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음식물쓰레기는 어떻게 될까?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시민 / 기사승인 : 2018-09-19 18: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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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밥상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에서 주최하는 “내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란 대중강연이 있던 날에 강연 후 지인들과 나눠 먹을 김밥을 쌌습니다. 김밥 속 재료는 현미밥에 깻잎, 유부, 가죽장아찌, 근대, 그리고 비트.


비트를 채 썰면서 손가락과 도마가 보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비트를 넣은 김밥이 살짝 보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손톱에 봉숭아꽃물이 천천히 물들 때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산 들 바다의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등의 식물성 재료로 요리를 하면서 좋은 향기와 아름다운 색깔에 종종 취하게 됩니다. 완전채식을 하기 전을 생각해 보면 토막 난 고기와 생선을 만지고, 달걀을 깨뜨리거나 우유팩을 여는 일은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핏자국을 보고, 비린내를 맡는 것은 요리를 하기 위해서 참아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핏자국은 얼른 지우고, 비린내는 빨리 없애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어른들이 귀한 거라고 챙겨주신 곰국거리인 뼈다귀는 사실 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채식을 하고부터는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이 지금 내 앞에 오기까지 잔인한 과정이 생각나서 그것들을 절대 요리하거나 먹을 수 없지만, 채식하기 전에도 동물성음식을 만드는 일이 즐거운 일은 아니었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는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 도자기, 유리병, 비닐, 스티로폼상자, 전기제품 등등의 자연분해 되지 않는 생활 쓰레기 이야기였습니다. 자급자족의 생활을 못하는 한 생활 쓰레기 문제로부터 자유롭고 가벼워지기는 참 어렵습니다. 가능하면 생활 쓰레기를 덜 만들고, 생활용품이 생분해되거나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사실 이런 생활 쓰레기 문제를 이십대 때부터 심각하게 생각했었지요. 그래서 나름으로 덜 사고, 분해되지 않는 물건들을 덜 사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이 완전히 가벼워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내가 버린 음식물쓰레기는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음식물 쓰레기는 양뿐만 아니라 냄새가 문제입니다. 자연식물식 위주로 채식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가공되지 않는 식물성 재료를 먹기 전에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요리해서 밥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먹으니 음식물 쓰레기가 아주 조금 나오는 편입니다. 게다가 텃밭을 하니 거름으로 쓰이지요. 잡식인 다른 식구들 입맛을 생각해서 가끔씩 식물성 기름을 쓰거나 식물성 가공품을 사지만 고기나 생선 달걀 우유 등에서 나오는 동물성 음식물 쓰레기가 없으니 썩는 과정에서 역겨운 냄새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완전채식을 하고, 작은 텃밭이라도 하는 것이 자연에 덜 해가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도시락으로 비트 물든 김밥과 과즙을 챙겨 갔었지요. 그런데 먹다 남은 과즙 봉지를 빈 도시락통에 담아오는데 어찌하여 흘러나와 에코백과 바지에까지 묻어서 처음엔 깜짝 놀랐었지요. 물로 씻고 또 씻어내는 일이 번거로우면서도 과일향이 살짝 기분 좋았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가벼움으로 살아내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비트 물든 김밥 만들기




현미밥, 김밥 김, 비트, 깻잎, 푸른 잎채소, 유부, 장아찌


소금, 볶은 참깨, 참기름, 간장, 조청


1. 현미밥을 고슬하게 짓는다.


2. 네모난 유부의 한 쪽 가장자리를 자른 다음,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낸다.


3. 2의 유부에서 양쪽 면을 가위로 자른 다음(펼치면 직사각형), 간장에 조린다.


4. 깻잎을 씻어서 물기를 뺀다.


5. 비트를 가늘게 채썬다.


6. 현미밥에 소금, 볶은 참깨, 참기름을 조금 뿌려서 골고루 섞어준다.


7. 김밥 김 위에 현미밥을 김의 3/4 넓이로 얇게 펼친다.


8. 7의 현미밥 위에 깻잎, 펼친 유부, 비트, 장아찌, 푸른 잎채소를 나란히 펼친다.


9. 김밥의 재료들이 모아지게 김을 감싸면서 돌돌 만다.


10. 김밥표면에 참기름을 살짝 바른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채식평화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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