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의 평화밥상] 고구마는 맛있어

이영미 / 기사승인 : 2015-12-23 15: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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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야! 토끼야! 산 속의 토끼야!
겨울이 되며는 무얼 먹고 사느냐?
흰 눈이 내리며는 무얼 먹고 사느냐?
겨울이 되어도 걱정이 없단다
엄마랑 아빠가 여름동안 모아 논
맛있는 먹이가 얼마든지 있단다“

겨울이 왔습니다.

이제 추운 바깥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토끼네 가족처럼 그동안 모아 놓은 맛있는 먹을거리를 꺼내 먹고 삽니다. 현미밥에 된장국, 김장김치, 무, 배추는 기본이요. 그 다음으로 자주 꺼내어 먹는 것이 고구마입니다. 텃밭에 조금 심은 고구마는 고라니님께서 일찌감치 잎부터 다 뜯어 드시는 바람에 제대로 수확도 못하고 사서 먹었습니다. 그러다 여기저기서 고구마를 줘 달콤한 고구마를 거의 매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물고구마, 자주고구마... 생으로 잘라도 먹고, 쪄서도 먹고, 아궁이 불에 구워서도 먹고, 조려서도 먹고, 찰떡에도 넣어 먹고, 채소와 견과류를 넣어 샐러드로도 먹습니다. 먹다 남은 고구마를 납작하게 썰어 잣 한 두 알을 박아서 먹기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나도 현미채식요리사> 시간에 손쉬운 고구마요리를 하였습니다. 고구마 샐러드, 고구마 샐러드 샌드위치, 고구마조림, 잣 박은 고구마, 생고구마편... 고구마로 한상 가득 차렸지요.

고구마 좋아하는 엄마 뱃속에서 나온 아이는 젖 뗄 무렵 고구마를 들고 스르르 잠이 들더니 11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고구마를 좋아합니다. 초가을에 아직 귀할 무렵 가느다란 찐고구마를 먹고서 최고의 밥상이라고 하더니 한겨울에 주먹만한 크기를 젓가락에 꿰어서는 고구마사탕이라며 반갑게 먹습니다. 한여름에 고구마줄기김치도 그렇게 좋아하더니…

채식하는 분 댁에 하룻밤 묵고 집으로 오는 길에 도시락으로 싸 주신 찐고구마와 사과 한 알이 참 정겨웠습니다. 마중 나오신 분에게도 드리고 하룻밤 집을 비워 제 때 먹을거리를 못 챙겨 준 강아지 두 마리에게도 나누어 줬습니다.

채식평화연대 송년회를 준비하면서 저녁식사 전에 나눠먹을 간식거리로 고구마를 준비하려는데 양이 부족해 고민할 때 마침 어느 반가운 목소리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송년회에는 참석 못하시지만 고구마로 만날 수 있으니 그 또한 고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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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밥상은 사람과 지구를 더불어 살리는 순 식물성의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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