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생명들이 더불어 살다가 자연스럽게 돌아가길 바랍니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 기사승인 : 2018-07-25 18: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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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밥상

6월의 어느 날 해질 무렵에 반려견 보기의 짖는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평소에는 잘 짖지도 않거니와 출산일이 거의 다 된 보기가 짖으니 무슨 일이 있는 듯하여 소리가 나는 곳으로 급히 갔습니다. 보기는 뒤란 기슭의 나무더미 아래에 들어가 있었는데 눈빛이 마주치자 조용해졌습니다. 평소 생활하던 개집에 옷가지 등을 깔아주며 들어가게 하니 이내 나와서 나무둥지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초조해 보이는 보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출산할 때가 되었는지 눈빛을 마주하던 보기는 곧 몸을 돌려 웅크렸습니다, 잠시 후 작은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더니 까만 물체가 꿈틀거렸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어둠속의 보기는 탯줄처럼 보이는 것을 잘근잘근 씹어 먹고 있었습니다. 순산한 보기에게 들깨미역국에 현미밥을 말아서 가져다주었습니다.


이튿날 보기가 잠깐 밖으로 나왔길래 둥지를 살펴보니 아빠개 몸색을 닮은 까망이 네 마리가 서로 엉겨 붙어서 자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 움직이지 않는 까망이 한 마리가 있어서 꺼내어 앵두나무 밑에 묻어 주었습니다.



까망이 강아지 네 마리를 낳은 보기는 장마, 태풍, 폭염을 겪으며 강아지들의 보금자리를 여러 번 옮겼습니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듯 뒤란 나무더미 아래에서 축담 위 긴 의자 아래로, 생울타리 나무 아래로, 데크 아래 볕이 잘 들지 않는 시원한 곳으로 강아지들을 물어서 옮겼습니다. 네 마리가 한 몸처럼 붙어서 지내더니 3주쯤 되자 눈을 뜨고 아장아장 걷고, 생후 한 달이 될 무렵 강아지들은 조금씩 밖으로 나와 어미개를 따라다니면서 젖을 빨기도 하고, 형제들끼리 장난치며 놀기도 합니다. 현미밥에 채식사료, 감자, 옥수수, 두부 등을 좋아하는 어미개는 낮 동안에는 그늘에서 강아지들에게 젖을 먹이며 누워 있다가 아침저녁으로 서늘하면 강아지들과 집 둘레를 돌아다닙니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얼마 전에 채식단체연대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시는 분과 강아지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동물과 대화하며 교감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이 고기를 먹고, 동물털을 몸에 두르는 것을 자랑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반려견 구조활동을 하시는 분은 죽을 위기에 처한 개들을 구조해서 입양시키는 등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갈비탕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것을 보고서 채식이 궁극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정 사람끼리만 소통하고, 특정 동물과만 소통하기보다 종이 서로 다른 동물들과도 소통하며 사랑할 수 있을 때 세상은 더 평화로워지리라 믿습니다.



더운 여름날 뜻밖의 슬픈 소식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오랫동안 노동운동, 진보정치를 위해 애써 오신 어느 국회의원이 선거 때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힘든 상황에서 자살을 하셨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평생 애쓰셨으나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에서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려고 함이 얼마나 많이 힘드셨을까... 돌아가신 분은 ‘고기없는월요일’ 초창기 모임을 찾으셔서 “채식은 진보다”라는 명언을 남기셨답니다. 채식의 가치를 인식하셨고, 약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애쓰셨던 아름다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람과 동물들이 더불어 살다가, 자연스레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채소말이>



◆ 재료: 오이, 깻잎, 파프리카, 새송이버섯, 오이, 당근
◆ 소스: 들깨가루, 생강가루, 간장, 식초, 매실발효액



1. 깻잎은 씻어서 물기를 뺀다.
2. 두부는 물기를 빼고 납작하게 썰어서 기름 두른 팬에 구워낸다.
3. 새송이버섯을 채썰어 팬에 굽거나 볶는다.
4. 파프리카는 속을 파내고 채썬다.
5. 당근을 가늘게 채썬다.
6. 2의 두부를 새끼손가락 굵기로 자른다.
7. 오이는 감자채칼로 길이 방향으로 납작하게 썬다.
8. 깻잎 위에 3~6의 재료를 나란히 놓아 감싼 다음에 7의 오이편으로 돌돌 만다.
9. 들깨소스와 곁들여 낸다.


*평화밥상은 사랑과 평화의 음식으로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순식물식의 재료로만 차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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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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