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다시보기] '육룡이 나르샤'와 사극 속 민중

노지우 / 기사승인 : 2015-10-28 17: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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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엔 <사도>가 올해 흥행 3위에 올랐다. 그리고 TV 드라마에선 또 한 편의 사극이 출발했다. 이름으론 시대를 짐작키 어려운 SBS의 <육룡이 나르샤>.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이어지는 여섯 명의 인물을 ‘용’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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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역사 속 인물과 가상의 주인공이 섞여 있다.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이 실제고 분이, 이방지, 무휼은 가상이다. 앞은 처음부터 권력의 텃밭 속에 있고 뒤는 망국의 그늘 속 가난을 먹고 자란다. 많은 주인공을 앞세워 자칫 혼란한 구성을 걱정했지만 웬걸,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 해진 모양새가 매우 튼실하다.

아역들의 퇴장 후 이제 성인 배역의 본격적인 위치 잡기가 한창이다. TV 드라마의 생명력을 가름하는 시청률 판세도 성공 쪽에 자리 잡았다. 왜일까? 비슷한 시기를 다룬 대하사극 <정도전>(2014)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을 법한데. 뻔히 알면서도 보게 되는 이유는.
사극의 단골은 조선과 왕

삼국시대 이전 고대사를 다룬 사극들이 인기를 끌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조선왕조실록>에 바탕에 둔 조선 왕들의 역사. 대표적으로 MBC가 1983년부터 7년 동안 끌고 간 <조선왕조 오백년>이 있다. KBS는 대하사극으로 각 시대를 돌기에 앞선 나라도 있지만 결국 왕을 빼놓을 수 없다. <태조 왕건>과 <대조영>처럼.

퓨전사극 열풍과 함께 등장한 인물 <대장금> <동이> <바람의 화원>같은 작품도 있지만 모두 궁중의 요리사, 의사 그리고 악사로 왕의 인물들이다. 다른 걸 꼽자면 1996년에 만들어진 <임꺽정>과 1983년과 현재 리메이크된 <장사의 신-객주> 정도.

신 용비어천가가 될 것인가?

‘육룡이 나르샤’는 세종 때 지어진 <용비어천가>의 1장에 나오는 말이다. 원래는 이성계의 증조부부터 태종까지 왕의 계보를 칭송한 것이다. 하지만 <육룡이 나르샤>는 그 중 둘만 남기고 정도전을 더한 후 나머지 셋은 민중의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사실 그게 정확한 것이다. 어느 시대에도 민중이 없는 세상이 있겠는가. 권력을 가진 지배계층만 조명을 받았을 뿐. 실제 세상을 바꾸고 만든 것은 절대 다수의 민중이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에 ‘이순신’이란 빼어난 명장도 거북선과 판옥선을 만든 기술자와 노를 젓는 격군 그리고 맨 앞에서 칼과 총을 맞은 병사와 백성들 없이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총 50부로 6개월 간의 여정 중 이제 10%인 3주가 방영됐다. 왕들만의 역사가 아닌 새로운 전형을 만들 수 있을까 궁금하다. 이무기가 되지 않고 승천하는 용의 기운이 닿길.
※ 육룡이 나르샤 : SBS (월, 화) 오후 10:00, 10월 5일~ 총 50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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