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술의 역사기행] 반구대 암각화3

김문술 / 기사승인 : 2015-11-12 13: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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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는 우리나라에도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가까운 경주, 포항지역에서부터 전국에 걸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암각화는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는데 특히 몽골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 잘 남아 있다. 이 지역 암각화가 잘 남게 된 것은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역사
왼쪽부터 혹등고래, 범고래, 귀신고래, 북방긴수염고래

이렇게 많은 암각화 가운데서도 유독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적인 문화재로 주목받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고래 그림 때문이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58마리에 이르는 고래가 조각되어 있다. 한 곳에 이렇게 많은 고래들이 조각된 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암각화에 그려진 고래의 사실적 묘사는 18세기 유럽에서 그려진 고래 그림들과 대조적이다. 유럽에서는 고래의 몸통이 실제보다 통통하게 묘사되어 있다. 당시에는 죽어서 해안으로 떠밀려온 고래 밖에 볼 기회가 없었으므로 이미 부패해서 부풀어 오른 상태의 고래를 그렸던 것이다. 이에 비해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그림은 매우 사실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생포에서 오랫동안 고래잡이에 종사하신 분들에게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들에 대해 문의한 결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래 이름을 바로바로 알아냈다고 한다. 이것은 반구대에 새겨진 고래 그림들이 사실적으로 그 특징을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귀신고래는 목 아래에 깊고 짧은 홈이 4~5개가 있는 것이 다른 종과 구분되는 핵심적 형질이다. 북방긴수염고래는 위턱이 큰 아치형이고 등지느러미가 없다. 혹등고래는 아래턱으로부터 항문까지 줄지어 있는 폭이 넓은 주름이 다른 고래들과 구분되는 요점이다. 이 고래는 가슴지느러미가 크고 몸체 선의 윤곽이 다른 고래와 다르다. 그러나 선으로 나타내면 다른 고래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복부의 주름은 다른 고래와 구분되는 이 고래의 유일한 특징이다. 향고래는 사각형의 머리와 가늘고 긴 아래턱의 특징을 그렸다. 범고래는 등과 배가 흑백으로 뚜렷이 구분되고 등지느러미의 위치가 약간 전방에 위치하도록 그렸다.

선과 면으로 고래를 그리면 대부분의 고래가 비슷비슷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구대암각화에서는 분류학적 형질을 강조하여 그렸기 때문에 종식별이 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이 종식별이 가능한 것은 아마 포획한 고래들에 대한 외부 형태적 관찰, 즉 과학적 식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해상에서 유영하는 고래들도 관찰하여 그렸다는 것이다. 북방긴수염고래의 물뿜는(분기)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반구대 암각화가 새겨진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수렵시대로 암각화들이 널리 새겨졌다. 고래 그림은 노르웨이, 일본, 멕시코 등지의 암각화에도 있지만, 고래의 종류를 알 수 있는 그림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한 곳에 많은 고래가 모여 있을 뿐만 아니라 고래의 특징적인 부분, 즉 현대적인 분류키를 부각시켜 한 눈에 고래의 종을 알 수 있도록 그렸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산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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