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시] 인생길

김연민 / 기사승인 : 2016-02-24 15: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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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흰 목처럼 빛나는
길을 걷고 또 걸었던가
하얀 시트로 감싸인
뽀얀 라텍스 침대에서
나비꿈을 꾸었던가

벌레와 징그러운 어둠을 뚫고
흰 고무 수액을 채취하는
밀림의 노동자를
알기나 했던가

뜨겁게 찐 천근의
라텍스에 눌러
몸이 부서지며
멀리 있는 처자식이 그리워
눈물짖는 노동자를
차마 잊었던가

모두 낮달처럼 등이 휘는
삶의 무게를 견디며
쓸쓸한 인생길을 담담히
걸어 가고 있는 것인가

주먹 불끈 지고
함성이라도 한번 외쳐 보았던가
여인의 흰 목처럼 빛나는
인생길을 꿈꾸기라도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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