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시] 채송화

김정화 / 기사승인 : 2016-04-20 10: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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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걸 깜빡하고,
돈 많이 준다는 말에
골프연습장 그물망 보수팀에
아르바이트 나간 그 아이는
일 마치고 돌아와 허옇게 질려
사내놈이 부끄럼도 없이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낮은 둔턱도 겁이 나
바닥으로 바닥으로
납작 업드려 기는
채송화를 닯은 그 아이는
스스로 뛰어내리고 싶을 만큼
무서웠다던 그 일을

학자금대출 밀린 이자를 갚기 위해
그러고도 열흘을 더 다녔습니다.
저녁마다 땅바닥에 널부러져
짓밟힌 채송화처럼
시뻘겋게 피울음을 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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