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술의 역사기행]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

김문술 / 기사승인 : 2015-11-26 14: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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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는 한국미술대전집과 국립미술관 제1호 작품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되었다. 이와 같이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이다. 반구대암각화를 비롯한 이 일대 역사문화경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이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유산 등재가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암각화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세계적 문화유산은 빠르게 훼손돼 가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상류에 위치하여 1년에 8개월 정도 물속에 잠겨 있다. 2003년에서 2010년 사이 훼손 정도를 조사해 본 결과 암각화의 20% 넘는 부분이 침식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다시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정밀 조사해 보면 그 훼손 정도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훼손의 주된 원인은 물론 침수 때문이다. 이대로 두면 얼마 가지 않아 암각화는 영원히 사라져 버려 한낱 전설로 남게 될 것이다.

이같은 암각화를 지키려는 노력이 있어왔지만 아직 뚜렷한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수많은 논의와 논쟁이 벌어지는 사이 암각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망가져 가고 있다.

암각화 보존 방안 가운데 가장 활발히 논의되었던 것은 사연댐 수위를 낮추거나 아니면 아예 허물어 버리자는 것이었다. 암각화를 원형대로 보존하는 것은 이 방법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부족한 울산의 식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이 울산시 입장이다. 그러나 울산의 물 부족 문제는 사실과 달리 왜곡된 측면이 많다는 주장도 있다. 사연댐 수위를 낮추 대신 울산에서 가까운 곳으로부터 식수를 끌어오자는 방안도 제기되었으나 그곳 지자체에서 난색을 표하여 이것 역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물막이 차단막을 설치하는 방안이 채택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한 그리고 영구적인 해결 방법은 될 수 없으며 임시방편적인 것에 불과하다. 벌써부터 차단막 설치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암각화가 있는 바위면을 통째로 도려내어 인근의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예를 이집트 아부심벨 사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집트 지폐에도 등장하는 아부심벨 신전은 3200년 전 람세스 2세 때 조성되었다. 원래의 아부심벨 사원은 반구대 암각화와 비슷한 위치의 강 연안 절벽을 파내서 만들어졌는데 높이가20m, 절벽 속의 너비가 60m에 이른다. 우리나라 석굴암과 비슷한 구조지만 규모가 몇 배에 이르는 거대한 건축물이다.

이같은 아부심벨 사원이 아스완댐 건설로 나일강 물속에 잠기게 될 운명에 놓이게 되자 유네스코는 1960년도 총회에서 아부심벨 신전의 구제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전개하였다. 이때 우리나라도 기념 우표를 발행하여 수익의 일부를 유네스코에 기증함으로써 이 운동에 참여한 바 있다.

유네스코에서 파견된 문화재 전문위원과 기술진은 신전을 구성하는 바위를 톱질하여 20∼30t의 블록으로 절단한 다음 저수지 수면보다 70m나 끌어 올려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데 성공하였다. 수장 위기에 처한 아부심벨 신전은 유네스코의 헌신적인 노력과 현대 공학의 혜택으로 원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여기에 비해 반구대 암각화는 높이 3m, 폭 10m가량 되므로 아부심벨 신전의 6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연댐을 허무는 것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반구대 암각화가 더 훼손되기 전에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무튼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는 시간을 다투는 절박한 문제로 하루 빨리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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