예전보다는 조금 더 느리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40여년 살아오면서 나를 위해서 참으로 많은 일을 해 온 오른 팔을 자주자주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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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화상을 입었을 때는 몹시도 당황스럽고 아팠지만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가족들과 주변 이웃과 먼 곳의 지인들 그리고 신의 지극한 사랑에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서양의학과 동양의학 그리고 민간의학 그리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다양한 삶의 지혜를 제게 나누어 주시며 힘과 용기를 주신 분들과 기꺼이 시간을 내어 제 몸을 보살펴주신 분들과 마음으로 치유의 에너지를 보내주신 분들 덕분에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로 가는 길이 다양하듯이 상처를 치유하는 길도 다양해서 잠깐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는데 제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제 몸의 자연치유의 힘을 믿으며 제 생활에 맞게 치유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미채식의 힘을 믿었고요.

10여 년 전 귀농학교서 만나 인연이 이어진 하얀머리 할머니로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산골에서 병원에서 고치기 힘든 병을 자연치유로 낫게 도와주시는 어르신을 찾아뵈었더니 “얼굴도 손도 발도 아닌 곳에 적당히 다쳐서 참 좋은 공부하겠네!” 하시며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상처가 호전되어 가고 있다고 전하니 “정신의식 95프로 이상 좋아지는 100프로입니다. 밝은 세상 빛이 되기 위해서 불도 뜻이 있을 겁니다. 건강관리도 함께 하셔요.”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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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을 당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막내가 담임선생님이랑 친구들과 1박2일 기차여행을 가게 되어 도시락을 싸야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엄마 휴대폰에 이른 새벽 한 쪽 팔에 가아제 천을 감고 현미채식김밥을 싸는 엄마 모습을 남겨 놓았더군요. 보통 학교 가기 전 엄마의 하루 일과를 물어 보는 막내는 사고 후 한 동안 밖에 볼 일을 보러 나가는 엄마에게 “엄마 그 분 만나고 오면 엄마가 더 좋아지는 거죠?” 했습니다. 어제는 문득 이웃의 한 할머니가 보고 싶어 찾아갔습니다. 아흔 가까우신 나이에 한 쪽 손을 못 쓰시는데 자유로운 한 쪽 손과 발로 마늘을 까고 계셨습니다. 늘 제 삶을 예쁘게 지켜봐 주시는 지라 같이 마늘을 까면서 최근의 일을 말씀드리니 놀라시다가 하시는 말씀이 “죄를 안 지었으니 그만 했지”, “아픈 사람은 아프지만 바깥양반이 얼마나 놀랐겠노?” 하시더군요. 엄마가 아내가 다쳐 학교생활 직장생활하는 아이들과 남편이 평소보다 더 많이 함께 해주니 그 또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현미채식김밥 만들기>

재료; 현미 또는 찹쌀현미, 김밥 김, 단무지 또는 장아찌, 두부, 우엉, 당근, 버섯, 시금치 등의 길쭉한 제철 잎채소, 깻잎 등의 넓은 제철 잎채소, 간장, 소금, 조청, 식용유, 식초, 통깨

1. 멥쌀현미와 찹쌀현미를 3:1 정도 비율로 살살 씻어서 손목이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밥을 짓는다.
2. 두부는 1센티미터의 두께로 납작하게 썰어 소금을 살짝 뿌려 두었다가 물기가 스며 나오면 면행주로 물기를 닦아내고 달군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구워 낸다. 뜨거운 기운이 나가고 식은 뒤에 손가락 굵기로 다시 자른다.
3. 두부 구워 내고 달구어진 팬에 당근채를 볶으며 소금을 골고루 뿌려준다. (두부 구워 낸 팬에 당근채를 볶으면 기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좋다.)
4. 단무지를 써도 좋고 오이지나 무 등의 장아찌를 총총 썰어 단무지 대용으로 써도 좋다.
5. 통우엉은 살살 씻어 껍질째 길게 또는 가늘게 채썰어 물 조금 넣고 졸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간장을 넣고 국물이 거의 없을 때 조청을 넣고 조린다.
6. 새송이버섯이나 불린 표고버섯을 취향에 따라 간장이나 소금을 넣고 살짝 조린다.
7. 깻잎이나 상추 등의 넓은 잎채소는 씻어 물기를 빼둔다.
8. 시금치, 미나리 등의 길쭉한 잎채소는 깨끗이 씻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내어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하고 고소한 맛을 원하면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조금 넣는다. 생으로 양념하지 않고 그냥 김밥 속으로 사용해도 좋다.
9. 고슬고슬하게 지은 현미밥을 넓은 그릇에 퍼 담고 소금, 식초, 통깨를 조금 넣어 골고루 섞는다.
10. 현미밥 위에 깻잎을 깔고 두부, 당근, 버섯, 우엉, 단무지, 푸른 채소 등을 나란히 놓은 후 돌돌 말아준다. 깻잎이나 상추 등의 넓은 잎채소는 없어도 좋지만 밥 위에 깔고 다른 재료들을 놓으면 김밥이 재료의 수분으로 물러져 터지는 걸 막을 수 있는데 넓은 잎채소가 없으면 전장 김을 반으로 잘라서 밥 위에 깔아도 된다.

**위의 김밥 속 재료들이 남으면 잘게 다져서 현미밥에 골고루 비벼 채소주먹밥을 빚는다.

===현미채식김밥은 산 들 바다에서 나오는 뿌리, 줄기, 잎, 열매 (꽃)를 골고루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평화밥상은 사람과 지구를 더불어 살리는 순 식물성의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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