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읍성(彦陽邑城)

김문술 전 울산역사교사모임 회장 / 기사승인 : 2018-08-22 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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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행
언양읍성
언양읍성


복원된 영화루
복원된 영화루


언양읍성은 읍내 남쪽을 흐르는 남천과 북쪽에 있는 화장산 사이에 있는 평지성이다. 읍 규모가 커지면서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읍성이 지역 발전을 가로 막는 애물단지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조선시대 평지읍성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언양읍성은 14~15세기의 축성 방법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려 말 토성(土城)에서 조선 초 석성(石城)으로의 변천 과정, 그리고 평지읍성의 원형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관아(官衙)를 중심으로 시가지를 둘러싸는 읍성은 유사시에는 군사적 기능도 발휘하도록 축조됐다. 즉, 읍성은 행정.군사적 기능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시설이다. 우리나라 지방 읍(邑)들은 대부분 배후에 있는 산에 의지해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어 읍성의 성벽 일부가 산으로 연장돼 있는 곳이 많은데, 이런 곳을 평산성(平山城)이라 한다. 그러나 순수하게 평지에 축조된 평지읍성은 그리 흔치 않은데, 언양읍성은 평지읍성이다.



언양은 경주, 울산, 밀양, 양산과 통하는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언양읍성은 1390년(공양왕 2)에 토성으로 축조되었다가, 1500년(연산군 6) 현감 이담룡 때 석성(石城)으로 고쳐 쌓으면서 확장됐다. 성 둘레는 1.5km, 평균 높이는 약 6m다. 참고로 조선시대 한양 도성의 둘레는 약 18.6km, 평균 높이 약 5~8m였다. 이웃 경주읍성은 둘레가 2.4km였고, 높이는 평균 3.6m다.
성벽은 큰 바위와 돌을 이용해 쌓았다. 성벽 밑바닥 기초부분은 큰 바위를 세워 쌓거나 눕힌 다음 겉면만 다듬어 그 위에 큰 돌을 얹었다. 그리고 큰 돌 사이에는 잔돌을 끼워 넣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은 조선전기 읍성의 일반적인 축조 형태로 매우 견고해 웬만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다.



언양읍성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이 읍성과 마찬가지로 언양읍성에도 동.서.남.북의 4대문 위에 각각 누각이 있었다. 동문(東門)에는 망월루(望月樓), 서문(西門)에는 애월루(愛日樓), 남문(南門)에는 영화루(映花樓), 북문(北門)에는 계건문(啓乾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4대문은 각각 옹성을 갖추고 있었다. 옹성이란 성문 앞에 둥글게 또는 네모지게 한 겹 더 성벽을 쌓아서 성문을 이중으로 보호하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언양읍성 정문에 해당하는 남문에는 원래 진남루(鎭南樓)라는 현판이 있었는데, 1800년대 초 영화루로 바뀌었다. 그후 4대문은 모두 없어졌다가, 2013년 읍성 남문인 영화루만 복원됐다. 영화루는 체성, 옹성, 누각을 갖춘 모습으로 복원됐다. 복원된 누각은 2층으로 전면 3칸, 측면 2칸이다.



20세기 초까지 영화루 바로 안쪽으로 객사가 있었으며, 그 동쪽으로는 동헌이 있었다. 객사 자리에는 언양초등학교가 100년 넘게 자리 잡고 있다가 최근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언양읍성에는 마치 계획된 것처럼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있었다. 그리고 동문과 서문을 연결하는 수로(水路)에는 지금도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적의 침입을 방어할 목적으로 성 주위에는 물로 둘러싼 해자(垓字)가 있었고, 성의 모서리에는 각루, 성 모서리와 성문 중간에는 치성(雉城)이 있었다.



읍성의 동, 서, 북쪽 도로를 따라가면 도로와 읍성 사이 공터가 있는데 이곳이 해자 흔적이다. 각루는 적의 침입을 관측하거나 군사 지휘를 용이하게 하는 시설이고, 치성은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양쪽에서 격퇴시킬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영화루가 복원되기 전 읍성의 동, 북쪽 성곽 일부를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복원했지만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복원된 성벽의 안팎이 모두 수직으로 되어 있다거나 성벽 높이 계산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올바른 문화재의 복원은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복원, 남아있는 흔적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도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복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문술 전 울산역사교사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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