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작은 천국에 다녀왔습니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 기사승인 : 2018-12-20 08: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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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의 평화 밥상


주로 회색빛인 건물들 사이에서 붉은 벽돌집은 겨울이라 잎 떨어진 담쟁이넝쿨이 온 벽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채식평화연대 마창진 모임에 같이 동행하신 분의 표현으로는 밖에서 보기에 딱 채식인의 집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씀하셨지요. 콘크리트 건물 사이, 아스팔트 도로 사이의 그 집은 마당엔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탐스런 열매가 열리고, 가지각색 어여쁜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새들이 쉬었다 가는 곳이었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 겨울의 마당엔 빨간 산수유 열매가 눈길을 끄는데 고양이들이 마당에서, 거실에서, 안방에서 편안하게 머물거나 자유롭게 사뿐사뿐 돌아다녔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작은 천국이었지요.


20년 넘게 채식인으로 살아오신 집주인께서는 호주에서 생활하는 자녀들 집에 다녀오는 길에 그곳에서 사 온 비건 오징어(개인의 다양성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국가에서는 다양한 비건제품들이 개발됩니다. 존재, 건강, 환경을 위해 비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잡식인들 틈에서 그들의 신념을 지킬 수 있도록 어묵, 수육, 새우, 오징어, 햄, 소시지 등을 비건으로 개발하는 것이죠. 물론 가장 좋은 건 이런 가공품도 안 먹는 자연식물식이죠.)로 튀김을, 우리밀통밀가루로 수제비를 빚을 준비로 부엌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점심밥상을 차리기 위해 꺼내시는 무조림, 배추찜, 채식김치는 눈으로 보기만 해도 깊은 손맛이 느껴졌지요.




김해의 빨간 벽돌집 주인이신 우리의 왕언니께서 채식으로 20년여 자녀들을 키우시며 자녀들과 그 친구들이 변하는 모습과 비건 채식 고양이들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아들의 친구는 세계적인 비보이로서 호주의 이민권을 얻었는데 친구 어머니가 해주시는 비건 음식을 먹고 자신의 몸이 더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경험을 하고서 비건이 되었답니다. 며느리는 결혼 후 시어머니의 영향으로 수년간 비건 음식을 먹고 건강에 전혀 부족함이 없음을 깨달아서 비건이 되었답니다.


고양이 여섯 마리가 채식사료 먹으며 식구로 같이 지내게 된 긴 사연도 들었어요. 길고양이는 새끼를 낳으면 자기가 키울 수 있는 만큼만 데리고 이동한대요. 그 때 제일 약한 애들만 남겨두는데 그런 애들을 왕언니 애들이 한 마리 두 마리 데려와 네 마리가 되었대요. 최근에 두 마리가 생긴 건 2년 전 데려온 길고양이 숯놈이 발정 나서 문 밖에 길고양이 사료를 두었는데 그 사료 먹으러 오는 고양이와 짝을 지어 새끼를 배게 했대요. 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제일 약한 애 한 마리랑 매일 집 밖에 사료 먹으러 데려 왔는데 1년쯤 지났을 땐 어미는 안 오고 그 새끼고양이만 사료 먹으러 왔었는데, 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비오는 날 두 마리를 물고 집에 들어왔답니다. 한 마리는 분양했는데 어미랑 새끼 한 마리는 집에 자리를 잡아서 고양이 여섯 마리가 한 식구가 되었대요.


길고양이들도 어려서부터 채식 사료 먹이니까 다른 사료는 안 먹고 꼭 채식 사료를 먹으러 온대요. 그래서 매일 사료통을 채워 놓았구요. 고양이 사료를 공부하다가 사람의 음식을 공부하면서 비건이 되신 분이 있을 정도로 동물들 사료는 정말 안 좋은 재료들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라 사료를 먹는 동물들이 질병이 많답니다. 제가 아는 어느 분은 10년째 고양이를 키우는데 자신은 비건이 아니지만 고양이에게 비건 사료를 주신대요. 고양이가 아파서 동물병원에 갔더니 비건 사료를 권했대요. 채식 왕언니댁 고양이 네 마리는 중성화수술을 했고, 뒤에 들어온 고양이들은 눈치 채고 도망가는 바람에 아직 못하셨대요. 사람중심 세상에서 점점 먹을 것을 찾기가 힘들어지고, 사고도 많이 생기면서 동물복지에서는 사회적,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인간과 공존하는 동물에게 최소한의 규제로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중성화수술을 권장하고 있지요.


사는 게 싫증나고, 어제 좋았던 게 돌아서면 의미가 없어지면서 이 세상에 내가 붙들 것이 없다는 절망감과 내 자신의 존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언제 어디서든 죽음을 생각하는 지경에서 명상을 하며 채식을 하게 되신 왕언니는 그 이후로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비건, 순식물식은 사람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는, 지금 여기를 사랑과 평화의 세상인 천국으로 가꾸어가려는 사람들의 선택입니다.




<평화밥상-통밀수제비>


재료: 채수(채수는 다시마 무 표고버섯 양파 파 등을 넣어 끓인 물), 우리밀통밀가루, 감자, 호박, 버섯, 국간장, 파, 마늘


1. 우리밀통밀가루에 물을 붓고 수제비반죽을 만들어 냉장고에 최소 30분 정도 숙성시킨다.


2. 채수에 감자 호박 버섯 등 채소를 넣어 끓인다.


3. 2의 채소들이 적당히 익으면 반죽을 꺼내 얇게 뜯어서 넣는다.


4.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취향에 따라 마늘이나 파를 넣는다.


5. 한소끔 끓으면 불을 끈다.


*‘이영미의 평화밥상’은 사랑과 평화의 음식인 순식물성 재료로 준비합니다.



이영미 평화밥상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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