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경 시인의 맛집 멋집 탐방] 유일정

황주경 / 기사승인 : 2015-11-12 13: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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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존재가 식성을 결정한다?
촌에서 자란 이유로 필자의 음식취향은 육식보다는 채식주의에 가까웠다.
산에 들에 지천이던 나물반찬에 된장국 하나면 고봉으로 담은 밥그릇을 게 눈 감추 듯했다.
육회도 비릿해서 싫어하던 나였다.
그랬던 필자가 도시에 살면서 온갖 육고기들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창궐할 때도 눈앞에 나타난 닭육회를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유일정', 이 집은 갈매기살 전문집이다.
오래전부터 고기쟁이들에게 아름아름 이렇게 소문났었다.
“갈매기살에 쇠고기 맛이 난다.”
고기면 환장을 하는 아이가 막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였다.
육즙이 참숯에 떨어지기 무섭게 한 점 시식한 아이가 이렇게 물었었다.
“아빠 갈매기살이 쇠고기야?”
갈매기살은 돼지 갈비뼈 사이의 고기를 발골한 것이므로 자체가 얇다.
기름이 없기에 육즙이 나오기 시작하면 다 익었단 증표다
이 집의 비결은 양념을 않고 일정 기간 숙성시킨 갈매기살을 쓴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달동 골목의 옛 가게에 있을 때만해도
주인장은 손님들이 다 보는 주방 앞에서 일일이 발골 작업을 했다.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퇴근 후 소주 한잔에 쫄깃한 갈매기살 한 점은 하루의 피로를 다 날린다.
그리고 이 집의 막국수는 오래 전부터 인기 식사 메뉴다.
육식 이후 칼로리가 낮은 시원한 막국수는 제격이다.
음식점은 자고로 정갈해야 손님이 끓는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일흔을 넘겼을 것 같은 사장님은 깔끔하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주방과 홀을 넘나들며 잠시도 쉬지 않고 쓸고 닦으신다.
그 정성이 오늘날의 번영을 있게 했을 것이다.
그 옛날 비좁던 가게는 지금 울산병원 뒤에 새 건물을 지어 옮겼다.
존재가 식성을 결정하는 거 맞다.

남구 월평로 159길 19 (울산병원 옥외주차장 맞은편) 267-0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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