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의 행복산행] 다섯의 용이 되어 부처를 지킨다 "오룡산"

김봉길 / 기사승인 : 2015-12-10 11: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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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산 그늘에 가려져 정작 자신의 숨은 아름다움을 드러내지 못하는 산들이 꽤 된다. 가지산에 가려진 백운산이 그렇고, 억산과 운문산에 가려진 범봉 줄기가 그렇고, 문복산에 가려진 옹강산이 그런 산이다. 이런 산들을 걸어보면 따로 놓고 봐도 그렇게 꿀릴 게 없는 산세와 경관을 가졌지만 언뜻 그 큰 산 그늘에 가려져 이름을 널리 알리지 못하는 상황들이 안타깝기도 하다는 것. 그러나 조금 더 큰 눈으로 보자면 그런 절경들이 모여 큰 산의 위력을 더해준다는 의미에서 이해되는 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축산 시살등을 거쳐 양산의 염수봉과 토곡산에 이르는 낙동정맥의 줄기가 이어지는 산맥의 중심을 이루는 오룡산이야말로 숨은 진주같은 산이다.




통도사 일주문에 차를 주차시킨 후 지산마을에서 출발해 봉화봉을 거쳐 오룡산 정상으로 오르다보면 통도사의 아름다운 자태가 영축산의 비호를 받아 소담스럽게 앉아 있는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통도사를 듬직하게 품고 있는 영축산이 왜 독수리가 날개를 편 형상인지를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이 길이 옛날 화랑들의 체력훈련장으로도 최고의 조건을 갖췄단 것을 확인해 준다. 아무렇게나 놓인 것 같은 아름다운 바위들이 숲의 경관을 한층 북돋워주며 오룡산까지 약 11km에 걸쳐 자칫 지루하게 될 수도 있는 산행을 막아주기도 한다.




늪재봉을 내려가 임도에 내려서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오룡산을 오르면 어지간한 산꾼들도 숨을 헐떡거리게 할 만큼 깎아지른 경사와 마주하게 된다. 그 경사면을 치고 올라가 정상부에 다다르면 거대한 5개의 암봉이 나타난다. 그 암봉에 통도사 구룡지에 살던 아홉 마리의 용 중 다섯 마리 전설이 내려온다. 절을 짓고자 하는 자장율사에게 쫓겨 남쪽고개를 넘다가 마음 돌려 수호바위로 화해 지금까지 통도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산의 이름은 그 용들에 의해 오룡산으로 지어지게 되었다는 것. 정상에 서서 남쪽을 바라다보면 낙동강까지 이어지는 염수봉과 토곡산 줄기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북쪽으로 길게 드리운 시살등과 영축산의 깎아지른 단애의 능선을 감동으로 바라보게 된다. 힘들게 오르며 빠져나갔던 혼이 제대로 보상받는 이 경관들은 오룡산에서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오룡산에서 시살등을 거쳐 영축산에 이르는 능선길은 환상 자체다. 오른쪽으로는 깎아지른 단애절벽에 점점이 솟아오른 기암괴석들이 춤을 추고 그 아래 통도사와 부속암자들이 부처의 사자후를 토해낸다.0 멀리로는 울산의 상징처럼 두개의 뿔로 솟아 있는 문수산과 남암산이 울산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 그 뒤로 길게 뻗은 들판이 동해바다로 잠겨가는 경관은 그야말로 그림이다. 능선길 왼편으로는 영남알프스의 고산준령들이 한눈에 거대하게 펼쳐지면서 그들이 엮어내는 진한 역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의 아팠던 역사를 이어서 지금의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엮어가는 드라마가 신불평원 억새밭의 노래와 함께 우리의 눈과 귀를 열어젖힌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금강계단을 품고 있는 부처님의 가람이다. 그 부처님을 지키고자 억겁의 세월을 영축의 독수리와 함께 다섯 용이 진리의 문을 지키고 있는 곳이 오룡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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