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의 행복산행] 영남알프스의 막내둥이 고헌산

김봉길 / 기사승인 : 2015-10-28 17: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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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가을이 완연함을 알린다. 붉고 노란 단풍들이 빠른 곳은 이미 져서 거리에 뒹굴기도 하지만 아직 가을 내음을 풍기려고 하는 곳은 온통 알록달록 가을을 알리고 있다.

14고헌산

가을 단풍하면 울산 시내에서는 문수구장의 단풍이 압권이다. 구장을 빙 둘러 단풍의 화려함이 극치를 이룬다. 곳곳에 커다란 사진기를 든 사람들의 물결이 쏟아지며 짧은 가을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가을풍경은 태화강 하구의 갈대에서도 느껴진다. 명촌교 위에 서서 내려다보는 갈대의 풍경은 특히 빌딩 사이로 황혼이 질 때 극치를 이룬다. 수많은 카메라맨들의 셔터놀림이 한창 바빠지는 계절이 가을이다.

가을은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산을 오르게 하는 마력이 있다. 단순히 단풍의 풍경만을 보는 게 아니라 짙어가는 가을의 여정 속에서 산이 익어가는 모습을 보며 인생의 여물음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느끼게 하는 소중한 학습이 되기 때문이리라.

가을을 짙게 느끼게 하는 울산의 근교산 하면 단연 언양의 고헌산을 꼽는다. 둥그스름한 산 정상에 서서 삼백육십도로 몸을 빙 돌리며 바라보면 울산을 둘러싼 모든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의 거대 산군들은 물론이거니와 경주 쪽의 단석산과 백운산도 한 눈에 볼 수 있고 울산의 진산 문수산과 남암산의 쇠뿔같은 산세를 바로 앞에서 조망할 수 있다. 발아래에는 울산에서 언양으로 흐르는 들판의 곡선도 한 눈으로 관찰할 수 있고, 경주 산내들의 깊은 울림까지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지형의 이점에 더해 가을이 깊어가면서 영남알프스가 온통 단풍에 휩싸이는 풍경은 사람을 감동의 물결로 몰아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헌산이 비록 영남알프스의 산군들에게선 떨어져있지만 왜 이 산이 영남알프스에 속할 수밖에 없는지를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산을 오르는 대표적인 코스는 궁근정리의 고헌사 아랫쪽에서 시작해 쉬는 틈을 주지 않고 쭉 뻗어 오르는 최단 코스의 길이다. 고헌산 서봉을 거쳐 궁근정리 마을 복판으로 내려서는 세 시간여의 길은 땀을 흠뻑 빼기에 충분하다. 반대쪽 경주 산내면 소호마을에서 올라오는 코스는 마을 한복판으로 뚫린 길이 초목에 가려 찾기가 어려운데 마을 입구 고갯길에서 시작하는 길이 지금은 대세라고 봐야 한다. 이 길은 정상부를 관통하는 임도를 타고 올라와 산불감시 초소를 거쳐 소호마을을 빙 둘러 내려오는데 제법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산의 북동쪽 도동마을에서 오르는 코스는 제법 길다. 이 코스는 봄에 올라야 맛이 좋다. 지천에 널린 진달래 터널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고헌산에서 경주쪽 백운산을 거쳐 단석산까지의 종주길도 오르내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언양 들판에서 솟구쳐 올라 영남알프스와 주위의 산들 가운데 서서 이 산군들이 주변의 인간들과 살아가며 엮어내는 역사와 사람살이의 우렁찬 연주를 지휘하는 모습은 고헌산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준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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