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의 행복산행] 능동산에서 천황산을 잇는 영남알프스의 중심을 걷다

김봉길 / 기사승인 : 2016-01-19 14: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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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타다보면 계절별로 특색과 느낌이 뚜렷하다. 봄엔 생명의 경외감이, 여름엔 강인한 힘이, 가을은 익어가는 색의 향연이, 겨울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순백의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 시간별로도 그 느낌은 다르다. 빛의 반사각에 따라 경치의 다가옴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올라갈 때의 느낌과 내려오면서 보는 경치의 느낌도 다르다. 어느 때라도 갈수는 있지만 자신이 올라갔던 그 때 그 느낌만으로 판단하는 것도 속단의 시초가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산은 같은 길을 가는데도 언제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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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아름다움만 주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 갈 수 있다해도 생각없이 함부로 덤볐다간 자칫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는 것이 산이다. 아름다움으로 유혹하지만 충분한 준비와 조심스런 도전을 필요로 한다. 특히 겨울, 눈덮힌 설경의 산은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지만 아름다움을 느낄수록 위험의 부담도 커진다. 얼마 전 덕유산에서 조난당해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산의 아름다움과 위험을 동시에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충분한 준비와 대비의 마음가짐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겨울의 기상변덕이 우리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그 겨울의 시작점에서 천황산을 찾았다. 예년에 비해 가을 들어서면서 잦아진 비가 천 미터 고지가 넘는 산 위에선 눈으로 쌓여 설경을 이루고 있었다. 배내고개에서 출발해 능동산을 올랐다가 그 능선을 타고 천황산으로 가 아래쪽의 재약산까지 돌아오는 코스다. 사실 천황산은 재약산과 함께 하나의 산을 이룬다고 봐야 한다. 어느 산을 가더라도 두 산을 오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눈은 이미 예쁘게 쌓여 온 산이 하얀 설국을 연출한다. 능동산에서 천황산을 가는 능선길은 영남알프스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코스다. 오른편으로는 가지산과 운문산의 웅장한 산들을 보고, 그 아래 백운산의 하얀 암벽들을 눈앞에서 본다. 아래쪽의 깊고 깊은 쇠점골 비경과 얼음골의 솟아오른 삐죽한 기암괴석들을 발아래로 굽어본다. 왼편으론 배내봉에서 간월산을 거쳐 신불산과 영축산, 오룡산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맥들을 한 눈에 조망한다.

물론 그 아래 배내골의 긴 행렬이 우리와 함께 양산까지 어어지는 것을 본다. 보통 이 길은 특히 가을에 많은 사람들이 사자평의 억새를 보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러나 이 길을 타자면 어김없이 흉물스럽게 버티고 있는 얼음골케이블카를 아니 볼 수 없다. 반면교사로 신불산케이블카를 반대해야 할 이유를 눈으로 본다 해석하면 되지만 분노가 절로 일어난다.

보통 체력이 되는 사람들이 영남알프스 환종주를 하기도 한다. 배내골을 중심에 두고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을 거쳐 배내골로 내려섰다가 오룡산,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을 거쳐 배내봉으로 이어 걷는 길이다. 대략 10시간이 넘는다. 오른편의 가지산과 운문산, 억산을 포함하면 영남알프스 태극종주가 된다. 환종주든 태극종주든 장난 아닌 긴 산행이 되어 극심한 체력 테스트로 이어진다. 천황산 아래쪽의 표충사에서 올라오는 코스도 권할 만하다.

출발점 배내고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144-33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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