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산행] 독수리와 함께 비상하는 영축산

김봉길 / 기사승인 : 2015-11-26 14: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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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 이름은 불교와 관계가 깊다. 특히 높고 깊은 산일수록, 풍경이 뛰어날수록 위대한 가람이 존재하고 그 가람의 창건설화와 어우러지면서 산의 이름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산 이름은 중국의 명산이나 석가모니의 족적을 따라가는 인도의 산 이름을 따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 속에서 커다란 이름을 남긴 스님들과의 인연도 산 이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탄생이든, 입적이든, 그 스님이 그곳에 절을 세운 일화든. 그런 의미에서 영축산은 완벽한 불교의 산이라 하겠다.

영축산은 우리나라의 큰 가람인 불보종찰 통도사를 품은 산이다. 불교의 세 가지 보물 즉 부처님과 경전과 스님 중 부처님을 모신 절이 통도사다. 신라의 자장율사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홀로 수행타가 당나라로 유학 가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와 가사, 불두골, 손가락 뼈, 경전과 염주를 받아서 귀국한다. 절을 세울 터를 찾던 중 현재 통도사가 있는 터의 뒷산이 석가모니가 설법하던 인도의 영축산과 흡사하다고 하여 그 산 아래 절을 짓고 모든 진리를 통하여 중생을 제도한다(通萬法度衆生)는 뜻으로 통도사라 이름짓고 그 뒤의 산을 영축산이라 불렀다. 영축산은 서축산, 축서산으로도 불렸는데 한문으로 축(鷲)자는 독수리 축자다. 통도사를 중심으로 영축산에서 시살등을 거쳐 오룡산까지 빙 둘러 선 능선은 마치 한 마리 독수리가 날개를 편 모양새와 같다. 그래서 서쪽 산이 독수리를 닮았다 해서 축서산, 서축산으로 불렸으며 실제 독수리가 많이 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양산의 지명위원회에서 이름을 하나로 통일하자는 뜻에서 영축산으로 불리게 되었단다. 그야말로 불교와 연관하여 산 이름 짓기의 정수를 보여준다 할 것이다.

특히 자장이 가져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금강계단에 모시면서 부처님 진신(眞身)을 모신 절이라 해서 불보종찰이 되어 내내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남알프스의 산군들 중 빼어난 경치와 선조들이 살아왔던 역사를 간직한 영축산 옆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사세를 가진 통도사 부처님 머리 위로 기계와 사람들이 날아다닌다고 상상하면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통도사 스님들이 신불산 케이블카설치반대대책위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축산은 대표적으로 통도사를 중심에 두고 오룡산, 시살등, 영축산을 잇는 통도사환종주 길이 대표적인 산행 코스다. 오룡산에서 시살등을 거쳐 함박등, 영축산에 이르는 능선길은 발 아래로 통도사를 굽어보며 반대쪽으로 배내골짜기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위로 펼쳐진 신불평원의 광활한 경치를 보는 건 가슴이 확 트이는 희열이 아닐 수 없다. 초보자일 경우 지산마을에서 시작해 정상을 올라 시살등에서 백운암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이런 절경을 같이한다. 시간이나 체력을 감안하여 자신 있다면 영축산을 올라 신불평원의 광활한 억새를 경험하며 신불산으로 해서 칼바위를 타고 간월산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강력히 추천할만하다. 계곡의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배내골의 파래소폭포 쪽에서 청수우골로 올라와 시살등을 거쳐 함박등, 영축산 정상으로 해서 신불평원의 억새를 느끼는 코스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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