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시] 갈밭에서 길을 잃다

심기보 / 기사승인 : 2016-03-23 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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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밭, 그 넓으나넓은 세상속으로
아이들은 길을 떠나곤 했다 길은
점점 좁아져 불안이 목젖까지 차오르면
오소소한 목청 세워 친구들 서로 호명하면서

갈색 반점 선명한 물새알이면 좋았다
전리품이란 화려할수록 빛나는 것
봉식이놈 쥐틀둥지에
노오란 부리가 간지러운
고것이 정말 부럽기야 하지만

문득 길은 지워지고
제각끔 길 찾아 떠난 자리에서
나는 그저 호명으로 남아 아득했던 것이다
그 여름 내내 플라타너스 잎사귀에 숨어
매미는 울음을 목놓았고

갈잎 사이 어쩌다 열리는
아,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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