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의 행복산행]영남알프스를 언저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오두산, 밝얼산

김봉길 / 기사승인 : 2016-04-06 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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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습니까?

어여쁜 아가씨가 자신과의 결혼을 위해선 코끼리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숙제를 던졌다. 부잣집에다 미모에 마음씨까지 착하단 소문에 총각들이 줄을 서서 청혼을 했지만 모두 코끼리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느냐는 질문엔 고개를 저어버렸다. 수많은 총각들을 봐왔지만 그 문제를 풀 사람을 찾지 못한 아가씨가 낙심한 끝에 직접 총각을 찾아 나서게 된다. 인근의 마을들을 찾아 다녔지만 난제는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 마을을 지나게 되면서 다리품을 쉬고자 나무 아래 앉게 되었다. 거기엔 한 소년이 나무를 가꾸고 있었다. 별 생각없이 소년에게 아가씨가 물었다. “넌 코끼리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니?” 무심히 일을 하던 소년이 고개를 들어 아가씨를 보면서 씩 웃으며 하는 말. “얼마든지 먹을 수 있죠.” 깜짝 놀란 아가씨가 “어떻게 먹는단 말이냐. 그 큰 코끼리를?” 그러자 소년은 외려 아가씨가 측은하단 듯이 “한 점 한 점 먹으면 며칠이면 다 먹지요” 한다. 아가씨는 무릎을 탁 쳤다. 왜 단번에 먹는 것만 생각을 했을까. 한 점 한 점 먹으면 한 마리쯤은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한 마리가 아니라 열 마린들 못 먹을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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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고의 경직에 빠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등산이든 운동이든 한 걸음씩 걷다보면 건강은 절로 찾아오는데 한꺼번에 모두를 이루고자 하니까 이룰 수 있는 것이 없어진다. 특히 등산을 하고자 결심을 했지만 정작 산에 오르려고 산 앞에 서보면 그 위압감에 자신을 잃고 만다. “언제 저 산을 다 오르지?” 흔히들 느끼는 이런 절망감은 쉽게 산과 친해지기를 허락지 않는다. 그러나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거대한 산도 넘는 것이다.

나는 걷기를 좋아한다. 체력이 허락하고 날씨가 허락한다면 언제나 걷는다. 내가 최근 들어 약 1년6개월에 걸쳐 걸었던 거리를 GPS에 기록해보니 대략 2000킬로미터가 넘었다. 주위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놀란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답한다.

“한 걸음씩 딛다보니 그렇게 걸어지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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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의 커다란 산군에 묻혀 잘 알려지지 않은 산들 중에 오두산과 밝얼산이 있다. 영남알프스 언저리에 있는 산이라 잘 찾지 않기도 하지만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으로 가다 왼편으로 잠기는 산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은 아니다. 그러나 아래쪽 거리라는 마을을 기점으로 빙 둘러 서있는 산은 제법 뾰죽하게 솟아올라 사람들을 유혹한다. 양등마을에서 시작한 산행에서 처음은 뒷산을 걷듯이 하다가 송곳산을 지나면서 급하게 서버린다. 오두산을 오르면서 오른쪽으로 가지산과 고헌산이 보이는데 그 아래로 뚫린 도로가 한 경치 선사한다. 오두산을 헥헥거리며 오른 뒤 배내봉까지 가서 좌회전하여 내려서면 밝얼산이 나온다. 배내산이 크고 아름다운 산이라는 의미를 지닌다는데 그 아래 위치해 거리마을을 지키고 있다 보니 산 이름도 그렇게 지었나보다. 대략 12킬로미터가 넘는 길인데 오르는 길이 제법 혀를 빼물게 한다. 능선을 걷다보면 영남알프스의 빼어난 산악들을 한켠에서 보면서 눈을 돌려 왼편으로는 언양의 너른 들과 멀리 울산시가지까지 조망할 수 있는 길이 제법 쏠쏠한 재미를 준다. 봄이면 지천에 피는 진달래와 철쭉이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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